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야간에 운전하던 임슬옹이 교통사고를 냈고, 무단횡당하던 보행자는 치어 숨졌다는 게시물이 있었습니다.
그 게시물 자체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습니다. 이런 사고는 확률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운전자가 임슬옹이었기에
기사가 났을 뿐이니까요. 과실이 누구에게 있냐를 떠나 고인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하지만 그 밑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다들 전문가에 판사들입니다.
우리가 가장 못하는게, 결론을 내리기 전에 지켜보기인 것 같습니다.
그냥 팩트를 팩트로만 바라보는 훈련이 정말 안 되어 있습니다.
그 팩트를 근거로 판단을 내려야만 속이 시원한 사람들 같습니다.
작은 사안사안마다 의견이 갈리기도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쏠리기도 합니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바라보고 지켜보기만 해도 될 일을, 어느 한쪽에 서버립니다.
그리고 그 쪽을 신나게 대변하지요.
아무런 이득 없이 감정을 소비합니다.
새로운 뉴스가 나올 때마다 거기에 휩쓸리며 어느 한쪽에 서기를 앞다투는 사람들
선동하기 가장 좋은 대상이 아닐까요?
앞뉴스에 파르르 떨다가 뒷뉴스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는 사람들
언론이 다루기 가장 편한 사람들이 아닌가요?
기레기를 욕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기레기들 떡밥에 쉽게 휩쓸렸는지도
생각해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서늘한 눈으로 기사를 바라보는 독자를, 기자는 가장 무서워합니다.
기자는 전문적인 글쟁이답게 기사에 자신의 의도를 끼워넣습니다.
그들의 놀이에 놀아나며 기레기를 욕하는건 모순입니다.
뉴스가 다루지 않으면 관심도 없다가
뉴스에 나오면 우르르 몰려드는 사람들...
검찰의 가장 큰 권력은 기소권이 아니라 불기소권이듯
언론의 가장 큰 권력은 기사를 쓸 권리가 아니라, 기사를 쓰지 않을 권리입니다.
수 없이 많은 것들을 묻고 지나가는데
그저 올라온 기사에만 휩쓸려 갑론을박하는데 치우치는 사람들
말로는 기레기라 욕하지만, 결과적으로 언론에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사람들입니다.
판단하지 말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어느 한 쪽에 설 이유도 우리에겐 없고
그걸 판단할 정보나 근거도 우리에겐 딱히 없습니다.
내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면
감정까지 담아가며 싸울 이유도 없습니다.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싶어 이른 아침부터 진지를 빨아 봅니다..
오늘도 많은 비가 온다고 합니다. 다들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기타)
아반떼 N과 중국 고성능차랑 비교한 중국 인플루언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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