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 보다가 생각난 개인적 군대 에피소드(더러움 주의)

http://www.etoland.co.kr/bbs/board.php?bo_table=etohumor01&wr_id=1263821

새벽 근무 중 월급루팡 하면서 유게 보다가 저 게시물의 군대서 안되는게 어딨냐는 베플을 보니 생각나는 군대 에피소드가 있네요

제목처럼 레알 꿀보직이 하룻밤만에 헬보직으로 바뀐건데...귀찮으니 음슴체로

ㅡㅡㅡ

군대서 포병 전포로 근무 중이었는데, 선임 중오폐수 관리병 급전역하는 바람에 대타로 한 4개월 있었음.

참고로 오폐수 관리병은 진짜 레알 꿀보직...

기계를 계속 만져줘야 하기 때문에 아침 저녁 점호, 근무 다 빼먹고 그 시간에 오폐수 관리 사무실에 감.

심지어 일과도 사무실에 있음.  하는거라곤 기계 봐주고 때때로 지하 처리장 내려가서 약품 던지고 먼지 쓸고...사무실엔 냄새도 안올라옴

그래서 한 3개월은 거의 빈둥거림. 티비가 없어서 안타까웠지만 책 보고...이�� 에픽하이 플라이 앨범 나왔을때라 그거 다 외우고 ㅋㅋ

암튼 그렇게 군대서 신선놀음 하고 있었는데,  문제가 있었음. 바로 대타 기간에 장마철이 껴있었다는거...

ㅅㅂ 우리 부대 하늘에만 싱크홀 생겼나,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비 퍼붓던 날 밤에 일이 터짐

보통 뭔가 문제가 있으면 불침번이 깨우고 상황실이나 지통실 가는데, 그땐 불침번이 아니라 당직사령이 직접 깨우러 옴;;

근무도 안 나가는 날 사령이 왜 깨움. 그래서 직감함 오폐수 처리장 ㅈ됐다고....  역시나  가보니까 넘침 ㅋㅋㅋ

사무실에서 지하까지 대략 5m 차이 나고, 또 지하에서도 처리장 깊이가 상당한데  사무실 문 앞까지 찰랑거림 ㅅㅂ 색깔도 까매서 엘라스틴인줄 ㅋㅋㅋㅋ

근데 넘친게 왜 ㅈ된거냐...문 제는 모터...지하에 12개가 박혀있었는데 개당 천만원쯤 함. 도합 1억2천...

보직 인계 받을때, 혹시나 이런 경우를 대비해 침수되도 괜찮다곤 설명 받았지만 군대서 그런게 어딨음...

뭐 어차피 천재지변이고 나야 끽해야 영창이 끝이지만 그거야 사병 이야기고......간부들은 ㅋㅋㅋ

새벽 네 신가 그랬는데 내가 잠에서 깬지 대충 20분 만에 온 관리감독 전포관 도착. 그리고 몇분 후 대대장 연대장까지 옴ㅋㅋ

왜냐면 여기가 사단 오폐수 처리장이라 사단장 밑으로 다 ㅈ되는거니까 ㅋㅋㅋ

근데 어차피 나야 이거 천재지변이니 뭐 어떻게 할 수 있나. 끽해야 양수모터 가져와서 물 퍼내서 옆에 하천으로 흘려보내겠지 했는데....

대대장: 야...포대장(당직사령)아. 우리 스킨스쿠버나 다이빙복 있냐

포대장: 아뇨(당연히 있을리가...)

대대장:.......XXX아(본인). 저기 창고에 가서 화생방 보호의 꺼내와라

이런 시부엉...빗물물이 내 우의를 파고들어 몸 곳곳을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이 순간 만큼은 등에 땀줄기를 너무 생생하게 느낌 ㅋㅋㅋ

근데 대대장 저렇게 말하고 옆에서 연대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나 지켜보고 ㅋㅋㅋㅋ 상말 나부랭이가 뭐 어떻게 함 ㅋㅋㅋㅋ

일단 화생방 보호의 가져옴...그리고 잠깐 대기하라더니 대대장이 당직사령을 어디로 보냄. 그리고 한 30분 후에 수건이랑 물안경 들고 옴 ㅋㅋㅋㅋ

대대장: XXX아. 비 좀 닦고 이거 입고 써라. 그리고...모터 꺼내와라..

망할 ㅋㅋㅋㅋㅋ 육이오때 괴뢰군한테 돌격하라고 시키는 간부라도 저때보다 덜 비장했을듯 ㅋㅋㅋ

결국 화생방 보호의 입고 조금 후에 또 당직사령이 어디선가 낚시용 작은 손전등 가지고 와서 그거 가지고 작업 시작 ㅋㅋㅋㅋ

그나마 높은 데 있는 모터는 똥물이 가슴팍정도까지 안오니까 랜턴 비추고 나사 풀면서 모터 뺄 수 있었음.

그렇게 세개 빼내니까 날이 밝고, 또 어디서 진짜 잠수복 가져옴 ㅋㅋㅋㅋㅋ 그리�以빱� 산소통까지 등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 다행이 물이 조금 빠져서 깊은 곳에 있는 모터도 뺄 수 있었는데 어쨌든 조금씩이나마 잠수해야했음 ㅋㅋㅋㅋ

아 진짜 그때 그 물의 촉감은..........................다행히 똥물이라도 물에 상당히 희석(?)되서 똥덩어리들이 뭉쳐있지는 않음. 암튼 생략...

그렇게 오후 2시까지 작업함...대대장 연대장은 밥도 안 먹고 옆에서 지켜봄 ㅋㅋㅋ 나도 밥 먹을 시간이 어딨음

겨우 작업 끝내니까 취사병이 밥 갖다 줌 ㅋㅋㅋㅋ 그리고 연대장 명령으로 샤워장 통제하고 나 혼자 온탕에 온수 틀어놓고 두시간 있다오라고.

그리고 장마철....그래서 연대장이 장마 끝날때까지 넌 오폐수 사무실에서 나오지마 ㅋㅋㅋㅋㅋㅋ

밥도 매끼니 취사병이 갖다주고 점호도 선불폰 하나 사다주고서 그걸로 함 ㅋㅋㅋ

그렇게 열흘쯤 있었나....다행히 그날 이후로 또다른 비상 사태는 없었고

이 일은 사단장까지 보고돼(그렇다고 연대장한테 들음) 무려 6박7일의 휴가를 받음ㅋㅋㅋㅋ

집에 와서 정기 휴가도 아닌데 뭐그리 긴 휴가를 받았냐고 부모님이 물으셔서 똥물에 들어간 댓가라곤 차마 말씀 못드리고

그냥 북한 때려죽일 놈이라고 대적관 발표하는거 있는데 그거 사단장 표창 받았다고 둘러댐 ㅋㅋ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내 피부는 씹창남...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랬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