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다른 세계에서 주워왔습니다에 대한 고찰

문피아에서 읽을 게 없어서 1달정도 조아라 가서 잘 쓴 패러디 소설만 주구장창 보고 왔어요.

패러디 무시할 게 못되더라구요. 잘 쓴 패러디 소설이 왠만한 연재 소설보다 더 재밌었어요.

그러다 슬슬 읽을 게 떨어져서 올만에 문퍄 와서 조회수 괜찮은 소설 찾다가 다른 세계에서 주워왔습니다를 보게 됐는데 재밌네요.

그래서 심심하기도 하고 프로그래밍 과제 터진 김에 왜 이게 재밌을까 고찰하고 그걸 써보려 합니다.

161화 까지 읽고 쓰는 글입니당.

1. 성장물, 먼치킨 두 마리 토끼를 잡음.

원래 성장물과 먼치킨물은 서로 공존하기가 힘들죠. 

스토리 전개나 작가 역량에 따라 다르니까 공존 못한다! 라고 정할 수는 없지만 보통 초반에 성장물 찍다가 먼치킨 되면 성장해도 성장물보다 먼치킨느낌이 훨씬 나고 오히려 성장이 글에 독이 돼서 파워 인플레 나고 글 씹창나죠.

하지만 이 소설은 세계를 두 개로 나눠서 성장물, 먼치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습니다.

멸망한 평행 세계에서는 세계를 멸망시킨 괴수들을 쓰러뜨리면서 본신의 무력을 성장시키고 여러 아이템, 금품, 조력자를 얻습니다. 

괴수가 나타난지 얼마 안된 원래 세계에선 평행 세계에서 얻은 조력자나 여러 물건들, 무력으로 먼치킨물을 찍습니다. 사업도 번창하고 주변 인간관계도 먼치킨입니다.

이렇게 주인공은 원래 세계가 평행세계 꼴 나지 않게 하려고 원래 세계에선 막강한 무력으로 괴수 조지고 평행 세계에서 얻은 조력자나 여러 물품들로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을 만들어 기업을 번창시키고, 능력자 조직도 세우고 등등 먼치킨물 제대로 찍습니다.

그러면서도 평행세계에 가서는 세계를 씹창나게 한 겁나게 강한 괴수들이랑 아웅다웅 다투면서 성장물을 찍습니다.

단짠단짠이 어우러져 소설에 재미를 부여합니다.

2. 주인공의 과거 행적, 주인공의 포지션

주인공의 과거 행적이 자세하게 나온 적이 없습니다.

소설 초반에는 군인 출신이고 군에 아는 사람이 꽤 된다, 실력 있는 군인이다. 대충 이정도만 나오는데 갈수록 과거에 뭐 했는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북한의 네크로멘서를 죽이러 갈 때는 북한에 잠입을 많이 해본 티가 나고, 소설 초반에는 총기를 아주 잘 다루고, 아는 동생의 독백을 보면 어디 임무 같은 곳에서 아군 목숨도 구하고 자기도 살아남는 실력을 지닌 것 같고, 다른 세계에서 굴러서 원래 세계의 능력자보다 신체능력이 높다지만 그걸 감안해도 대단한 전투실력을 지녔습니다.

힘숨찐은 아니지만 뭔가 옛날에 한 끗발 날린 주인공 포지션을 가졌단 말이죠.

알고보니 주인공이 대단한 사람이네? 과거에 좀 날렸네? 하는건 소설에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되죠.

거기다 현재 주인공은 거대 집단의 수장이지만 정체를 적당히 집단의 집행자 겸 돈 잘 버는 회사 사장으로 위장하고 원래 세계가 평행 세계꼴 안나게 막으려 노력합니다.

이건 잘나가는 주인공 + 힘숨 주인공 포지션이라 글에 재미가 더해집니다.

3. 잘 만들어진 주변인물

소설 속 엑스트라처럼 주변 인물들이 케릭터성이 짖고 개성 넘치고 그러진 않아요.

그렇다고 전형적인 노잼 인물을 만들지도 않았어요.

주인공의 핸드폰의 AI는 글이 재밌고 술술 넘어가게 해주고, 카우보이 컨셉을 가진 AI는 매력있고 그 외 다른 인물들도 소설 진행에 도움이 되거나 감초 역할을 잘 해줍니다.

4. 떡밥과 적당한 긴장감.

평행세계는 앞서 말했지만 괴수들한테 씹창나서 제가 본 분량에서는 생존자가 아직 없습니다.

평행세계의 나라들이 괴수들이 막을만하네? 하고 안일한 대처를 했다가 바로 쓸려나갔다는 묘사가 있긴 하지만 안일한 대처를 했어도 국가라는 커다란 집단들이 죄다 쓸려나간 것을 볼 때 주인공네 세계도 큰 홍역을 치룰 거란 것은 예정된 미래입니다.

그 사실이 원래 세계의 괴수들의 행적에 경계심을 넣어주고 소설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줍니다.

그에 더불어 멸망한 세계의 AI도 모르는, 멸망한 세계에서 새로 발견된 신종 괴수, 진작 망해버린 한국, 괴수 등급은 군주가 끝인 줄 알았는데 군주의 윗줄이 있는 듯한 묘사, 한국의 수천명 가량 되는 난민의 흔적을 쫓아 미국을 갔는데 미국도 괴수한테 털려서 도시국가 단위로 생존중. 한종류가 아니라 다른 종류도 있는 마석. 등 떡밥과 긴장감을 뿌리고 떡밥회수도 잘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을 잘 읽히게 하는 요소가 되어 글이 더 재밌어지죠.

재밌는 이유를 정리하자면 대충 이쯤 되겠네요. 이것들 외에도 쓸 데 없는 에피소드가 없어 보인는 점이 글이 지루해지는걸 막아주고 그 외에 글의 장잠이 여럿 있겠지만 졸린 관계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재밌는 웹소설 발굴중이신 분들은 금광 찾으시고 잘 보시던 분들은 소설이 포텐 터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