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작품 모두 혼란스러운 고려 말기를 배경으로 한 대체 역사소설 입니다.
둘다 단점이 없는건 아니지만 대체역사소설들 중에서 굉장히 잘쓰인 훌륭한 소설들이구요.
그래서 다른 시대인듯 하면서도 두 소설 사이에 공통된 인물들이 간간히 등장하는데요.
더 퍼거토리 초반부에는 주인공의 세력이 고려 밖에서 성장하기 때문에.(지금의 함경도 지역근처)
원래 이 지역 인물이던 이성계 정도를 제외하면 소설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 중 중복되는 인물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더 퍼거토리의 연재분에서 주인공이 고려를 본격적으로 장악하게 되면서 다양한 고려의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니까
전직 폭군의 결자해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더 퍼거토리에도 등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성격이 각각 작품에서 서로 다르게 묘사되는게 흥미롭습니다.
전직폭군의 결자해지(이하 전폭결)에서는 높은 직위에 있는 인물이지만
더 퍼거토리에서는 그저 아직 어린 애송이정도로 나오는
이성계, 공민왕 같은 인물들이 서로 차이가 나는것도 재미가 있지만.
사실 이런 인물들은 그저 상황이 다를뿐 근본적인 인물의 성격은 유사하거든요.
(물론 공민왕이 전폭결에서는 암군, 더 퍼거토리에서는 나름 개혁을 추구하는 인물로 나오지만.
전폭결에서도 묘사가 안됐을 뿐이지 젊은 시절에는 개혁군주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반면
신돈, 이인임, 임견미등의 인물들이 전폭결과 더 퍼거토리가 전혀 다르게 평가되고 다루어지는게 재미있네요.
물론 역사속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를 100%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누가 옳다 그르다 라고 할수는 없지만
이런 시각차이가 재미는 있네요.
1. 신돈.
전폭결 처음 시작지점에서 신돈은 고려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권신으로 등장합니다.
이후 고려를 개혁하려는 노력이 뛰어나면서 정치적 술수에도 능한, 입체적인 인물로 등장합니다.
물론 결국은 권력을 탐하는 부패한 인물로 점점 변하다가 주인공에게 당하는 1탄 보스몹 정도 이미지.
더 퍼거토리에서는 신돈은 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는 요망한 승려로 등장합니다.
애초에 더 퍼거토리 시점에서 공민왕은 원나라 수도에서 하숙할 집도 없어서 절절매는 처지에요.(아직 왕도 아닌 시점)
여기서 신돈은 민중을 위하고 개혁을 하려는 생각은 있지만, 생각이 너무 과격하고 이기적이며 품위가 없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래도 전폭결에서는 나름 신돈의 긍정적인 면도 보이는 편이었다가 점점 타락한다는 느낌이었고, 초중반에 꽤 포스있게 나왔는데
더 퍼거토리에서는 그냥 능력도 별로 없는 주제에 성격만 나쁜 요망한 엑스트라 정도 느낌입니다.
2. 이인임.
원래 역사에서는 이인임은 국가가 아닌 공민왕이라는 개인에게만 절대 충성했던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공민왕과 이인임 모두 젊었던 시절에는 개혁군주 공민왕에 발을 맞추어서 개혁가로서 최일선에서 일하고
공민왕의 반원정책을 수행하거나 요동정벌 총사령관, 권문세족의 일원이면선도 신돈의 전민변정도감을 돕는등.
공민왕 생전에는 개혁가에 가까운 인물이었지만.
공민왕이 죽은 뒤에는 철저한 권신으로서 우왕을 조종하고, 권력을 장악하고, 백성들을 수탈하는등.
철저한 권신으로서 고려말 고려의 망조에 한몫을 하는 인물입니다.
전폭결에서도 위와 같은 평가를 그대로 적용해서, 공민왕만의 절대 충신으로 등장하지만.
이후 주인공이 관여된 요동정벌에서 화상을 입고, 크게 심경의 변화를 느껴서 각성해서
어느새 암군이 되어버린 공민왕을 암살하고, 권신이 되어서 신돈과 경쟁하면서 고려 정계 내부에서 권력다툼을 하는 인물이 됩니다.
전폭결 시점에서는 굉장히 부정적으로만 표현되는 인물이죠.
더 퍼거토리 시점에서는 공민왕이 왕이 되지 못해서인지 공민왕의 행보에 철저하게 발맞추던 충신이라는 이미지가 전혀 없습니다.
아마 작가님이 사극 정도전의 영향을 받은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인상적이고 유능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사극 정도전에서 초중반에 정권을 장악한 이인임이 굉장한 포스를 가진 권신으로 나옵니다.)
비교적 젊은편인데도, 혼란한 고려의 상황을 눈치빠르게 캐치해서, 주인공에게 도움이 되는 인물이죠.
간신과 능신의 사이에서있는데 이인임을 부리는 주인공이 유능해서 결국은 능신이 되는 인물입니다.
3. 임견미
전폭결에서는 그냥 전형적인 악역입니다.
머리도 나쁘고, 능력도 없으면서, 이기적이고, 욕심만 많은 그런 악역이요.
실제 역사에서도 음흉하고 질투가 심하고 욕심이 많아서, 이인임의 오른팔로 엄청나게 백성들을 수탈하던 권신이었습니다만
실제 역사에서는 말을 잘했다는 기록도 있고, 권세가 대단
했으니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을텐데 그냥 멍청한 인물로 나와서 아쉽습니다.
더 퍼거토리에서는 오늘 처음 등장했습니다.
아직은 애송이 관원정도인데, 유능하다는게 보이는 싹수있는 인물로 나옵니다.
이 녀석도 이인임처럼 능신과 간신의 사이에선 인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후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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