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71(문피아, 조아라, 카카오)

1. 개똥철학 본부장이 간다.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28799

현대배경 특수능력 매니저물입니다.

마음을 읽거나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입니다.
원래 탐정사무소를 열고 탐정일을 했는데 막상 자주 들어오는 의뢰는 잃어버린 애완동물 찾기이죠.
개찾기 달인으로 통하는 주인공에게 어느날 유명 여배우가 의뢰를 합니다.
자신의 과거 매니저가 독립해서 만든 회사에 잠입해서 정보를 캐내달라는 것이었죠.

신입매니저로 위장취업한 주인공은 연예계에 뛰어듭니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흔한 매니저물 같았는데 생각보다 이 회사에서의 에피소드는 빨리 끝납니다.
그 후 여배우가 지금보다 더 좋은 대우를 약속하며 자신이 이적하는 새로운 회사에 매니저로 영입하게 되죠.

그냥 흔한 매니저 승승장구물이 아니라 탐정물이 좀 높은 비중으로 섞여있는 소설입니다.
논리적으로 치밀한 구성을 가진 탐정물은 아니고 그냥 초능력에 의존하는 비중이 매우 큰 어설픈 탐정물이기는 한데
흔한 매니저물에 질린분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2. 에로게임 세상의 여기사단장님 (조아라)
http://www.joara.com/literature/view/book_intro.html?book_code=1473960

판타지배경 착각계 TS물입니다.

스토리상으로는 주인공이 TS하는 부분이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원래 세계에서는 여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제목 그대로 여기사단장이 주인공인데 여기가 에로게임 세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진짜 에로게임 세상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고 주인공이 착각하는건 아닌가 하면서도 진짜 에로게임 세상 같기도 한 미묘한 세계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주인공은 인류최강 먼치킨인데 스스로는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주인공과 주변인물 모두 착각계 요소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착각계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은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독자가 보기에는 어이없는 착각계가 아니라 착각계인지 아닌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하는 소설입니다.




3. 엄마는 내 성좌 (카카오)
https://page.kakao.com/home?seriesId=53920316

현대배경 각성자물입니다.

주인공은 원래 F등급 각성자였는데 독에 중독되어 죽어가는 상황에서 과거로 회귀하게 됩니다.
원래 S급 부부로 유명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가진 주인공이었는데 부모님은 주인공이 어릴 때 한국을 침공한 멸제를 물리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불리던 것을 인정받아 성좌가 된 어머니입니다.

아버지는 아직 수습성좌라서 주인공과 접촉하지 못하고 어머니가 주인공과 계약하는 성좌가 됩니다.
흔한 각성자물에 성좌가 된 어머니와의 캐미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소설입니다.

글 자체는 엄청 치밀하거나 하지는 않는데 개인적으로 성좌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카카오 메인에 뜬건지 몇 편 읽으면 무료 캐시 증정 이벤트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접하고 읽어봤습니다.
분량은 좀 있던데 아직 초반부만 읽어서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8시간 무료이고 처음에 무료이용권을 좀 많이 주길래 42화까지 읽은 상태입니다.

회귀물답게 주인공이 미래 지식을 활용해서 기연을 얻거나 중요인물을 섭외하거나 하는데 이게 너무 작위적이기는 합니다.
과거에 본 인터뷰에서 기연을 얻는 과정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F등급이라 S급부부의 아들이라는 것을 숨긴채 다른 각성자들을 부러워하던 주인공이 그런 기연을 얻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정독해서 회귀 후에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런 인터뷰를 한 사람들이 한둘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얻은 기연에 대해 너무 세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좀 주인공 편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성좌물 중에서는 필력이 뛰어난건 아니지만 가족이 성좌가 되는 소설은 몇 개 없었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는편이고
가족성좌물의 특징인 주인공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고, 일상대화에서도 친밀함을 보여주는 요소를 잘 살리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