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87(문피아, 카카오, 노벨피아)

1. 어쩌다 선인이 되었습니다 (문피아, 카카오)
https://novel.munpia.com/247381 (소설)
https://page.kakao.com/home?seriesId=53407844 (웹툰)

현대배경 코믹 중국선협물입니다.

댓글을 보니 카카오에 웹툰도 있나보던데 서로 다른데서 번역한 것 같습니다.
웹툰의 경우 등장인물 이름이 약간 다르고 전체적인 줄거리는 같은데 세부묘사가 상당히 간략화 되어있고 소설과 차이점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소설원제는 修真聊天群
웹툰제목은 수진단톡방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대학생이 어떤 단톡방에 초대받았는데 알고보니 선협물에 나오는 수도사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이라는 소재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거 꽤 있었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보통 신이나 성좌, 다른 차원의 대마법사나 드래곤 같은 초월적인 존재들과 엮이면서
시스템적으로 후원을 받거나 사람은 못 지나가지만 물건은 보낼 수 있는 차원전송마법 같은 것으로 물건을 얻는 스토리가 많았는데
이 소설은 현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선협물의 수도사들과 실제로 만나기도 하고 전투도 벌어집니다.

원래 다른 사람을 단톡방에 초대하려고 했는데 마지막 번호를 잘못 적어서 실수로 주인공을 초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괘를 보니 주인공도 이 단톡방과 인연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서 나중에 잘못 초대된 사실을 알고나서도 강퇴는 안 시킵니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그냥 중2병 선협매니아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신경 안 썼는데 나중에는 진짜 수도사들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톡방에 올라온 레시피대로 단약을 제조하고 자신도 수도계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처음에는 정체를 숨기고 착각계 전개로 가나했는데 나중에는 솔직하게 자신이 일반인이고 이제 막 단약을 제조해서 먹어봤다는 사실을 밝히고
단톡방 멤버들에게 이후 어떻게 수행을 해야할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많이 끌었던 중국선협물들은 대체로 주인공이 냉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착합니다.
그런데 자신과 가족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적에게는 인정을 베풀지 않습니다.

대체로 코믹 선협물이라고 볼 수 있고 현대배경이라 색다른맛이 있습니다.
그런데 번역이 너무 번역체 느낌이 강해서 좀 어색하더군요.
한국어를 아는 중국인이 번역한 다음 맞춤법 검사기를 한번 돌리고 올린 느낌입니다.
웹툰쪽은 번역이 좀 더 자연스럽던데 소설하고는 번역한 사람이 다른 것 같습니다.



2. 도와드릴까요, 함장?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44347

우주배경 SF 함대물입니다.

제국과 공화국으로 나뉘어진 세계관인데 구식 화물선을 타고 다니면서 제국 변방에서 무역을 하던 주인공이 어떤 물건을 운송해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당연히 소설의 주인공답게 의뢰받은 것은 보통 물건이 아니었고 음모에 얽히면서 제국 정보부로부터 추격을 받게 됩니다.
그러다 공화국으로 넘어가게 되고 나중에 대략적인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주인공은 지금까지 무사안일주의로 안전한 항로만 다니던 무역업을 때려치우고
제국에 복수를 원하는 부자집 아가씨의 후원을 받아 군함으로 이루어진 함대를 만들게 됩니다.

구축함이나 순양함을 끌고 다니지만 군대는 아니고 민간업체의 간판을 달고 있으며 주인공은 사장입니다.
공화국 높으신분들이 뒤를 봐주는 비공식 샤락함대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 연재된 분량은 해적들과 함대전을 벌이기도 하고 제국군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이제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시점인데
초반에는 연출도 좋고 이후 스토리가 기대되는 작품이었는데 나중에는 스토리 전개 과정이 좀 아쉽더군요.
그래도 최신화에서는 본격적으로 함대를 운용하면서 또 한번 도약할 발판은 마련된 것 같기는 합니다.



3. 악역이 여주인공을 구입했다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42146

판타지배경 소설빙의물입니다.

흔한 소설 속 공작가 망나니 빙의물인데 원작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것으로 나오는 여주인공을
아직 원작이 시작하기 전 빠른 시점에 여주인공의 양어머니로부터 돈을 주고 구입해서 시종으로 부립니다.
그러면서 검술과 마법도 가르쳐주고 여주인공의 트라우마도 극복하게 만들면서 맞춤형 히로인으로 만들어가게 되죠.

예전에는 빙의물 주인공들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클리셰 중 하나였는데
요즘은 망나니 도련님 빙의자들이 자신의 돈과 권력에 만족하고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도 그 중 하나인데 당연히 주인공 답게 그냥 망나니짓만 하고 다니는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키우려고 애쓰는 노력파입니다.
설정은 망나니인데 막상 주인공이 빙의하고 나서는 그냥 능력남으로만 묘사됩니다.
원작 소설은 아카데미 입학부터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것 같은데 지금 연재된 분량에서는 아직 아카데미 입학도 안한 상태입니다.



