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소설들 #88(문피아, 조아라, 노벨피아)

1. 게임 속 사이비 교주가 되었다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50489

퓨전 게임빙의물입니다.

사이비 교주 시뮬레이터라는 크툴루 느낌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하던 주인공인데
130가지의 엔딩 중 129가지 엔딩을 보고나서 게임에 빙의하게 됩니다.
129가지 엔딩은 모두 배드엔딩이고, 아직 아무도 본적이 없는 마지막 한가지만 해피엔딩이라고 합니다.

크툴루 느낌이기는 하지만 크툴루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고
컬티스트 시뮬레이터(Cultist Simulator)라는 게임과 흡사한 방식입니다.

다만 배경이 되는 도시는 크툴루 관련 소설들이 흔히 그렇듯이 산업혁명시대의 영국 같은 분위기입니다.
현대적인 느낌의 대학도 있고, 공장도 있는데 길거리에는 아직 마차가 돌아다니는 시기이죠.

주인공은 사악한 신을 모시는 사이비 교단 중 하나의 교주인데
다른 사이비 교단과는 달리 여기는 실존하는 신이 아니라 교주가 직접 창작한 가상의 신을 모시는 곳입니다.
교회와 성기사들을 피해 음지에 숨어서 활동하는 다양한 사이비 교단들이 있는데
서로 모시는 신이 다르다보니 사이비 교단끼리도 경쟁자입니다.

빙의 직후에는 모든 것을 내팽겨치고 도망칠까 고민하기도 했던 주인공이었지만
주인공이 도망치면 쫓아올 것이 확실한 얀데레 비서가 있기도 하고
어차피 정해진 날짜가 되면 배드엔딩이 발동해서 세계가 멸망할 것이기 때문에
해피엔딩을 위해 사이비 교단의 교주로써 노력하는 주인공입니다.


사이비 교주 소설은 흔한 소재는 아니었지만 가끔 있었죠.
그런데 대부분 완성도면에서 떨어지고 초반에는 재미있다가 나중에는 소재고갈로 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소설은 아직 연재 초기라고 볼 수 있는데 나중에도 계속 초반 같은 느낌을 살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문피아는 작품 소개란 아래에 다른 사람이 쓴 리뷰글이 보이도록 바뀌었는데
거기에 의하면 다른 작품을 써본 경험이 있는 작가라고 합니다.
미궁도시의 검신, 미세픽을 쓴 작가라고 하는데 저는 작가 이름을 주로 보는 편은 아니라서 몰랐네요.
미세픽은 읽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미궁도시의 검신은 괜찮게 읽었습니다.

일단 완결작이 있는 작가라는 점에서 중간에 연중 될 걱정은 좀 줄어들 것 같네요.
다만 평을 보니 마지막에 급하게 완결이 나는 편이라고 합니다.



2. 옆자리 미소녀가 매일 이상한 질문을 던진다 (조아라, 노벨피아)
http://www.joara.com/finish/view/book_intro.html?book_code=1432518
https://novelpia.com/novel/2900

현대배경 러브코메디입니다.

제목 그대로 옆자리 미소녀가 매일 이상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인데
장난을 잘치는 타카기양이라는 만화가 떠오르는 소재입니다.
다만 읽어보니 타카기양과는 달리 주인공이 일방적으로 놀림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티키타카 형식으로 주고 받는 구도입니다.


요즘은 조아라 작품을 안 읽은지 좀 되어서 잘 몰랐는데 플래시 지원이 종료되고
PC에서 조아라 작품을 읽으려면 모바일 페이지로 넘어가서 통합뷰어로 봐야 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PC용이 아니다보니 가독성이 정말 떨어집니다.

원래 이 작품도 지난번에 노벨피아에서 마녀의 도시 괜찮게 읽어서
다른 것들 더 읽어보다가 찾은 것 중 하나인데 조아라 노벨피아 동시연재더군요.
똑같은 작품을 두군데에서 동시에 읽어보니 노벨피아쪽이 더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조아라쪽은 폰트 크기를 좀 늘리면 그나마 나아지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안되고 여전히 가독성이 떨어지더군요.
노벨피아는 기본 배경색이 하얀색이라 조아라나 문피아처럼 오래 읽을 때 눈에 좋은 연두색이나 하늘색 배경이 아니라는게 단점처럼 보였는데
설정에서 배경색을 연두색으로 변경할 수 있더군요.

아직은 조아라쪽이 기존에 쌓인 작품이 많기는 한데 동시연재 작품인 경우 노벨피아로 보는게 더 편했습니다.




3. 짝사랑하던 여자애가 나에게 누드데생을 부탁했다(일본의 야한 체험담들)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4253

19금 현대배경 로맨스물입니다.

제목 그대로 짝사랑하던 여자애가 주인공에게 누드데생을 부탁하는 내용인데 수위가 높은 19금입니다.
나중에는 커플이 되는 두 사람인데 설탕이 쏟아질정도로 달달한 순애물입니다.

비교적 발육이 빠른 여자애가 자신의 몸이 어른의 체형에 가까워져가면서 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마침 집에 있던 누드화가 실려있던 잡지를 보고 거울을 통해 자신의 누드를 그려보려고 했지만 포기하고
그림 실력이 좋은 주인공에게 누드데생을 부탁하는 내용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초중고 순서로 점점 주인공 커플도 진학하게 됩니다.


일본 19금 체험담 사이트에 익명으로 투고된 작품인데 아무래도 여자작가가 남자주인공 시점으로 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끄러운 것은 좋아하지만 노출을 할 용기는 없고, 소프트한 수치조교를 원하는 여자가 다정하고 배려심 있으면서
자신의 수치심을 자극해줄 수 있는 이상적인 남자친구를 주인공으로 삼아 쓴 것 같은 느낌입니다.

노벨피아를 써보니 조아라 노블레스를 대체할 19금 플랫폼이 될 포텐셜이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직접 계정을 파고 번역해서 올린 작품입니다.

일본에는 19금 체험담 사이트가 정말 많고 익명으로 투고된 사연들이 이 사이트 저 사이트로 엄청 널리 퍼져있는데
그 중에는 진짜 체험담 같은 것도 있지만 네이트 판춘문예처럼 누가봐도 소설이라는 느낌이 드는 글도 있습니다.
녹턴이나 문라이트 같은 19금 판타지 사이트가 아니라 현대배경의 체험담들이 올라오는 사이트들이 정말 많습니다.
조아라나 노벨피아에 19금 소설은 많은데 이런 스타일의 체험담들은 없는 것 같아서 아쉽더군요.

이번에 읽은 작품들은 셋 다 괜찮았습니다.

이거 말고도 문피아에서 괜찮게 읽은 작품이 하나 더 있었는데 지금 보니 비공개로 바뀌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