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를 구하시오(완)

문피아에서 연재되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철수를 구하시오'가 완결되었습니다.

아마 대다수 분들은 7?80?화 가량에서 에코파시스트 나올 무렵에 하차하셨을텐데요.

저 같은 경우에도 그때 하차했다가 그래도 국산 SF중에 철구 만한 소설이 없는 것 같아서 돌아가버렸네요 ㅠ ㅋㅋㅋ

초반부의 빠르면서도 스릴 넘치는 전개+ 적당히 마모되어가는 주인공의 심경 묘사등으로 인기가 많았던 '철구'는 유료화 무렵부터 슬슬 루즈해진다는 평을 받다가 7-80화 무렵부터 시작되는 에코파시스트 얘기에서 크게 홍역을 치뤘고, 그 이후로도 드문드문 위기를 맞이하긴 했어요.

이야기의 흐름을 보자면 작가님도 타격을 많이 받으신듯...

그러나,

오늘 175화로 완결된 '철구'를 끝까지 읽어본 바 작가님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초반에 따라붙은 독자들이 대거 떨어져나간 위기 이후로도, 이따금 표현되는 철수의 답답한 면모에 못참고 떨어져나가는 독자분들이 댓글들을 남겼고 그 다음으로는 소설내 막막한 흐름에도 꽤나 많은 분들이 GG를 쳤더랬죠,.

전 그러한 독자분들을 10분 이해합니다. 

왜냐면 저 또한 똑같은 심정을 받았거든요.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재인데 독자들에게 너무 큰 막막함+답답함을 선사했습니다.

주인공의 정신은 마모되어가는걸 보여주면서, 회귀를 반복하면서도 무언가 나아진다는 희망이 잘 안느껴지는데다 매번 등장하는 새로운 위기와 그에 대처하는 주인공의 답답함은 속을 끓였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수의 독자분들이 완결까지 꾸준히 따라가셨네요.

우선, 말하고 싶은건 작가님은 완성도 있는 글을 짜내셨고 이야기를 전개하셨어요.

중간에 에코파시스트는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전개였지만 그 이후로의 전개는 분명 있을 법 하긴 하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만 문제는 매일 or 2일에 1편씩 연재되는 환경에서 독자들의 인내심은 깃털만큼 가벼우면서 작가분께 쓴소리하기는 너무 쉬운 환경이었다는거죠.

그 결과로 작가님은 이야기의 비중을 줄이기 시작하십니다.

'철수를 구하시오'는 제가 보기엔 3~400화 가량 연재했어도 충분할 작품이지만, 작가님은 130? 140?화 가량부터 이야기를 밀도있게 압축해서 쭉쭉 진행하셨습니다.

제가 작가분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건 멘탈이 흔들린 상황에서도 빠른 전개에 퀄리티를 일정하게 유지하셨다는 겁니다.

안타까운게, 초반 에코파시스트와의 대립이나 화성 이주민 선단에 기생하려는 집단과의 조우 등은 지루했지만 멸망한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행성을 탐험하고 모험하는 내용은 충분히 흥미로웠는데 ㅠㅠ...

그리고 대망의 175화가 3~4편에 가까운 용량으로 업뎃 되면서 '철수를 구하시오'는 완결을 맞이했습니다.

미묘한 아쉬움은 남는 엔딩이었고 중간에 생략된 게 분명한 이야기들이 안타까워도 막장 날림 엔딩은 아니었어요...

다만 완결을 본 지금도 저 개인적으로는 이것만큼은 꼭 작가분이 에필로그로나마 남겨주셨으면 하는데...

'별이'에게 어떠한 가능성이 없는지 궁금하네요.

ㅜㅜ

P.S: 철수를 구하시오의 완결을 기다렸던 분이 계시면 이제 출발하셔도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