4. 사천당문의 데릴사위가 되었다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49632

무협배경 소설빙의물입니다.

위의 소설과 비슷하게 소설 속 망나니 도련님으로 빙의한 주인공인데
이쪽은 너무 사고를 치고 다녀서 결혼하면 정신차리겠지하면서 부모님이 당문과 정략결혼을 시킵니다.

원작에서는 결혼하고나서도 기방을 다니면서 흥청망청 살다가 부인인 당소소에게 독살을 당하는 일회용 캐릭터입니다.
다만 독살을 당한 이유가 부인과 사이가 안 좋아서 뿐만이 아니라 당문내부의 권력다툼과도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보통 망나니 도련님 빙의물은 주인공이 빙의하고나서 개과천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쪽은 빙의 이후에도 여전히 망나니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사고를 치는 경우도 있고, 나중에는 일부러 자신을 숨기려고 망나니 명성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망나니 도련님이 망나니짓을 하는 것을 보는 재미는 있고, 그에 따른 주변 반응도 괜찮기는 한데
초반과 다르게 나중에 가니까 스토리 전개가 너무 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댓글을 보니 글자수 채우기 같다는 독자들이 있는데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조회수도 잘나오고 베스트도 올라가고 해서 어디 출판사에서 컨텍와서 이제 유료화 준비하게 편당 분량 조절하라는 주문을 받고 억지로 글자수 채우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대로 루즈한 전개가 이어지면 하차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것 같네요.



5. 마녀의 도시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23

19금 현대 -> 판타지 퓨전물입니다.

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MIT 다니면서 석사학위도 받은 주인공이 마녀들의 세상에 납치되어 노예로 부려집니다.
어느새 노예생활 5년차인데 견습마녀를 가르치는 아카데미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도 몰래 마법을 공부해서 원래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마법을 공부해보니 수학과 비슷한면이 있고, 주인공이 머리가 좋아서 독학으로 몰래 공부하고도 뛰어난 성취를 얻었다는 설정입니다.

19금인데 단순 떡타지는 아니고 대체로 소프트한 순애물 분위기입니다.
다만 히로인이 하나는 아니고 하렘으로 갈 것 같습니다.
남자를 모르는 순진한 마녀들을 속여가면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입니다.


요즘 노벨피아가 핫해서 그 중 베스트 1위인 소설을 읽어봤습니다.
확실히 1위 할만한 글이기는 합니다.
재미있게 잘 썼어요.

노벨피아는 조아라에서 넘어온 작가들이 많고 조아라와 동시연재하는 작품들도 많습니다.
장르 자체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19금과 TS가 노벨피아에 많은 상태인데 이게 이 플랫폼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평범한 판타지나 현대물도 있고 무협도 있지만 19금 이미지가 더 강한 곳입니다.
점점 더 입소문을 타면서 작품이 많아지고 있는 상태이고 이후 조아라 노블레스를 대체하는 19금 대표 플랫폼이 될 포텐셜은 있지만 아직은 신생이라서 검증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5. 최면 게임의 여주인공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1366

19금 상식개변 최면게임 TS빙의물입니다.

일명 MC(마인드 컨트롤)물 이라고 하죠.
최면으로 여자들을 농락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게임에 빙의했는데 그 중 여주인공으로 TS 빙의를 하게 됩니다.
자신이 최면에 당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원작주인공의 최면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데 모르는 사이에 이미 최면이 걸려버립니다.

보통 MC물은 남주인공 시점이 많기 때문에 여주인공 시점은 희귀한 편이고
그 중에서 이 세계가 최면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TS빙의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은 처음 봤습니다.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MC물을 자주보는 편은 아니라서 이 설정은 좀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여주인공이 너무 쉽게 능욕당하고 하드한 전개가 빨리 나와버리면 이후 스토리 전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작가가 매 편마다 고심하고 있더군요.
너무 급발진하지 않도록 강약조절을 하면서 최면을 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주인공이 이미 최면에 당한채 농락당하는 모습을 잘 묘사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중에서는 3번 악역이 여주인공을 구입했다, 5번 마녀의 도시, 6번 최면 게임의 여주인공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1번 어쩌다 선인이 되었습니다도 괜찮기는 했는데 번역이 너무 부자연스럽더군요.

지난번에 읽은 아르카니아 대도서관이 상당히 취향에 맞아서 완결까지 다 읽었는데 분량이 많다보니 한참 걸리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신작은 얼마 안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취향에 맞는 작품이 많아서 쭉쭉 읽게 되었습니다.

사천당문, 마녀의 도시, 최면게임 모두 어제오늘 이틀만에 다 읽었네요.

보통 월요일에 추천글을 올리는데 마녀의 도시 읽다보니 재미있어서 정신차려보니 이미 자정이 넘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