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소설 읽다가 정 떨어질 때.

뭐 꼭 축구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닌데요.
축구소설 몇번 읽다보면 반복되는 레파토리들이 있죠.
근데 그 레파토리중에 주인공의 뛰어남을 부각시키는 면은 정말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독자인 제 허영심을 충족시켜줘서 꾸준히 읽게 만드는데, 반대되는 요소도 있더라구요.
스포츠 소설보면 발암요소로 꼭 경기중에 반칙 심하게하는 선수들이 나옵니다. 100퍼임.
근데 이럴때면 보통 스포츠 소설 주인공들은 '그럼 나는 축구(야구)로 본때를 보여주겠다' 이러면서 현란하게 골도 넣고 퍼포먼스 뿜뿜 합니다.
근데 근래에 깨달았는데 이런 발암 장면에서 제가 원하는 것은 그렇게 주인공의 정정당당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축구소설 그냥저냥 읽다가 해당되는 장면이 나오니 흥미 급하락하고 뭔가 가슴에 얹힌 듯한 느낌을 받았네요.
사실 제가 원하는 장면은 상대가 반칙 걸어오면 두배로 보복하는 장면이었던거 같아요.
 능력도 있는 주인공이니 상대가 내 발모가지 작살내려 했으면 되려 그놈을 장애인 만들어버리는 모습이 나았을거 같음. 안걸리게 말이죠.
상대는 주인공or친한 동료 선수생명을 끝장내려고 작정하고 덤볐는데 고작 면상에 공한번 맞히고 조롱하는 수준으로는 제대로 된 보복이라고는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새삼 깨닫는게 이런 점이 제가 필드의 고인물을 엄청 재미있어하지는 않으면서도 꾸준히 읽어나가는 원인인 것 같음.
솔직히 말하자면 필드의 고인물 주인공의 보복 수준도 마음에는 안차지만 그래도 용두는 한대맞으면 한대는 돌려주니까요.
아, 그리고 예~전에 인터넷에서 '파이팅이 넘친다'이런 표현은 콩글리쉬라는 얘기를 읽었었는데 그 이후로 스포츠 소설 경기 중계장면 씬에서 해설자가 '~의 선수들 파이팅이 넘칩니다!' 이런 장면 보면 더 읽기가 싫어짐. 물론 한국 해설자면 콩글리쉬 사용 이해되는데 미국이나 영국 백인이 저런 말하면 너무 이질적이라는 느낌이라.
분명 저랑 반대되는 생각 가진 분도 계실텐데 오랜만에 축구소설 보다가 턱 막히는거 같은 느낌받고 한번 풀어봤습니다.
새삼 저도 장르소설 고인물이 되어버린 현실이 너무 싫네여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