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31(문피아, 카카오)

1. 헌터님, 혹시 양아치세요?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182607

현대배경 헌터물입니다.

뒷골목 건달이 각성을 해서 헌터가 되었는데 성좌도 건달스타일입니다.
성좌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는 주인공이죠.

일반인이 생각하는 뒷골목 건달이라는 이미지를 잘 살려서 적당히 찰진 입담으로 소재나 스토리뿐만 아니라 대화도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말이 있죠.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그렇습니다.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입니다.

다만 현재 연재된 분량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운게 2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주인공의 클래스입니다.
각성 초기에는 뒷골목 건달 스타일인데 10레벨에 전직할 때 네크로 클로라고 하는 네크+근접 클래스가 됩니다.
이후에도 전투 스타일은 단검을 이용한 것이 메인이지만 건달 스타일을 유지하지 않고 궂이 네크를 해야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네크라서 영혼을 볼 수 있다는 설정으로 몇 가지 스토리가 진행되고, 신성력에 약하다는 단점으로 라이벌 캐릭터도 만들기는 했는데
전직 초기에는 지금까지 쌓아온 주인공의 이미지와 완전히 달라서 상당히 의외였죠.

두번째는 알고보니 과거 뒷세계 거물이었다는 설정입니다.
초반에는 헌터세상에서 일반인인데다 빽도 없는 밑바닥 건달 이미지였는데
점점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사실이 주인공은 헌터가 아닌 일반인으로 이루어진 뒷세계 거주자들끼리 만든
협회라고 하는 1만명이 넘는 전국구 조직에서 보스의 오른팔이자 최연소 간부였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헌터 중에서도 뒷세계를 장악한 불법적인 이미지의 클랜들 사이에서도 유명하고, 특히 최정상 클랜의 우두머리조차 주인공과 서로 아는척을 합니다.
주인공이 헌터로 각성한 후에도 협회로 돌아오라는 권유를 받기도 하는데
초반의 밑바닥 건달 출신 헌터라는 이미지를 망가뜨리면서 작품의 매력을 오히려 떨어뜨립니다.

참고로 오늘 유료화되었습니다.
지난주에 보니까 유료화 공지가 떠서 급하게 읽고, 맘에 들어서 매일 체크하면서 읽었는데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는 45화까지 읽은 상태입니다.




2. 냉동실에 드워프 마을이 들어섰다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183475

현대배경 헌터물입니다.

일반인인 주인공이 각성을 했는데 차원교류 능력을 얻습니다.
그리고는 집의 냉동실이 다른 차원의 드워프 마을과 연결되게 되죠.
작가 말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러브, 데스 + 로봇에 나오는 냉동실 속의 문명을 보고 이 소재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서로 왕래할 수는 없고 주인공 혼자 일방적으로 다른 세계를 지켜보는데 어느정도 주인공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 세계의 사람과 대화도 가능하고 서로 교역도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지만 주인공이 개입할 때는 거대한 손이 나타난다던지하는 식이죠.
그래서 드워프들은 거인님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소설을 읽어보면 개연성 없어서 못 읽겠다는 경우도 있고, 고구마 전개 때문에 답답한 경우도 있죠.
이게 단순히 개인차가 아니라 작품에 따라서도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소설도 개연성이 엉망인데 그게 크게 거부감으로 다가오지 않을 정도로 스무스하게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일단 소재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불필요한 설정은 두리뭉실하게 잘 넘기고, 중요한 설정은 독자가 주목하도록 완급조절을 해서 그렇습니다.

위에 있는 1번 헌터님, 혹시 양아치세요? 주인공과 비교하면 정말 답답한 주인공이고 드워프들도 좀 이상하기는 한데
엄청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냥 크게 신경쓰지 않고 스토리 흘러가는대로 쭉쭉 읽으면 개연성 문제가 거슬리지 않게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명작은 아닌데 그냥저냥 시간때우기용으로는 충분합니다.




