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에 관해서

가끔씩 문 닫힌 건물 옥상 창문 틈새로 하늘을 보는걸 좋아합니다.

땅 아래를 내려다 볼 때도 있지만 대개는 하늘을 쳐다보죠.

밤하늘의 별이나 특히 달을 보는걸 좋아하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비가 그친 밤하늘에 별빛들을 바라보다

우연히 "부재" 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특히 "부모" 말이죠

아주 어릴적엔 부모의 부재라는게 관념적이기 보다는 아주 즉각적인 현실이 되기 마련일겁니다.

상징적으로는 엄마와 함께 놀러나갔다가 손을 놓친 그 순간이 아마 부재를 가장 실감하게 되겟죠.

부모님이 출근하셧거나 아프거나 하는 경우엔 나와 놀아줄수 없는 혹은 내곁에서 돌봐줄수 없는

그런 느낌이 아닐런지요.

어쩌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경우에도 오랫동안 그와 비슷한 느낌의 슬픔일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자라 성인이 되고 나이 40쯤 넘어가면, 자신도 자녀를 기르게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가까운 친구 혹은 지인들의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한 두분 씩 떠나가게 되는걸 실감하게 됩니다.

제 개인적으론 나이 들어서 부모님을 읽어버리는건 단순한 부재에 대한 슬픔이 아니라 어쩌면

함께 나눈 지난 시간들에서 오는 후회가 아닐까 싶어요.

해드리지 못한, 해주지 못한 것들만 자꾸 떠오르게 되고 스스로 자책하게 되며 지난 시간속의 자신에 대한 후회가

결국엔 실제적인 부재로 느껴지게 되는건 아닐까요...

점점 새벽이 짙어지는데 몸처럼 마음도 바닷가 안개처럼 무겁게 가라앉아서 상념 속에서 뒹굴거리는 제 스스로가

정신의 경계선을 헤메이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차라리 이런때는 술이라도 한잔 마시고 잠들면 좋으련만...

일기장에 기록하듯 정신없이 그냥 끄적인 글이니 너무 욕하지는 말아주세요 

글 써놓고 계면쩍어서 유게를 클릭했는데 그 내용이 참 거시기 하네요...

별 상관은 없지만 뭔가 통하는, 제가 생각해던 감정선이랑 비슷해서 놀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