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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몇년간의 명절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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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뿡탄호야 날짜 : 2020-01-23 (목) 23:40 조회 : 2306 추천 : 12    

계정주의
마누라

케케

명절을 맞이해 시댁에 온 기념 잠들기전에 썰한번 풀어보고자 합니다

몇년전 첫 명절
제사가 없다시피 커온 저에게는 종부로서 처음 맞는 명절이 쇼킹 그 자체였습니다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고
전을 부치고 쉴틈없이 설거지를 하는데
30여년간 부엌에 들어갈 일 없던 남편은 엉거주춤하게 있다가 삼촌들이 부르니 엉거주춤하게 가서 술상을 받더군요
시아부지+삼촌들+남편+도련님까지 술상을 즐기시고
시엄니+저+숙모들은 부엌에서 헐레벌떡 일하는 그런 기가막힌 상황을 일단 지켜봤습니다

제가 짧은세월 살아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제사가 끝나고 난 뒤
조용히 남편을 데리고 실외야구장을 가서 일단 빠따를 x나게 쳤습니다
빠따한번에 육전하나.. 빠따한번에 설거지 1회..

그렇게 일단 몸을 풀고 남편을 갈구기 시작했죠
내가
제사는 도와줄수있는데
왜 단 한번도 뵌적없는 너네조상 제사상을 여보는 안차리며
왜 자연스럽게 겸상을 하지 않으며(남자상 여자상 따로나옴)
앞치마는 여자들에게만 제공이 되었고
니가 일좀 할라치면 왜 삼촌들이 널 불ㄹ러 술을 멕이고
너는 왜 거기 대응해 술상대를 해주고 있느냐 할일이 산더미인데
내가 가정주부도 아니고 같은 직종 같은 직군 같은 직업의 똑같은 사람인데 왜 이런일이 일어나야 하는가

의 요지로 길거리에서 거의 욕탄전을 퍼부었지요
이토분들도 그러하듯 저도 비합리적인 상황은 참지 못합니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나 또다른 제사가 들어왔습니다

이번엔 남편은 앞치마를 둘레메고 부엌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남편은 집안 최고수준의 전부침이..였던 것이죠
난리가 났습니다 종손이 앞치마 울러메고 앉아 전을 부치니까요
아버지도 삼촌들도 한소리 하시고 대놓고 사진찍어가시고 저를 흘끔 보며 못마땅해하셨습니다

뭐 어쩌겠어요
사람은 적고 숙모들은 아프시고 며느리는 저밖에 없으니 일손이 딸리는데 손멀쩡한 사람은 일해야죠

미혼이신 도련님이 종손의 신듯린 손놀림에 놀라 안절부절못하던게 기억납니다

그 후 제사때마다 남편은 삼촌들 쌩까고 말없이 전을 부쳤습니다
부담스러워하던 숙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남편 전굽는 솜씨가 대단했거든요
숙모들이 만족해하시니 삼촌들도 더는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명절노동 힘들거든요..
도련님들이 어느순간 조용히 와서 설거지라도 돕더군요

작년에는 저희가 좀 늦게도착했는데 막내도련님이 앞치마를 매고 전굽는것을 도우며 쩔쩔 매시더군요

시간이 지나고 저에게도 동서가 생겼습니다. 동서는 일을 안하지만 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도련님들이 일을 해서요.

쌩판 남이던 외부사람이 부엌에서 자기 조상 제삿밥 차리는데 그러려니 쳐다보던 도련님들이 일을 해서요.

지금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이젠 누구도 과하게 피곤하지 않고
모두가 다함께 의식에 참여합니다.

아픈사람은 앉아계시게 두고
손 있는 사람은 와서 일을 돕습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능력껏 일을 합니다.

남녀노소 할것없이 다같이 부엌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음식을 합니다.
못 올 사정이 있는 분은 부담없이 오지 않습니다.

몇 년간 명절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우리 부부에게 치얼쓰..🍷🍷
다소 무리한부탁일수 있음에도 오픈마인드로 받아준 저희 시부모님께 무한한 사랑과 감사...😍

앞으로도 계속 합리적인 명절문화를 향해 노력하려 합니다🥰
정치적 신념은 존중합니다.
구라치는건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엉덩방구
뿡탄호야님이 작성하신 다른 글

