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토에 이렇게 자유주의자가 많은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원래 토렌트 공유 사이트였으니 그럴만도 하려나 싶다가 잠들어있던 아이디들이 갑자기 나타나 목소리를 높이는 재미있는 광경을 보면 이상하다 싶기도 하고요. 자유주의를 넘어 거의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사람도 많이 보여서 그것도 참 흥미롭네요. 제가 그동안 지켜본 이토는 어느정도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 모인 곳이라 여러 면에서 보수적인 의견을 자주 접했는데 근래 다른 사이트가 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의견이 나오네요. 물론 제가 말한 보수의 의미는 지지하는 정당같은 정치적인 의미를 떠난 표현입니다. 다양한 의견이 오고가는 건 커뮤니티에선 나쁘다고 보긴 어렵고 오히려 좋은 현상이라 생각해야겠죠.
요즘 이 주제에서 의아한 이유는 이번 일에 분노하시는 분들이 도대체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 입니다. 올라오는 글과 리플을 가볍게 읽으면 간단하게 보이기도 해요. 감청 싫다. 우려스럽다. 문제있다. 야동 때문에 이러는거 아니다.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는 어떡할래? 딱히 틀린 말은 아니고 사안에 따라서 시민이 정부에 낼 만한 목소리니까 이해는 가요. 그런데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의 대화를 보면 정말 이상하거든요. 우려의 수준이 아니고 엄청난 분노를 쏟아내고 있으니까요.
지금 현상이 야동은 때문은 아니라지만 수 많은 사람이 성인임에도 자유롭게 포르노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를 한 건 맞죠. 오히려 차단될거라 생각했던 여러 성인사이트 접속이 원활하니까 감청으로 이슈가 옮겨 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자니 참 아이러니하고요. 게다가 막상 현실을 보니 차단된 건 거의 다 불법도박 사이트였죠. 그럼 이 분노는 야동이 아니라 불법도박 때문이려나요?
불법감청이다. 위헌이다. 자유가 침해된다.
국가가 어느 정도까지 개인의 자유를 침해 할 수 있는가? 이런 의문은 충분히 토론 할 만한 중요한 이야기인데요.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보면 대한민국은 이미 망한 것 처럼 말하니 답이 없어요. 그것보다 지금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계신지 참 안부를 여쭙고 싶을 정도니까요. 나의 정보를 국가와 여러 단체가 들여다보는 것이 싫은 분들은 해외여행은 어떻게 다니시는 지 궁굼하고요.
여러 범죄 혐의가 있는 사이트로 인해 피해를 보는 국민이 상당하고 그 피해를 막아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니하루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한정된 자원으로 일처리를 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요새 일어난 일이었다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부분은 행정 절차와 국회 입법을 통해 보완해 나가며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에 응답하면 될 거라 보고 있고요.
이렇게 중요한 토론 주제가 하필 성인사이트와 도박사이트가 차단 될 때 활발하게 일어났는지 안타깝네요. 이미 진 싸움이나 마찬가지인데 거기다 더해 정부 망하라고 외치니 대중의 공감을 얻기도 어려울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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