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기 하니 어릴 때 생각이 나네요.

제가 어릴 때는 소위 일자자전거라고 불리던 MTB가 초창기 도입되어 인기를 끌다가,

묘기용 자전거로 불리던 BMX 계통의 자전거들이 한창 인기를 끌던 때 였습니다.

저도 두 종류 다 끌고 다녀 본 적이 있었죠.

살던 동네에 한강공원이 있었고,

무엇 보다 제가 다니던 중학교는 전국 유일의 자전거 주차장이 있던 곳이라서

그 지역 남학생들은 어지간하면 다 자전거가 있었을 정도 였습니다.

자전거 주차장이라니 좀 이상하죠?

학교 앞에 주차장이 있었는데 그 곳은 학생들 대상으로 자전거를 주차해 주는 자전거 전용 주차장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가 같이 있다 보니 간혹 오토바이를 주차하는 고딩들도 있었는데,

대부분 자전거 였고....한번에 천대 이상의 자전거들이 주차가 되어 있었습니다.

1일짜리를 끊을 수도 있는데 대부분 통학용으로 쓰다 보니 월정액 3천원인가 5천원인가 내고 주차장을 이용했었네요.

암튼...그런 환경이라 자전거의 대부분은 저학년 때는 MTB,

시간이 조금 흐르고 BMX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는 두 종류가 양분되었던 것 같네요.

당시에 학교 끝나고 자전거 가지고 묘기 부린다고 별 짓 다했던 것 같네요.

두 손 놓고 자전거 타면서 이리저리 방향 전환 하는 것은 기본이고...

앞바퀴 뒷바퀴 드는 것도 기본이었고....

당시 친구들하고 많이 경쟁했던 것이 브레이크 잡고 멈춘 상태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는가 였습니다.

자전거 안장이 땅바닥에 닿을락말락하게 자전거를 기울여서 균형잡는 경우도 많았죠.

뭐....그건 그랬었고...

자전거 타면서 죽을 뻔한 경험이 몇 번 있었네요.

첫번째는 초딩 5학년 때, 당시 미국에서 수입한 퀵실버라 불리는 MTB를 친척형이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그걸 빌려 타고 학원에 갔었습니다.

저에게는 안장의 높이가 높았던 자전거 여서 건물 입구 위에 올라가서 자전거에 앉는 순간

균형이 무너지면서 옆으로 넘어졌었습니다.

그 학원은 코너에 위치해 있었는데 제가 넘어짐과 동시에

연탄을 가득 실은 타이탄 트럭이 코너를 돌면서 제 뒤 쪽에서 오고 있었습니다.

고개만 살짝 돌리는데 바퀴 밖에 안보이더군요.

죽었구나 생각하고 몸을 움추리는데...그 짧은 순간에 정말 많은 기억들이 스스슥 하고 지나가더군요.

그리고 정말 그 짧은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었습니다.

뭐가 머리에 스치는 느낌이 나는데 잠시 후에 눈을 떠보니 차가 저를 지나쳐서 멈춰 있더군요.

운전기사가 얼굴이 새파래져서 뛰어내려오는데 제가 벌떡 일어나니

주저 앉을 것 처럼 비틀대더군요.

만약에 몸을 움추리지 않았다면 바퀴가 머리를 밟고 지나갔을겁니다 ㅎㄷㄷ

두번째는 중딩 때 였는데....자전거 브레이크가 중간에 고장이 났습니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자동차가 튀어 나오는 겁니다.

엇 뭐 됐다라는 생각에 바퀴를 최대한 틀었습니다.

차는 중간에 나오다가 급브레이크 밟고..

저는 우회전으로 코너에 있던 주택 쓰레기 더미를 들이받았었네요.

다행이 많이 안다쳐서 또 벌떡 일어났던 경험이 있네요.

세번째도 중딩 때 였는데 주택가 코너에서 친구랑 자전거를 끌고 가던 길 이었습니다.

이야기하면서 걷는데 갑자기 또! 타이탄 트럭이 크게 급코너를 돌더군요.

씨바..여기는 주택가인데...

제 쪽으로 바짝 붙는데...이건 자전거 놓고 도망가기도 늦은 시각.

자전거를 든 상태에서 그대로 버텼습니다.

자전거 놓치는 순간 죽는다고 생각하고요....

트럭이 제 자전거 바퀴를 밟고 지나가면서 제 자전거 바퀴가 ㄴ자로 휘어 버렸더군요.

운전기사가 미안하다고 바퀴 새로 갈라고 돈을 주고 가고...

저는 바퀴 밟아서 다시 폈는데....그 상태로 타다가 또 죽을 뻔 했었네요.

이게 조그마한 충격에도 바퀴가 확 휘더군요 ㅋㅋㅋ

네번째는 고딩 때 한강에서 야간에 자전거를 탈 때 였습니다.

강변을 씽씽 달리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다가 밑을 본 순간!!!!

물 빠지는 구멍이 바로 앞에 딱!

급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이미 늦었고...

바퀴가 그 구멍에 빠지는 순간 저와 자전거는 한참을 날아갔습니다.

진짜 기적적으로 별로 안다치고 바닥을 굴렀는데...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쪽팔리다는 생각이 또 바퀴가 휘어져 버린 자전거를 급하게 끌고

그 자리를 피했었네요.

암튼 회게에서 자전거 이야기를 보다 문득 옛생각이 나서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