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문제의 심각성을 얘기하면 자꾸 여혐으로 몰아붙이는데

유죄를 입증할 책임을 지닌 검사측은 

실제로 범죄 사실이 일어났을 것으로 누구나 논리적으로 이해가능한 물증  

또는 합리적 의심을 모두 배제할만한 심증 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증거를 채택하고 그로 유죄 혹은 그렇지 못할경우 무죄의 판결을 내려야 할 재판부는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 진술 (왜곡, 취사선택의 가능성)이 

교차검증이 불가능 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장을 일관성했게 했다는 우스꽝스런 이유로 증거 효력을 인정 해

이를 판결 이유로 삼는다면

과연 이 재판을 현대 민주주의 형법 체계에서 벌어진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독재 정권 시절에 공안검사가 안기부에서 고문해 얻은 자백만 가지고

아무나 막 빨갱이 만들어 기소하고, 판사는 그 자백만 가지고 간첩이라 판결하고 그 런 일이 빈번했죠.

사건의 내용이 다를뿐 

사건을 수사하고 재판으로 다루는 형식성만 보면 증거법정주의를 부정 하는

그때의 막걸리 보안법 재판 시절 로 퇴행한겁니다. 

정권이 바뀔거 같진 않지만 혹시 진짜 국운이 쇠해 바뀐다 쳐요.

이미 검사가 범죄 사실을 입증 못함에도, 

검증불가능한 진술이 일관성만 유지하면 유죄 판결의 확고한 증거가 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성립된 이상

누군가 나를 간첩으로 몰면 난 저항할수가 없어요.

거증책임을 가진 검찰이 내가 간첩임을 입증못해도

누가 날 간첩으로 신고하고, 분명히 북한말을 쓰는 거동이 수상한 사람과 모의하는걸 봤다고만 하면

그 진술을 토씨하나 안틀리고 끝까지 유지하면 나는 간첩이 되는겁니다.

곰탕집 문제가 이래서 무서운거에요.

증거재판주의의 종말을 알리는 판결이라서요...

어쩌면 조국 전 장관을 모해한 떡검들이 누구보다 이 대법 판결에 환호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젠 굳이 없는 증거 만들어낼 필요도 없고 일관성 있게 헛소리 떠들어줄 증인만 섭외함 되니까 요 ㅠㅠ

99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는  무죄추정의 원칙, 

검사와 피고의 주장이  상충할때엔 피고인의 이익으로 (In dubio pre reo)라는 형법 기본 원리,

그리고 증거재판주의까지도 부정해버린 판결을 보게 될줄이야.

참으로 개탄스럽네요.

여혐이냐 아니냐, 만졌냐 안만졌냐

그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검사가 죄를 입증하지 못함에도 

내가 죄인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시작되었다는데 분노할뿐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