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건드려봤다가 초반부에 취향에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내려놨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문장이나 전개가 나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던지라,
요즘 볼 게 없어서 몸부림치다가 생각난김에 다시 한 번 건드려보기로 했죠.
잘 썼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생각 엄청 많이 하고 썼다는 게 딱 느껴집니다.
저는 이번에도 하차했지만요. 더이상 건드리진 않을 듯...ㅜㅜ
초반엔 재밌게 읽었습니다. 모아서 쭉 봐서 그런지
저번에 걸리던 부분도 돌파 가능했고, 그 뒤로는 술술 넘어가더군요.
근데 읽으면 읽을 수록 몇 가지가 걸리더라고요.
1. 남캐들 비중이 가면 갈수록 너무 커짐
2. 여캐들 비중이 가면 갈수록 줄어들고, 주변화됨
3. 남녀간의 감정교류, 케미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느낌이 듦
예를 들어 제2 주인공인 아서 왕자나 빌런인 멜키오르...
이런 남캐들 비중은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반면에 여캐들은 동업자, 여동생, 친구, 아는 사이, 이런 식으로 포지션이 정리되고
갈수록 비중은 줄어들면서 주변으로 밀려납니다.
남녀간 연애감정의 ㅇ조차 없으며 로맨스의 편린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갈수록 고추밭이 되어가더라
이겁니다.
초반에 여캐 숫자도 많고 주인공과 교류도 꽤 있는 편이라
방심을 하고 만 저는 백 몇십화를 아무런 의심 없이 넘겼지만
어느 순간 고추밭으로 변해버린 상황을 깨닫고 말았죠.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더군요.
급히 검색을 해봤습니다. 문피아에도 연재한 글이네요.
문피아가 다른 건 몰라도 성별/연령별 독자 통계 보여주는 건 칭찬합니다.
가봤더니 여성독자가 과반수가 넘네요. 아... 의심이 반쯤 굳어집니다.
리디북스 및 기타 사이트 리뷰란을 훑어봤습니다.
딱 봐도 여성독자 반응이 대부분이군요... 의심이 거의 확신으로 변합니다.
디씨 가서 검색 한 번 돌려봤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genrenovel&no=354351
이런 글도 보이고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genrenovel&no=319841
이런 글도 보입니다.
결론은 [노골적으로 등짝을 노리는 BL물은 아니지만
여성독자를 유인하기 위한 BL코인 탑승의 의혹은 아주 진한 글이다] 라는 겁니다.
남자 외모 묘사하는 스타일이 딱 BL스럽고,
남자들끼리 서로 걱정하고 챙겨주고 달라붙고 집착하고 쟁탈전을 벌이며,
툭하면 남자가 남자 침실에 침입해서 소회를 나누거나 부둥부둥을 해주는 등등...
의혹 포인트가 아주아주 많습니다.
에휴... 작가님이 초반에 여캐들 포진해놓고 노멀독자 낚는 솜씨가 마스터급이라
BL코인 탑승물이란 의심을 조금도 하질 못하고 한참을 멍하니 결제해버렸네요.ㅜㅜ
저는 이런 의도가 느껴지는 작품 정말 별로라서... 여기서 하차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방면으로 저처럼 예민하지 않은 독자라면
어쩌면 큰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꽤 좋은 작품이 될 거라고 보고요.
지나치게 메타적인 소재라서 좀 거북한 점이 있었던 걸 제외하면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글입니다.
다만 저는 남캐들끼리 부둥부둥 이걸 도저히 못 견디는 취향이라...ㅎㅎ;;;
아흑... 돈아깝네요...ㅜㅜ
좀 더 열심히 검색해 볼 것을....
저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잡설 마칩니다.
(기타)
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2세들이 처음 한국에 오면 느끼게 된다는 감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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