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층/저소득층에 속한 변호사란걸 자랑스러워 할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쓴 글에 정말 많은 댓글을 달아주셨고 많은 분들이 힘내라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게도 어느분께서 미국에서 10만불이라는 수익으로 어느정도인지, 제 입장을 옹호해주시는 글도 써주셨고,

http://etoland.co.kr/bbs/board.php?bo_table=etoboard01&wr_id=1464475

10만불은 변호사 연봉 평균값도 안된다는 사실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적지않은 분들 생각에 '바이올린 레슨이라니, 그런거 시키면서 무슨 생활이 어렵다고 하냐?' 라는 생각을 하게되신 것 같습니다 

이질감 느껴져요. 

자식 넷이기 때문에 1억 이상이어야 한다고 

바이올린 레슨도 못시켜줘서 괴롭다고는 하지만 

어떤이들은 머릿속에 1억은 커녕 바이올린은 머릿속에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골프나 바이올린 같은 활동이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저소득층도 하는 활동 입니다.

미국에서 음악학원가서 바이올린 레슨 받는 것 = 한국에서 동네 태권도장 다니는 것 

이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에서야 골프치러 나갈려면 그린피에, 캐디팁 까지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미국은 시에서 운영하는 공용 골프장도 많고, 그린피가 한화로 3만원도 안되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납득하지 않으실 분들이 계실거라 생각되지만, 마지막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저소득층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위 도표는 미국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미국 의료보험 지원금액이 지불되는 수익계층에 대한 도표입니다.  저처럼 자녀가 4명인 6인가족의 1년 수익이 10만불인 경우, 아주 극빈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산층에도 속하지 않는 저소득층이라, 이 오바마케어 지원대상 입니다.  물론 지원액수가 매우 작습니다.  거의 중산층에 속하는 하위계층이니까요.

결혼초에는 물론 상류층에 속하는 수익이었고, 스타트업 할때도 거의 상류층에서 중산층 사이의 수익이었는데, 이제는 중산층 생활도 못하게 된 것 입니다.  그런 현실을 갑자기 마주하게 되다보니 갑자기 금요일 취침시간때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고, 공황장애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암울함이 엄습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주지 못하는 죄의식 까지 느끼게 되고....

그래서 제 마음이 너무 괴롭고 죽고싶은 생각이 들고, (물론 죽으면 더 나쁜 아빠가 되는거니까 죽으면 안되죠.) 마음이 너무 괴로워져서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격려해주신 분들 댓글을 보면서 힘을 얻은 것 같고, 또 제가 얼마나 그동안 오만한/교만한 생각을 갖고 살았는지 깨닿게 해준 댓글들도 있었습니다.  올해 초 직장을 찾으면서 알바로 법정통역을 하러 나갈 기회도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이유가, 

'어떻게 변호사가 법원에 통역을 하러가? 그건 아니지.'

라는 생각이 들어 안한건데,, 

어제 오늘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가 지금 못할일이 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만 어기는 일이 아니면, 돈만 많이 주면, 못할일이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한국은 벌써 월요일 출근시간이 되어가네요. 이토회원 모든분들에게 의미있는 한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제자신을 동정하는 마음 (self-pity) 이나 엉뚱한 생각은 떨쳐버리고, 이제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살아가고자 합니다.

참 제가 멍청한게, 토요일, 일요일 이틀이나 쉬는데, 왜 주말에는 일할 생각도 못한건지.... 오늘도 교통사고 났다고 일부러 저를 찾아주신 분을 만나뵙고 계약서를 작성하고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상대방 잘못으로 교통사고가 나면 보험회사로 부터 합의금을 받아내는데, 이때 변호사가 개입합니다.)  이런 교통사고건 같은 부업일도 얼마든지 할수 있는건데, 제가 교만에 가득차, 이런일은 해볼 생각도 안했던 것 같습니다.

어제 이토에 글을 쓰고,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을 오늘 읽으면서, 제 생각을 고쳐잡고, 제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들어 제가 가장 잘 한 일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