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자 평가 '청탁문자' 논란

[단독]서울시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자 평가 '청탁문자' 논란
강진구 탐사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시가 추진하는 1조5천억 규모의 위례~신사간 경전철 건설 민자사업이 2단계 평가가 시작도 되기전부터 공정성 논란에 휩쌓였다. 입찰 컨소시엄중 한 곳이 평가위원 후보자들에게 평가를 의뢰받을 경우 연락을 달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서울연구원이 29일부터 2단계 평가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심사를 하루 앞두고 평가위원 후보자들에게 청탁성 문자를 보낸 것은 여러가지로 논란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위례~신사간 경전철 건설 민자사업 입찰에 참여한 ‘그랜스타’ 컨소시엄이 평가위원 후보군들에게 이날 일제히 문자를 발송했다. 그랜스타 컨소시엄은 GS, 대우, SK, 태영, 두산등 5개건설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랜스타가 평가위원 후보들에게 보낸 문자는 “그간 위례~신사 경량전철 민간투자사업 건으로 여러번 연락드려 송구하오나 오늘 또 연락드리게 되었다”는 인사말로 시작했다. 이미 위례~신사 민자사업과 관련해 평가위원 후보들을 상대로 이미 여러차례 문자를 보내거나 접촉한 사실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문자는 이어 평가위원 후보자들에게 도시철도및 연계교통 운용능력과 유지보수능력, 완전무인자동운전 고무차량 형식의 차량 적용, 한국형 무선통신 열차제어시스템등 13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사실상 2단계 기술평가가 시작도 되기전에 평가위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사전설명을 한 것이다.

그랜스타 컨소시엄은 이처럼 자신들의 장점을 길게 설명한 후 자신들이 문자를 보낸 것이 29일부터 시작되는 2단계 평가를 겨냥한 것임을 스스럼 없이 드러냈다.

“이제 사업자 선정을 위한 평가가 내일부터 2박3일 시행한다고 합니다. 저희 콘소시엄은 13년째 이 사업을 진행하여 온 노력에 대해 좋은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마지막 부탁 말씀드립니다. 그간 최상의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울연구원에서는 오랜 시간 노력하였고 오늘 중으로 최상의 평가위원님을 모시기 위하여 연락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이에 따라 저희 콘소시엄에서는 설계 성과에 다 담아내지 못한 부분까지 그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과정과 결과에 대해 마지막으로 위원님들에게 소상히 안내드리고 싶습니다.”

문자는 “오늘 연구원으로 부터 평가 가능여부에 대한 문의를 받으신 경우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찾아 뵙겠다”며“오랜 시간 사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얻은 내용을 소상히 설명드려 평가 결과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음으로써 이 사업을 함께해 온 모든 분들과 13년간의 노력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을 나눌 기회를 갖게되길 간구한다”는 부탁도 덧붙였다.

서울시연구원이 29일 공식평가에 들어가기전에 평가위원들의 명단을 미리 파악해 사전설명을 하겠다는 의도를 거듭해서 밝힌 것이다. 이에따라 그랜스타로부터 문자를 받고 사전 접촉한 사람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했을 경우 평가의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 위례~신사간 경전철 건설 민자사업 경우 현재 5개 컨소시엄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랜스타 컨소시엄측은 “문자는 컨소시엄 차원이 아니라 컨소시엄 참여 설계업체 직원중 한명이 보낸 것 같다”며“민자사업은 턴키사업과 달리 평가위원 후보자들 상대로 사전설명이나 접촉에 대해 따로 제재조항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서울시측은 이에대해 “그랜스타에서 문자를 보낸 사실은 평가를 담당하는 서울연구원에 통보해줄 생각”이라며“다만 모든 평가작업은 서울연구원에 의뢰를 했기 때문에 이번 건을 어떤식으로 처리할지 역시 서울연구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지난달 26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자사업 입찰공고이후 대우건설에 대한 특혜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서울시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조5천억원의 민자사업을 진행하면서 공정성 확보를 위한 기본적 내용을 준비하지 않아 심의가 로비로 얼룩지게 되면 시민들의 요금부담 증가와 시 부담금이 늘어나는데 서울시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