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님들 군대에서 자살한 제 친구 부모님 좀 도와주세요 (청원)

아들을 군대에 보낸 것이 제겐 천추의 한이 되었습니다.

제 아들은 수학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평범한 수학과 대학생이었습니다. 2학년을 마치고 우리 부부는 ‘누구나 가는 군대’라며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군대부터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2019년 1월에 군에 입대했습니다. 군이 어떤 곳인지도 모른 채 태연히 죽음의 길로 접어들었던 것입니다.

자대배치 후 만날 때마다 아들은 야위어 갔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얼마 전에 외박을 나와 부대로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심한 멀미를 했습니다. 그리고 2019. 7. 7. 새벽에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간부들이 괴롭힌다는 말, 밥맛이 없다는 말, 잠이 잘 안 온다는 말, 의가사제대라도 하고 싶다는 말.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말들이 다 살려달라는 절규였는데 설마 설마 했습니다. 아! 이래서 군대 보내는 게 아니라고 주변에서들 말렸었나 봅니다.

그날 이후 우리 부부는 지옥에 떨어졌습니다. 하늘과 땅이 뒤집혔고, 공황상태로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던 우리는 아들의 죽음을 들여다볼 힘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잘 해주겠다, 변호사 선임해봐야 달라질 것도 없다.”는 헌병수사관 말에 그런가 보다 하고 또 군을 믿고, 두 번이나 변호사 선임하려고 들썩였던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어떻게 되든 죽은 아들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하는 자포자기 심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은 조사하는 시늉만 하더니 결국 개인적 이유로 자살했다고 국립묘지조차 가지 못하게 하더군요. 아! 이래서 주변에서 ‘군을 믿지 말라’고 했나 봅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울고만 있다가는 소위 ‘개죽음’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어찌 정신을 차려 관련 기록을 받아 검토해보니...

아들은 막내라는 이유로 1주일에 3번씩이나 당직근무에 투입되었습니다. 당연히 피곤해서 졸 수 밖에 없는데, 군간부는 피곤한 이유는 살피지 않고 여러 차례 꾸지람을 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아들의 최선임병사에게 단도리를 치도록 했더군요. 군에서 실시한 검사에서도 위험이 감지되었는데 지휘관들은 간단한 면담 이외에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저에게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선임을 시켜 아들을 혼내게 한 간부가 정작 헌병대 조사를 받으면서는 “다 이해하고 넘어갔다.”라고 말한 것을 발견하고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부대로 쳐들어가고 싶었지만 정식 절차를 밟으라는 주위 사람들 말을 듣고 정식으로 지휘관에게 면담요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수사가 끝났으니 만날 수 없다.” “지금 부대를 찾아오는 것은 부대원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정 만나고 싶으면 재조사 신청해서 수사관 대동하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재조사라는 것도 군이 하는 것이고 그나마 1년도 넘게 순번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죽을 힘을 내서 정신을 차렸는데 아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1년 뒤면 병사들도 전역하고, 상관들도 전출하여 만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발 군대 말고 다른 기관에서 우리 아들이 어떤 생활을 하다 그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군 간부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었는지, 헌병대는 제대로 조사를 했는지 좀 속 시원히 밝혀 주시면 안될까요? 그리고 수사관 대동하고 오라는 5통신단장님! 그 자리가 그렇게 높은 자립니까? 진짜 세상을 떠난 건 내 아들인데 반성이라도 하신다면 부대원들을 죽이는 것이 내 아들이라고 말씀하시나요?
대통령님께서 “유족들 만나서 사과하고 자세히 설명 해 주라”고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