3. 뽑기게임에서 살아남는 법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183969

현대배경인데 주인공이 했던 게임이 덧씌워진 상황입니다.

랜덤 뽑기에서 소환수를 뽑아서 키우는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의 정보를 통달하고 노력과 연구로 무과금이면서 과금유저들을 제치고 랭킹 4위까지 올라간 천재 주인공이라는 설정입니다.
그러나 게임이 너무 유저에게 불친절하고 어려워서 처음에 잠깐 반짝했을 뿐 나중에는 인기도 없다가 결국 서비스 종료를 했는데
그 게임 시스템이 현실에 덧씌워지면서 여러가지 공략법을 아는 고인물 주인공이 승승장구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너무 수준이 낮아서 이 글에 포함해야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엉망진창인 소설입니다.
천재가 아닌 작가가 천재 주인공을 묘사하는 방법으로 주변인물들을 바보로 만든다는 말이 있죠.
천재 주인공이라고 설정해놓고 막상 주인공이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주인공 보정을 엄청 받으면서 승승장구하는 스토리일 뿐이죠.

고인물이라는 설정이 아까운 수준입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고인물이라는 설정은 단순히 그냥 한번 해본적 있다거나, 위키를 볼 수 있다거나 그런정도와 비슷하게 게임의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용도일 뿐입니다.

더군다나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면서 튜토리얼부터 그냥 예전에 유행했던 이세계로 사람들이 단체로 끌려가서 대부분은 죽고 일부 인원만 생존하는 전개와 흡사하게 참가자 중 일부만 살아남는 방식입니다.
이게 온라인 게임 튜토리얼이면 사람 없으면 튜토리얼 진행 자체가 안될 상황이죠.

최신연재분량까지 다 읽지는 않았고 중간에 하차했습니다.
너무나도 수준이 떨어져서 예전 같으면 이 글에 포함하지 않았을 정도인데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신작 숫자도 적고, 이후 소개할 작품과 비교하기 위한 목적으로 포함했습니다.




4. 랜덤뽑기로 학원최강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181216

판타지 배경 학원물입니다.

위의 3번 소설과 비슷하게 어떤 게임의 고인물이었던 주인공인데 극악 난이도를 클리어하고나니 현실 난이도가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게임세계에 들어가게 되죠.

랜덤뽑기이기는 한데 소환수만 뽑는 소환수 게임은 아니고 그냥 평범한 RPG이고 동료들도 있고, 각종 장비 등도 뽑기로 나옵니다.
소환수도 뽑기로 나오기는 하는데 소환수 올인 게임은 아닌 것이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마법학원물 같은 느낌입니다.
다만 마법학원은 아니고 검사도 나오고 이것저것 다 짬뽕된 학원이죠.

악마의 봉인을 풀려는 이교도가 배후세력으로 나오는데 학원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그 이교도를 막을 수 있는 용사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서 학원이 종종 습격당합니다.
교사나 학생들은 습격자의 정체를 모르는 시점이지만 주인공은 모든 설정을 알고 있죠.

게임시스템이다보니 레벨을 올리고 스킬을 찍으면서 점점 강해지는 주인공인데 스킬포인트의 존재를 모르는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주인공의 성장속도가 말도 안될 정도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각종 서브퀘스트를 하다보니 해결사라는 별명도 얻게 되는 주인공입니다.
처음부터 일부 사람들에게는 실력을 숨긴 강자라는 오해를 받던 주인공인데 나중에는 주인공이라면 이정도는 당연하다면서 사람들이 주인공을 높게 평가합니다.

고인물 주인공이라는 설정을 제대로 살린 재미있는 학원물입니다.
22일에 유료화 한다고 합니다.




5. 승승장구 연예계 생활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181991

현대배경 매니저 회귀물입니다.

