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주류 사양으로 편입했습니다.

때는 2007년 12월...처음으로 컴퓨터에 200만원 투자해서

Q6600켄츠할배랑 4GB램 HD3850등등 그때의 중상급 PC로 떵떵거렸었지요.

세월이 지나면서 켄츠할배가 점점 노령화로 고생하시는게 보였지만

돈은 없고 해서 조금더 혹사시키면서 60GB SSD나 HD4850 사는 등 옆그레이드 전전...

좀 더 세월이 지나서 2014년 일본으로 유학오고 돈없으니 일단 중고PC로

i5 760에 8GB램 Geforce 560TI에 128GB SSD로 대충 쓸만한 거 사고.

그 때 주력은 i5-뭐시기에 Geforce 960대였던 같은데 기억은 안 나네요.

2018년 졸업하고 취직은 했지만 일본 대졸 초임 월급은 쓰레기고 저금은 해야 하니 컴에 돈투자를 못해...

그나마 CPU라도 업글해보고 싶어서 동일 사양에 256GB SSD에 짭제온E3-1270, 램16GB로 증설.

옆그레이드라 딱히 좋아지진 않더라구요.

그나마 사양높은 게임을 안 하니 그렇게 신경쓰진 않았는데

그렇게 써오길 2년...삼국지 14가 출시됐는데 삼국지 돌리기가 빡세더라구요.

드디어 삼국지도 돌리기 힘든 컴이 되었던가...하고 저번달에 처음으로 그래픽카드를 30만원짜리(Geforce 1660Ti) 사고

삼국지14를 돌려봤더니 560Ti랑 완벽하게 다른 부드러운 삼국지에 눈물을 흘리고...

이걸로 또 한동안 버텨야지 했는데 오늘 일어나서 컴을 켜보니 전원이 안들어와...

이것저것 살펴보니 결국에는 메인보드가 운명하신 듯.

컴 없인 하루도 살 수 없기에 당장 아키하바라로 튀어가서 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라이젠7 3700X에 ASUS TUF GAMING X570 PLUS, 32GBx2 DDR4 램을 사오고 당장 조립했습니다.

원랜 Wifi모델을 사고 싶었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Wifi모델이 죄다 품절이더라구요.

여차저차 집에 왔는데 이놈의 메인보드가 조립하기 전에 동작확인 하려고 누드테스트 해보니 전원이 안들어와...

파워서플라이에 4핀전원이 하나 모자라서 안 꽂았는데 혹시 그것 때문에 문제인가 싶어서

당장 옆에 있는 역 큰 마트에서 4핀전원이 추가로 있는 750W 80GOLD파워서플라이 구입(원래껀 600W 80PLUS)

근데 새 파워를 연결해도 안돼...

좌절하고 메인보드 초기불량이라고 판단. 내일 교환하러 가야지 하고 일단 저녁밥.

그 사이에 지식인에 질문을 올려봤는데 CPU랑 램을 껴서 켜보라는 답변이 달려서 혹시 하고 해봤더니 드디어 가동되는 메인보드.

그 전 메인보드는 메인보드에 전원만 연결하고도 작동되서 이번에도 그렇겠거니 했는데 설마 CPU랑 램까지 껴야 작동할 줄은 모르고 또한번 좌절. 원래 있던 600W파워에 연결해봤는데 그것도 제대로 작동. 결과적으로 파워값 13000엔 날림.

여차저차 해서 윈도우 깔고 드라이버 깔고 해서 이제야 컴이 완성됐습니다.

8코어16쓰레드...64GB 램...지포스 1660Ti...SSD(NVMe면 금상첨화였겠지만)...80GOLD파워...

13년만에 주류로 사용되는 사양으로 거듭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좋은 컴퓨터로 뭘 하고 있냐면...

좀 있으면 엔딩이라서 급했음...

이걸 위해 오늘 쓴 돈이 약 12만엔(130만원)정도네요.

참고로 한국 집은 여전히 켄츠할배가 노익장을 발휘하고 계십니다.

가끔 귀국할 때 써보면 힘들어하시는게 느껴짐...

앞으로 이 컴퓨터도 한 10년은 업글 없이 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