글쓴이 2020-01-23 (목) 23:44
내가 칼을 못써서 그렇지 불은 잘 다루지 훗

어무이 대에서 반으로 줄인게 저 상태...
noodles 2020-01-23 (목) 23:45
저희 집은 고기 관련은 남자들이 다하는  게  내려오더군요    물론 닭고기가 아니라  오로지  포유류  고기만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쇠고기 ,돼지고기  삶으면 남자들이 썰어서  올림 
막상  남자들이  하다고  뭣하긴 하네요
그래도  할머니  대에서  비슷한 경우가  있었으니  남자들이  고기라도 써는게  아닐까  싶던데 
여자얘들은 와서  절할 필요도  없다    라는 세대 막바지 였거든요    제 사촌동생들이  하필 여자얘주루룩  이여서  왜? 왜  ? 우린 안해  설명 하기도  힘들었었죠
     
       
글쓴이 2020-01-23 (목) 23:54
올해부터는 제주가 직접 전 부치고 조기 구을 예정입니다...
디스한갑 2020-01-23 (목) 23:46
노래 한곡 보내드립니다. "Scorpions - Wind Of Change"

말그대로 변화를 손수 이끌어내셧군요 ㅋㅋㅋㅋㅋ


건강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두분 보두...
     
       
글쓴이 2020-01-23 (목) 23:52
디스한갑님도 건강한 명절 보내세요
미샤정 2020-01-23 (목) 23:47
불보다 빠따를 잘 다루시는 거 아닌가요;;?
     
       
글쓴이 2020-01-23 (목) 23:48
마누라가 저보다 빠따를 잘쳐요...
          
            
미샤정 2020-01-23 (목) 23:49
아 부인께서 빠따를 잘 다루시는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ㅎㅎㅎㅎ
               
                 
글쓴이 2020-01-23 (목) 23:50
제가 불을 잘 다룹니다 ㅋㅋㅋ
전 계정주이자 글에서 전 담당입니다
삐야기얄리 2020-01-23 (목) 23:48
엄청 간소하게 하시네요.
저희는 전라도라 그런가 더럽게 많..
     
       
글쓴이 2020-01-23 (목) 23:50
위에도 적었지만 어무이가 반으로 줄였어요.
제가 결혼하기 전까지 거의 혼자 하시다보니...
고투더 2020-01-23 (목) 23:53
진짜 이 부부는 전생에 누가 나라를 판건지 나라를 구한건지 궁금하네요. ㅋㅋㅋ
부인분님이 글을 쓰는거 보면 남편이 나라를 구한 것 같은데요.
두 분이 제사문화에 노력하는 모습 좋네요.
     
       
글쓴이 2020-01-23 (목) 23:56
제가 아마 전생에 마누라를 죽이고 나라를 구한게 아닐까하는...
          
            
고투더 2020-01-24 (금) 00:00
와우~~ 이런 중의법으로 다시 한 번 ㅠㅠ
꼭 두분은 꼭 이토에서 다른 아뒤로 활동하세요.
진짜 흥찌뽕ㅠㅠ
               
                 
글쓴이 2020-01-24 (금) 08:39
중2법이 머예요
                    
                      
띠용Eldyd 2020-01-24 (금) 23:40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언어유희.
윗윗댓글은 정확하게 중의법(2가지 의미가 겹치는 한단어)
의 범주에 속하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솔직히 이해를 못하겟어요^^)
마니파드마 2020-01-24 (금) 07:20
본인이 잘 할수있는걸 하는게 맞지예
굼도리 2020-01-24 (금) 11:17
우리집과는 반대상황이네요~
처가는 제사를 지내고 우리집은 제사가 없어서 와이프가 집에 와도 크게 할일이 없었는데...누나가 결혼하면서 갑자기 전을 부치기 시작...그리 많이 하지도 않지만 둘이 함께 부치고 있습니다 ㅎ
올바르고 합리적인 제사 문화 강력 추천합니다!^^
GNRose 2020-01-24 (금) 15:21
동서는 왜 빠따 안치세요.
일 하지 않으면 굶어야됩니다. 돈을 많이 내면 린정.
     
       
글쓴이 2020-01-24 (금) 15:59
동서를 제가 왜... 남편 빠따친게아니라 야구장가면 띵 하고 공날라오면 땡 하고 날리는 그 빠따요!
아르센뤼팡 2020-01-24 (금) 16:35
저희 집은 10년? 전부터 남자들이 전 부칩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이젠 시대도 바뀌었고 할머니도 힘드니 제사상 올라가는 음식은 올라갈만큼만하고 너네들이 준비하는게 좋겠다.’ 라고 하셨죠. 그때부터 남자들이 전을 부칩니다...3-4년 전부터 저랑 친척 형 둘이 전부치고 있습니다..할아버지 보고싶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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