망한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하는데 기획사를 차린 다음 미래정보를 바탕으로 이후 두각을 나타내는 배우를 데려오는 등 흔한 회귀물 설정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사회생활을 안해본 것 같습니다.
나름 기획사 차리는 소설이라고 자료조사를 한 것 같기는 한데 그냥 주인공 승승장구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꼭두각시 등장인물들을 데리고 의식의 흐름대로 쓴 소설입니다.

회귀하고 상황파악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집에 찾아온 친구와 대화하다가 뜬금없이 기획사 차릴거라면서 PC방가서 연예란 뉴스 뒤지는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일주일만에 사업자 신고하고, 강남에 사무실 차려서 간판 달고, 중고 밴 구입했다는 것에서 살짝 쌔한 기분이 들었죠.
이제 막 회귀한 주인공이 상황파악하는 장면도 두리뭉실하게 넘기고 빠르게 소설의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는 미래에 유명해지는 여배우가 지금은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졸업식날 그 학교가 있는 도시로 찾아가서 스카웃을 합니다.
여배우의 어머니는 예전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졸업식 2주 전에 돌아가셨다는 설정입니다.

교복입고 학교에서 나오는 여배우를 데리고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그대로 계약서에 사인시키고 서울로 데려옵니다.
원래 살던 집에 관한 부분은 이 시점에 이미 작가의 머리속에 없습니다.


서울로 데려온 다음 잘 곳이 없어서 호텔에 데려갔는데 미성년자를 혼자 숙박시킬 수 없다는 호텔직원에 의해 쫓겨납니다.
그리고는 주인공의 자취방에 혼자 자게 놔두고 주인공은 친구집에 가서 자고오죠.
사업자 신고도 하고, 밴도 구입하고, 사무실도 차렸지만 숙소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졸업식 끝나고 교복입고 나오는 사람을 그날 바로 서울로 데려간 행동력은 대단하지만 좀 나사가 빠졌네요.

다시 말하지만 이 소설은 회귀물입니다.
과거 주인공은 매니저 생활도 해봤고, 오래동안 사회생활을 한 중년이었다는 설정입니다.

자취방에서 재우려고 할 때 집 좀 치우겠다면서 여배우를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게 했는데 돌아와보니 안보여서 찾으려다 휴대폰 번호를 몰라서 연락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다음날 둘이서 방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을 돌아다니다가 저녁을 먹고 헤어질 때 이후 매달 월급은 여기로 넣겠다면서 필요한거 있으면 쓰라고 카드를 주는 주인공입니다.
그리고는 휴대폰 개통도 하라는 말을 남기고 헤어지는 주인공입니다.


누구 명의로 된 계좌의 카드인지는 작품에 나오지 않습니다.
휴대폰 개통도 안했으니 연락처 교환도 아직 없죠.

단순히 기획사를 차린 다음 미래에 뜨는 여배우를 데려오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써나가는 글입니다.
만약 현실이라면 어쩌면 이게 그 여배우의 미래를 망치는 길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당연히 소설의 주인공이므로 작가도 독자도 성공을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미래에 스타가 될 여배우는 구했으니 연기선생을 구하려는 주인공입니다.
아직 회사에 다른 직원은 없습니다.

참고로 회귀로 돌아온 현재 시점은 이제 막 로드 매니저로 일하기 시작하다가 회사가 망해서 백수로 지내던 때입니다.
잠깐 로드 매니저로 있었을 때 같은 회사의 래퍼가 이 시점에서 주인공이 가진 인맥입니다.
그리고 마침 그 래퍼의 누나는 유명한 연기선생입니다.

당연히 이 소설의 의식의 흐름대로 래퍼와 연기선생은 처음에는 주인공을 의심하다가 여배우를 보자마자 외모에 한번 반하고, 그 후 실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천재라고 합니다.
여배우는 이후 오디션에 보내기로 하고 이제 래퍼 차례입니다.
이 래퍼도 회사가 망하고 갈 곳 없는 상황인데 주인공의 기획사에 들어오게 되죠.

