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발견한 양질의 루프물 <메녹트 루프>

제목 : The Menocht Loop

키워드 : 영문 , 판타지, 타임루프, 미스터리, 성장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루프물입니다. 

기술수준이 현대와 엇비슷한,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판타지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원래 마법능력이 없던 일반인 대학생이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루프 안에서 눈을 뜬 후로 수없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마법에 매진한 끝에 결국 DEATH 속성을 각성합니다. 

이 작품의 특이점은 루프 자체의 비밀은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풀린다는 겁니다.

주인공은 추측만 할 뿐이지만 그 추측이 상당히 정확하고, 

독자는 아예 주인공이 모르는 루프의 실상을 중간쯤부터 알게 됩니다. 

즉 루프의 정체를 탐색해 나가는 미스터리로서의 성격은 좀 약하고, 

대신에 루프를 헤쳐나가는 주인공의 경험과 성장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수께끼 풀이가 배제되는 건 결코 아닙니다. 

특이하게도 이 루프는 여러 단계로 나뉘어져 있고 매 루프마다 주인공이 처하는 상황도 다릅니다.

각 루프 탈출을 위해서는 클리어조건을 찾아내서 달성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리고 루프 1단계를 수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헤쳐나오는 게 바로 이 작품의 프롤로그입니다.

세계관이 상당히 생소한 편이고(마법+현대과학의 공존) 

마법설정도 꽤 유니크하다보니 처음엔 적응이 조금 어려웠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매력이 느껴지더군요. 

주인공은 사망속성 마법을 거의 극한까지 익힌 상태로 시작해서 

무력적으로는 전력을 다한다면 혼자 국가와 맞짱뜰 수도 있는 완성된 존재지만 

이 끝이 보이지 않는 루프 속에서는 여전히 한 마리 실험쥐에 불과합니다. 

그런 주인공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그가 루프의 끝에서 직면할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ㅎㅎ

세부적인 설정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한 감이 있고, 

루프별로 분위기가 확확 바뀌어서 위화감도 좀 느껴지긴 하지만, 

타임루프라는 난이도 높은 소재에 자기 색깔까지 살짝 입혀 멋지게 써내린 작품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