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협물 몇 개 건드렸는데 연달아 실패하는 바람에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학사신공을 다시 읽었습니다.
첨부터 쭉 달리니 시원시원하고 재밌네요. 역시 한립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번역을 못한 건 아닌데(번역속도에 비하면요 ㅎㅎ),
이상한 버릇이 있어서 거슬리는 부분도 많군요.
1) 후배 → 완배
선배후배 할 때 후배를 완배라고 합니다. (나중엔 후배도 쓰긴 합니다)
제가 추측하건데 완배는 중국어의 후배를 뜻하는 만배(晚辈)의 발음(wǎnbèi)에서 나온 것 같은데요.
대체 왜 이런 단어를 창조(?)해서 쓰는지 이해가 안 되죠. 한국인이라면 99.9999% 이렇게 번역 안 합니다.
제가 번역자의 국적에 의혹을 품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웃음소리 "헤헤"
중국어의 웃음소리 嘿嘿(hēihēi)를 대부분 "헤헤"로 번역해놨습니다.
발음은 얼추 맞습니다만, 우리말로 번역할 땐 문맥에 따라 조절해주지 않으면 뉘앙스가 달라지죠.
음흉하게 웃거나, 의미심장하게 웃거나, 겸연쩍게 웃거나 등등 많은 경우에 쓰는데
그걸 전부 헤헤헤헤헤로 통일해버리니 체통있는 노고수가 무슨 악동웃음을 흘리는 구도가 나옴...
3) 수위 → 수행
원문에선 수위가 높다 수위가 낮다 이렇게 표현하는데
번역본에서는 수행이 높다 낮다로 싹 다 바꿔놨더군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무협에서도 무공수위라는 표현은 흔히 쓰는데...
4) 골짜기 곡(谷) → 골
'곡'을 '골'로 읽는 경우가 허다하네요. '추마곡'인데 '추마골'로 읽습니다.
앞에 두 자는 한자발음대로 읽고 뒤에 한 글자만 뜻으로 풀어쓰는 이유가 뭘까요.
5) 두음법칙 오류
려락, 령롱, 령호 뭐 이런 식으로 표기합니다.
여락, 영롱, 영호가 올바른 표기법이죠.
(번역자 국적에 대한 의혹 포인트 2번이네요.
한국인이 영롱(玲瓏)을 보고 령롱이라 읽을 일은 없고, 영호를 보고 령호로 읽을 일도 없으니...)
이외에도 자잘하게 많은데 제일 신경쓰이는 것들만 적어봤습니다.
이 정도만 싹 교정해줘도 가독성이 훨씬 더 올라갈 텐데요.
뭐 출판사나 번역자가 이 글을 볼 것 같진 않습니다만... ㅎㅎ
기나긴침묵님께 추가답변:
대연결의 신식공격 비술 명칭은 '경신자'가 맞습니다.
“这倒也是。不过，这一次既然是为了傀儡收集材料，如是真有危险了，老夫会破例像刚才战斗那样，用大衍诀的‘
惊神刺
’神通助你一臂之力的。”大衍神君淡淡的说道。
대연신군이 처음 경신자를 언급하는 내용.
此种识攻击虽然因为没有修炼大衍诀最后几层，而威力远不能和真正的“
惊神刺
”相比，但是蓦然施展出来后，只要没有特意提防，任谁也会中招大受影响的。故而这种秘术，被他起名为“
失神刺
”，以和真正的“
惊神刺
”相区别。
한립이 나름대로 연구해서 신식공격 기술을 만들어내고, '경신자'와 구분하기 위해 '실신자'로 이름짓죠.
但是奇怪的是，韩立放出了
惊神刺
后，竟然站在原地纹丝不动，只是用一种在看死人的眼神，瞅着这位阴罗宗大修士。
하지만 나중에 경지가 좀 오르고 나면 임시로 만들어 쓰던 '실신자'는 버리고 원래 버전인 '경신자'를 쓰기 시작합니다.
至于用
失神刺
再次攻击，他不会做这种蠢事的。此种攻击只能出其不意才能有效，否则以对方比自己还强大一分的神念，无法有任何效果的。
근데 그 뒤로도 가끔 '실신자'와 '경신자'를 혼용해서 쓰는 모습이 보이죠.
즉 번역자의 문제가 아니라, 원문에서 그렇게 쓰여있으니 그대로 옮긴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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