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20의 기관포 논쟁에 대해

중국 측에선 이렇게 말합니다.

"젠-20은 독파이트 임무를 위해 만들어진 스텔스 기가 아니다 "라고.

이를 뒤집어서 말하면

'독파이트 만큼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가 보다 더 정확한 의미일 지도 모릅니다.

F-15와 혹 공중전에서 정면으로 맞붙게 되는 상황을 가정할 순 있지만 젠-20으로선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할 순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강력한 센서와 장거리 미사일, 스텔스 디자인으로 미군의 항공전력,

특히 공중급유기나 조기 경보기 그리고 기타 지원기들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정도인데요.

이들은 장거리 작전 수행 과정에 없어서는 안 될 미군의 핵심전력이죠.

현대 공중전에서 캐논으로 적기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 위해선 적기로 부터 250m 안팎까지 접근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전투기 조종사라면 캐논 보단 당연히 30km 이상은 날아가서 적기를 맞출 수 있는 미사일을 선호하겠죠.

300m 앞에서 적기를 만나게 된다고 해도 먼저 미사일 부터 찾을 겁니다.

일단 젠-20의 설계 개념에 근접전 요소가 들어있지 않다면 중국 측 입장도 설명은 됩니다.

공간이나 (이륙)중량 등을 보존해 다른 테크놀러지 적용을 위해 쓸 수 있을 테니까요. 

Not every jet needs a gun, and not every jet needs to dogfight.

이게 좀 더 현실성 있는 주장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1960~70년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전투상황도 한 몫을 하고 있을 겁니다.

적기와의 근접전, 독파이트를 개발 조건에 전혀 담지 않았다는 건 미국 입장에선 다소 의외라고 보일 수 있습니다.

과거 '캐논을 이용한 공중전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면서 F-4 팬텀을 미사일로만 무장시킨 후 낭패를 겪기도 한 미국의 쓰라린 기억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적기는 내가 모는 전투기의 캐논을 '재밍'시킬 수 없습니다. 플레어나 채프도 마찬가지죠.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또 레이더도 필요없습니다. 로켓부스터 같은 기능이 필요없이 기체가 날아가는 속도, 음속 이상으로 그대로 총구를 떠나 적기에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F-22가 개발 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입니다.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랩터에는 8발의 미사일과 480발의 20mm 로터리 캐논이 들어갑니다. 5초간만 당기고 있으면 모두 발사되죠.

미국의 전투기 설계 요소엔 베트남 전의 공중전 경험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F-35는 근접공중 지원에서 공대지 임무까지 다목적으로 설계된 전투기라 캐논이 들어갔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캐논이 사용됐습니다.

' 최후의 건파이터(The Last of the Gunfighter)' F-8U 크루세이더. 에어리어 88에서 신이 초반에 몰던 기체.

공대공 임무에서 캐논이 사용되는 경우는 단지 도그파이팅이 임박했을 때입니다.

기동성이 높은 기체에서 캐논을 쓴다는 건 현대전에선 상당히 도전적인 임무가 될 수도 있습니다.

2차세계 대전 때에 서로 꼬리를 물고 물리며 상승, 강하, 선회 기동을 하며 전투를 벌이던 프로펠러 기들 하고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F-22나 젠-20, 혹은 수호이 35 같은 기동성이 높은 5세대 전투기들에게 캐논은 정말 극도로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도 최근 몇 십 년 동안 캐논으로 '킬'을 기록하진 못했고요.

1991년 걸프전 당시 위 사진 속, 탱크버스터 A-10기가 이라크 헬기를 격추시킨 게 미군기가 캐논으로 마지막 공식 '킬' 기록이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