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하나를 강등 시켜야 하네요.

제가 담당하는 두 개의 부서 중에 하나인 무역부.

제가 처음 이 회사에 왔던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안정이 안되고 있네요.

처음에 왔을 때 부터 일이 많지 않을 때, 빨리 인원 충원해서 훈련시켜서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올라갔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그렇게 주장했었지만,

직장 생활의 유일한 걸림돌인 법인장이 다른 공장에서 일 봐주는데 굳이 비용 들여서 할 필요가 있냐 없냐 하면서

1년 넘게 질질 끌다가 늦게나마 현지인 관리자를 뽑았는데 그 관리자 마저 몇 달 만에 

개인 문제로 집에서 가출(?!) 하고 회사를 퇴사하고...

또 반년 넘게 관리자 없이 지내다가 얼마 전에 직원 하나를 충원했습니다.

경력이 10년도 넘고 해서 일단 올 한 해 현지인 관리자로 지켜 보고,

일을 잘 하면 내년에 정식으로 관리자로 발령내고 급여도 그 수준으로 올려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이 영 꽝이네요.

경력에 비해서 일도 잘 모르는 것 같고,

그렇다면 리더쉽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리더쉽은 전혀 없고,

다른 부서와 크고 작은 문제들을 계속 일으키고..

급기야 어제는 나름 무역부에서 일 잘하는 직원 둘이 사표를 들고 왔더군요.

아무래도 그 관리자 때문인 것 같아서,

다른 직원들 다 퇴근한 후에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역시나 그 관리자 때문이더군요.

어차피 엊그제 법인장하고 새로 관리자 뽑고 직원도 추가로 충원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미 한국인 관리자들은 관리자 새로 뽑기로 했으니까 신경 안써도 된다고 하고

일단 사직서는 반려를 했습니다.

오늘은 무역부 직원 대다수가 교육을 간 관계로

월요일날 직원들 모아 놓고 부서 개편을 좀 해야 겠습니다.

이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한 남자 직원이 리더 였는데,

당분간 그 남자 직원이 부서를 통솔하게 할 예정입니다.

그 친구가 업무 경험은 좀 떨어져도 리더쉽은 있으니까 부서원들 관리는 어느 정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관리자로 있던 친구는 원래대로 일반 직원으로 강등시키고,

차후에 추가로 직원 충원하면 그 중에 한 명을 그 직원 밑으로 해서 같이 업무를 처리하게 하려고 하네요.

같은 사무실에 있지만 그 안에 별도 사무실로 있는 회계부와 바깥 쪽에 있는 무역부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서 제가 수시로 관리하기가 좀 힘든 면이 있습니다.

조만간 현재 공장 옆에 신축하고 있는 공장이 완공되면,

몇 개 부서는 그 공장으로 이전할 예정이라 지금 관리 사무실 바로 옆에 있는 큰 사무실이 비게 되어

거기를 제가 관리하는 부서들 이전시킬 예정입니다.

그 때가 되면 아무래도 지금 보다는 관리하기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아주 편한 월급루팡 와중에 유일하게 저를 괴롭하는 스트레스 꺼리가

무역부 안정화 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