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훑어보다가 한달쯤 전에 올라온 추천글 보고 집어든 작품인데
읽기 시작하니 내려놓을 수가 없네요. 흡입력이 대단하군요.
'와이번스' 작가님은 몇년 전에(찾아보니 14년도군요) '메탈 헌터'라는 작품으로
처음 접한 분인데 그 작품도 볼 만은 했습니다.
몬스터 잡고 그 능력을 얻어서 차츰 성장해나가는 현대레이드물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 뒤로 거의 5년만에 내신 신작인데 그동안 엄청난 발전이 있었네요.
쓰기 편하지만 '잘' 쓰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인칭 주인공 시점을 아주 능숙하게 소화하고 있고
주인공의 캐릭터도 잘 잡혔습니다. 막 나가는 듯 하지만 적절하게 선은 지키는 게 좋네요.
입담도 아주 좋구요. 대사가 찰지고 깊이와 철학이 담겨있어서 읽는 맛이 있습니다.
99%의 판타지 주인공들과는 달리 육식계라서 기회만 오면 미녀를 마다하지 않는 것도 가산점.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건 대사막 전쟁 파트였습니다.
판타지소설에서 가장 지루해하는 게 전쟁씬인데(보통 그놈이 그놈이라 질림), 그런 제가 푹 빠져서 읽어버렸네요.
묘사가 간결하고, 속도감 있고, 핵심만 딱딱 짚어서 전체상을 그려내다보니 질질 끄는 감이 없는데다
특히 인물간의 갈등과 내면의 욕망을 꿰뚫는 심리전을 통해
도미노 연쇄반응 일으키듯이 전쟁의 향방을 결정지어 버리는 솜씨는 일품이었습니다.
조연들 개성도 잘 드러나고, 극중 역할도 뚜렷해서 마음에 듭니다.
80화라는 얼마 되지 않는 연재분량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할애할 지면은 얼마 안되고 반면에 등장인물 숫자는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캐릭터가 잘 살아있습니다.
주인공 성격이 살짝 극단적인 면이 있고, 말투도 성격 따라가다보니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기는 한데... 그거랑 초반 가출하는 부분만 잘 넘기면 꿀잼입니다.
너무 일찍 읽기 시작한 게 아쉬울 정도네요. 완결 나고 봤어야 했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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