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선배님, 이 세상에 살아가는 작은 한 사람의 고민거리를 들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선배님 요즈음 코로나로 많은 걱정이 있으실 텐데, 몸 건강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23살 곧 지방대 대학에 복학을 하는 군대를 갓 전역한 청년입니다.

2월은 무척이나 우울한 달이라더군요 정말 죄송하지만, 우울한 얘기를 조금 해보려고 해요. 죄송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들이 무시하는 지방대에 입학을 했고,
그곳에서 현재까지도 친하게 지내는 동기 녀석 두 명을 만났습니다.
군 입대를 할 때쯤 동기 녀석 두 명이 저에게 "같이 자퇴를 하고 수능을 보자"고 얘기를 했었죠

저는 군 입대가 바로 다음 달이었고 자퇴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에
입대를 결정하고 어느덧 전역을 했습니다.

그 후 그 두 녀석의 근황을 들어보니 남들이 무시하는 지방대에서 탈출했고,
나름 괜찮은 대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모두들 그 위치에서 얼마나 더 열심히 하냐가 인생에서 크게 작용한다고 말하곤 하죠
그런데요. 저는 너무 걱정이 됩니다.

 과연 이 대학교를 나와 취직은 할 수 있을지 그렇지 않다면,

4년이란 시간과 이 대학을 나오기 위해 쓴 비용들을 

후회로 남게 될 거라는 걸 자취 시작 10일이 되는 지금 많은 감정이 오감니다.

살아온 날들을 후회로 채우고 있는 저에게
친 누님은 "OO아 정말 많은 고민을 해보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결정을 해봐"

누님은 유치원 교사로 2년제 대학을 나와 23살에 취직을 하셔서 자신의 노력으로 차를 뽑고 주택 청약에 당첨되어,
집안에 빚도 대신 갚아주고 있는 상황에  이제는 제가 걱정이 되는 눈초리로 바라보며 얘기하셨습니다.

누님의 걱정해주는 말들을 들을 때면

문득 군대에서 이력서를 뽑아서 쓰려다 종이 한 장에 아무것도 못 채우는 제 자신이 생각나

너무 한심해 보이고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앞섭니다. 

물론 지금까지 노력을 안 한 건 전부 제 탓입니다. 그래서 더 크게 후회하고 있는 걸 딛고 일어서야 하지만...
꿈.. 이 꿈이라는 게 없다 보니 뭘 해야 할지 몰라 대학은 일단 복학해버렸는데
자취방 접이식책상에 앉아  하루에 30개 씩 영어 단어를 외우고 있으면서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정말 맞는 걸까? 대학 동기에게 얘기를 해도 저와 같은 입장이라 기운 전파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만 들더군요.

선배님 인생은 정답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직 살 날도 많은 놈이 너무 걱정 한다지만,

지금 이 시기의 선택이 인생을 좌지우지 하기에.. 너무 나 도 걱정이  듭니다

전역하고 왜 이렇게 무기력해질까요..

전역하면 무엇이든 다 할 것처럼 의기양양했던 

제 모습은 어디가고 매일 자취방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