대체역사소설에서 과학기술의 개발의 비중은 상당히 크죠.
강력한 화약무기를 개발해서 소수의 부대로 다수의 적군을 박살내고,
다양한 물건을 발명해서 경제를 발전시키곤 합니다.
더 퍼거토리도 이런면에서 초반에는 여타 다른 대체역사소설과 크게 다를바가 없습니다.
화약을 발견하고(화약자체야 이미 존재했지만, 당시에는 주인공이 알수없는 기밀이라서 직접 개발합니다.)
조총을 발명하고, 제철소를 짓고, 종두법을 적용하고...
그런데 어느시점이 되면 더이상 과학개발을 하기 보다는 정치적인 방법을 통해서 세력을 늘리는데 집중하더라구요.
예를들어 총의 사용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도 총이 등장하자마자 전장의 패왕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활은 총보다 사거리도 정확도도 우수했고,
기병들 역시 총이 전쟁에 있던 시절에도 여전히 중요한 군사적 재원이었죠.
사실 작가의 소설 스타일을 보면, 현실과 다른듯 하면서도, 어찌어찌 결과적으로는 은근히 본래 현실의 역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스토리가 풀려나가도록 애를 많이 쓰이는게 보입니다.
(예를들어서 결국 전반적으로 삶의 궤도가 현실 역사와 거의 동일하게 된 원나라 재상 톡토)
그래서인지
총과 화약무기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활용되는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
주인공의 총병과 화약무기가 매우 강력하긴 하지만 밸런스를 완전히 뭉개는 밸런스 파괴범이 되지는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거 같아요.
총병이 다른 병종들과 유기적으로 사용되는 더 퍼거토리의 이야기는 무언가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 주인공의 너프(?)도 오히려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집니다.
주인공이 바보가 아니고 오히려 매우 천재와 같이 묘사되는데.
도대체 왜 주인공은 어느 시점이 되면 화약무기를 더이상 개발하지 않는걸까요?
주인공이 적의 공격에 위협 당할때 제일 먼저 떠올린게 화약이었습니다.
현대에서 과거로 오게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떠올릴만한 발상이죠.
그래서 고작 몇천명의 무리를 이끄는 천호소 시절에는
그 작은 인구를 풀가동하고 노력해서 주인공은 군사적인 위협에 대응해서 1년도 안돼서 화약과 조총을 발명합니다.
그런데 지금 고려와 만주지역을 전부 통치하고, 사실상 원나라에서 제일가는 세력가가 된 주인공은
10년이나 되는 시간이 동안, 조총을 더 개발하거나 개선하거나, 화약무기를 더 개선하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정치적 모략과 협잡질을 통해서 영향력을 키울 뿐이죠.
왜죠? 갑자기 미래의 과학기술을 모두 잃어버리기라도 했나요?
주인공 본인이 바빴다고요?
그렇다면 최소한 최무선 같은 인물을 키워서 총기개발이나 화약무기 개발을 도와야 하지 않나요?
개인적으로는 이부분에 대한 개연성 있는 설명이 있는게 좋지않나 생각이 듭니다.
ps. 그외에도 더 퍼거토리에서 아쉬웠던건, 주인공이 개발한 수많은 기술들이
너무 느린속도로 외부에 전파되거나
중요한 기술을 기이할 정도로 외부 인물들이 무관심으로 대응합니다.
백성들이나 고려귀족들은 그렇다고 쳐도,
원나라 황실같은 곳에서 조총이 개발되었다고 조총의 견본을 요구한다거나
이런 장면을 본적이 없네요...
주인공이 초중반에 압도적인 요왕의 군대를 총병과 대포로 함정을 파서 역으로 털어버렸는데
원나라 황실이건 다른 세력가들이건 조총이나 화약무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후 주인공의 군대가 총병과 창병을 중심으로 기병을 상대하는 전술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다른 세력들을 다 털어버리는데, 직접적으로 이거에 관심을 가지거나, 대응하거나, 따라하는 인물이 아무도 없습니다.
원나라 귀족들은 다 머저리들인가요?
종두법도 그렇습니다.
고려와 요왕부, 심왕부에 천연두가 심하게 몰아칩니다.
초중반에 주인공이 함경도지역의 지배자가 되지만, 사방이 적으로 둘러쌓인 형새가 되어서 위태로울때
천연두 한방에 심왕세력쪽에서 주인공에 적대적이던 귀족들 훅가고, 왕족들도 훅가고
요왕쪽또한 백성들이 수두룩하게 죽어서 세력깎이고, 요왕 자식들도 훅가고.
백성이건 귀족이건 왕족이건 훅훅 쓰러지는 무서운 질병인데.
주인공은 종두법으로 천연두를 성공적으로 막아냅니다.
당연히 눈에 휘둥그래질 일이고, 다른 귀족가나 황실에서 종두법에 대해 묻거나 최소한 언급이라도 할만도 한데
아무도 종두법에 반응하는 귀족가나 세력가가 없습니다.
오직 백성들의 입소문으로만, "야~ 주인공은 천연두도 때려잡는데~"
하고 말뿐이죠.
더 퍼거토리 소설자체는 굉장히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작가가 과학기술 팍팍해서 중국을 토벌하고 일본을 정복하는 국뽕 먼치킨 대체역사소설이 되지 않고
현실성이 생기게 하려고 주의를 기울이는거 같긴 한데.
오히려 그런 노력때문에. 이건 개연성이 떨어지는거 아니야? 하는 부분들이 눈에 띄네요...
(연예인)
경호원 분들과 하트 만드는 공항 아이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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