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독 미하엘은 흔치않은 1, 2차대전기 전함과 잠수함, 항공모함이 나오는 밀리터리물입니다.
소재의 희귀함이 우선 매력이죠.
메인 에피소드나 등장 군함은 대체로 실제 전사에서 따왔습니다.
통상파괴(+금괴수송) 에피소드는 그라프 쉬페 중순을 가지고 1차 대전기 경순 엠덴의 활약을
그리는 식으로, 잠수함 에피소드는 9형B 잠수함을 가져다가, 로열오크 격침하는 걸 보여주는 식입니다.
그런데 최근 전개를 보면, 대체 뭐하자는건가 싶습니다. 미하엘 친구 피터가 공산혁명에 가담하고,
미하엘은 수수방관하다 사람들이 여럿 죽고 다치고, 분노에 차서 공산반란군을 유혈진압하고, 협상으로
돌아선 황제에게 직언으로 반대하고.
똑똑하고 출세지향적인 주인공이 대처를 글러먹고, 황제에게 들이대다니 캐릭터 붕괴인가 싶어지죠.
이 전개가 왜 문젠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작가가 보여줘야 할 것들을 텅텅 비워둔 탓입니다. 말 그대로
작가만이 아는 세계죠.
미하엘은 왜 피터에게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나? 피터는 왜 신념에 차서 트롤링을 저지르고 마는가?
왜 피터인가?
피터가 미하엘에게 얼마나 소중한 친구인지, 그 우정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하나쯤
있어야만 했습니다.
식민지에서 공산당 비밀장소에 끌고 가서 생긴 이야기 정도로 끝내지 않고요. 비행사관이나 제독이
들이대는 이야기를 쓸 공간이 있었으면, 차라리 피터를 썼어야죠.
작가만이 아는 세계에선 피터가 정말
소중한 친구라 미하엘이 쓱하고 못 치우고 괴로워하다 겨우 죽이고 분노에 불타게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독자는 그걸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알 도리가 없습니다. '저 트롤은 뭐야?' 하고 마는 거죠.
그래서 전 이 작품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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