이번에는 이 래퍼를 예능에 출연시키겠다며 미래지식을 바탕으로 흥하게 될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국으로 갑니다.
그리고 마침 한가한 PD와 샤바샤바해서 주인공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하죠.
이후 주인공은 래퍼에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지만 MC자리를 맡게 될거라면서 약을 팝니다.
당연히 주인공 보정이 빵빵하고 사소한 부분은 생략하는 의식의 흐름으로 쓴 소설이니 머지않아 실현될 미래입니다.


그 후 주인공이 향하는 곳은 영화판에서 유명한 감독이 있는 곳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이 소설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뻔하죠.

제목 그대로 승승장구하는 연예계 생활을 의식의 흐름으로 쓴 소설입니다.
22일에 유료화 한다는데 이게 무려 문피아 베스트에 있는 글입니다.
저 위의 2번 소설 냉동실 속 드워프 마을도 그렇고 문피아 베스트는 개연성은 크게 신경 안쓰는 소설이 자주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장르소설은 승승장구하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독자가 많다고 하죠.

사실 머리 비우고 그냥 읽으면 읽을만하기는 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회귀 연예계물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대부분 들어있는 소설이죠.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할 필요도 없습니다.

불필요한 부분은 그냥 생략하고 의식의 흐름으로 쓰면 됩니다.
그냥 연예계에서 승승장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바라는 독자가 한가득이니까요.




6. 캡틴 솔로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185989

판타지 배경 대항해시대입니다.

대항해시대를 닮은 게임속 세계로 들어온 주인공입니다.
싱글 시나리오의 주인공 배에 있는 엑스트라 항해사의 몸에 빙의했습니다.
스토리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주인공은 전투에서 사망한 선장의 뒤를 이어 임시 선장이 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등장인물들을 데리고 모험을 떠나게 되죠.

대항해시대와 다른 것은 여기가 여러 종족이 나오는 판타지 세계라는 점입니다.
그것도 과거 세계를 침략한 외계문명의 유적이 남아있는 특이한 세계죠.
지금은 만들 수 없는 로봇 등 각종 기계문명의 유물도 있고, 마족과의 전쟁 이후 남은 다양한 마물들도 있습니다.

아직 분량이 많지 않은데 대항해시대의 모험 느낌을 잘 살린 소설입니다.




7. 환생했더니 S급 성좌 (카카오)
https://page.kakao.com/home?seriesId=54167016

현대배경 성좌물입니다.

말 그대로 환생했더니 S급 성좌가 된 주인공입니다.
과거에는 D급 성좌와 계약한 밑바닥 헌터였는데 지금은 인생역전이죠.

신참 성좌를 위한 튜토리얼은 따로 없어서 헌터와 성좌 사이를 이어주는 사도라던지, 다른 성좌와의 교류를 통해 여러가지 성좌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는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S급 성좌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선택하는 계약자도 특별하죠.
수많은 계약자들을 가진 성좌들도 있지만 주인공은 일단 소수정예로 시작합니다.

흔한 스트리머 성좌물처럼 다른 성좌들에게 계약자의 행보를 스트리밍 하고, 유튜브 같은 성좌를 위한 동영상 사이트에도 영상을 올리면서 성좌생활을 누리는 주인공입니다.
주인공과 계약한 헌터들은 주인공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알아서 스토리를 진행해갑니다.
사도를 통해 주인공이 어느정도 계약자들의 이후 목적지 등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방관자입니다.


카카오 메인에 뜨길래 읽어봤는데 괜찮네요.
개인적으로 성좌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헌터가 주인공이 아니라 성좌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 스토리 진행을 주인공이 주도하기 위해 아바타로 지구에 내려간다거나 하는 소설도 있죠.
그런데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방관자 스탠스라서 맘에 듭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고유능력으로 사람들의 재능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잠재력 좋은 사람을 발굴해서 계약하는 등
요즘 유행하는 연예계물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중에서는 4번 랜덤뽑기로 학원최강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