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페이스트 : 마일로 투의 수난> 흥미로운 생존물

제목 : 

카피, 페이스트 : 마일로 투의 수난

Copy, Paste: The Misadventures of Milo Two

키워드 : 

영문, 차원이동, 판타지, 시스템, 생존, 레셔널(Rational)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주인공 '마일로'는 

어느 순간 차원이동을 당하고 맙니다.

몸만 이동한 게 아니라 주변 일정 공간과 함께 국자로 떠내듯이 

통채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손 하나가 그 범위 밖에 있었기에 

차원이동 시점에선 이미 외팔이가 되어버린 불운한 주인공이죠.

초반은 야생의 숲에서 펼쳐지는 생존극, 

후반은 던전 안에서 펼쳐지는 생존극입니다. 

팔도 한짝 없는 처지에 지식도 없고 무력도 없고 

있는 거라곤 같이 차원이동한 약간의 물자가 전부다 보니 참 고생 많이 합니다.

키워드에 넣은 레셔널(Rational)은 영미권에서 

소설 내용 구분할 때 쓰는 용어 중의 하나입니다. 

보통은 주인공이 이성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 노력하는, 

독자 입장에서도 그 사고의 흐름을 함께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뜻합니다. 

이 작품이 그런 쪽입니다. 

그렇다고 마일로가 냉철하고 이지적인 인물은 절대 아니고요.

오히려 나사 하나 빠진 쪽에 가깝지만, 생존이 걸린 상황이다보니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려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상태입니다. 

초반도 나쁘진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재미를 느낀 건 

던전 파트가 시작된 이후였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에 전투에 어울리지 않는 학자(Scholar)를 

클래스로 얻게 된 마일로가 놀라운 기지를 발휘해서 

끊임없는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무척 흥미롭더군요.

시스템물에서는 클래스나 특성, 능력체계를 제대로 짜기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데, 이 작품이 그런 케이스입니다. 

학자라는 비전투 직업의 파격적인 활용도 그렇고, 

클래스 퓨전을 통한 직업 업그레이드도 그렇고, 

여러모로 시선을 잡아끄는 흥미요소가 많습니다.

거기에 문장도 안정적인 편이고, 주인공도 나름 호감형이고, 

야외생존, 미궁탐색이라는 소재도 잘 살리고 있고, 

이 정도면 추천할 만한 작품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