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마트/슈퍼들 가격별/인식별

어제 올리려다가 조이 나오는 드라마 보고 그냥 잤어요. ㅋㅋ

우선 오늘은 그냥 간단하게 현존하는 독일 마트들을 대강 구분지어서 올려봅니다.

마침 위키에 마트들이 나열되고 구분이 되어 있어서 그 표를 기반으로 쓰지만 주관적인 의견 기반으로 설명함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주관적이라 해도 저도 독일에 하루 이틀만 사는 건 아니란 점은 조심히 말씀드릴게요.

우선 위키 링크:

https://de.wikipedia.org/wiki/Liste_von_Lebensmitteleinzelh%C3%A4ndlern

우선 이 표에서 제가 사는 남쪽에서는 본 적이 없는 두 세개 메이커는 지우고 논합니다.

여기서 Biosupermarket은 친환경 유기농 딱지 붙여서 파는 마켓,

Discounter가 저가 슈퍼 체인, (Discount=할인)

Vollsortimenter가 마트라고 (Vollsortiment=전품목)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우선 Biosupermarket이란 건 십여년 전 즈음부터 사람들이 '친환경, 유기농' 딱지를 찾기 시작하면서 그런 딱지 붙은 물건만 파는 메이커들이 생겨났고, 그 중에 꽤 자리를 잡게 된 Alnatura가 기어코 친환경 유기농 슈퍼라는 체인점을 만들어내게 된 거죠.

물건값은 비교적 꽤 비쌉니다. 독일 내에서도 몇년 전부터 과연 '친환경', '유기농'의 기준은 무엇인가? 법적 기준은 애매한데?: 무조건 농약을 치지 않은 것이 병충해로 인한 감염에 더 취약하지 않은가 등의 논의가 벌어지기는 하지만, 하여튼 친환경'만' 찾는 사람들은 자부심 있게 사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저렇게 발전된 것이죠.

보통은 Alnatura 체인보다 큰 도시 시내마다 큰 Bio 슈퍼들이 한 두 개 있는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상 저런데 가는 사람은 독일 평균 소득이 어느 정도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끔 가다 저런 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채소 또는 특정 견과류(예를 들면 카카오콩 볶은 것), 유럽산 '괜찮은' 두부 등의 저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상품을 구하러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가면 저기서 일주일치 장을 보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긴 해요.

Vollsortiment는 말 그대로 '전품목'이 있는 마트입니다. 꼭 '할인' 마트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꽤 큰 면적에 약간 코스트코 느낌도 나기도 합니다만, 그건 아마 서양 애들 진열 방식 때문일 겁니다. 뒤에는 상자 쌓아놓고, 앞쪽에만 진열해놓고 이런 식으로요. 물론 코스트코 양재점의 그런 큰 면적도 절대 아니고, 그렇게 크게 묶어 파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보통 자가용이 있는 사람들은 이곳에 가서 장을 봅니다.

남쪽에는 특히 EDEKA, KAUFLAND, REAL 그리고 REWE가 있고요, REWE 경우는 같은 급이라 해도 몇몇 예외적으로 큰 곳을 제외하면 면적이 작습니다. 주로 시내에 '메이커 슈퍼' 조금 큰 것 정도로 위치한 게 많고, 가끔 가다가 주택가 근처에 좀 큰 곳들이 있지만 앞에 언급된 KAUFLAND나 REAL 같이 큰 면적은 아닙니다.

EDEKA 경우 EDEKA CENTER라고 해서 KAUFLAND나 REAL 같이 큰 면적의 마트가 있기도 하지만, REWE 정도 크기의 번화가 메이커 슈퍼로 자주 존재하고요. 확실히 보유한 물건의 종류가 면적에 비례합니다. '주말 장'을 보러 가는 건 시내 슈퍼가 아닌 EDEKA CENTER고요.

KAUFLAND와 REAL은 슈퍼 크기가 아니기에 시내나 번화가에는 거의 없고, 주택가 근처에 크게 건물과 주차장을 따로 사서 그곳을 주택가 주변 상권으로 만들어 버리는 곳입니다.

재밌는 건 같은 '마트'급이지만 가격과 취급 품목들에 차이가 있다는 건데요,

우선 기본적으로 얘네들은 다들 '일반적인 메이커의 식품'들을 다 판매합니다. 제가 '일반적인 메이커'라 하면 뭘 뜻하나 하실텐데, 한국에서 '청정원', '풀무원', 'CJ', '목우촌' 등의 메이커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에 언급된 Vollsortiment에 가면 이런 메이커의 상품들이 '메인'입니다.

물론 그 이외에도 각자가 계약한 영세 식품업자(?)상품,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에 중점을 둔 같은 종류의 자체 PB 상품 이 구비되어 있고요. 이외에 얼마 전부터 '지역 농가를 돕자! 믿을 건 우리 지역에서 자란 작물들 뿐!'이라는 유행을 타고 지점마다 'Regional'이라고 해서 조금씩 지역 농가에서 마련한 작물을 팔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자가용이 있는 일반 독일 가정의 '주말장'은 이곳에서 본다 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일 궁금해하시는 건 가격일텐데, 같은 메이커의 같은 상품이라도 KAUFLAND가 저 중에 제일 저렴 합니다. 대신 진열의 '아름다움'에도 신경을 제일 덜 씁니다. 깔끔한 창고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채소, 과일류도 있을 건 다 있으며 가격도 합리적인 가격이고요.

REWE 경우 번화가 REWE는 주로 좁고 편 의점 느낌이 강합니다. 가격은 그냥 '메이커 정가' 정도고, 채소 과일은 KAUFLAND보다 비싼 편입니다. 그냥 혼자 사는 경우 몇 개만 살 때는 큰 차이는 안 느껴지고요. REWE는 외곽에 큰 곳을 가도 그냥 좀 더 넓고 물건 종류가 약간 더 많다 뿐이지 편의점/슈퍼 느낌입니다. 저 표에 전품목 마트로 기재가 된 건 사실상 가격이 그냥 '정가' 이기 때문이죠.

번화가에 있는 EDEKA도 REWE와 비슷한 느낌이라 보시면 됩니다.

EDEKA CENTER와 REAL을 봅시다. 얘네는 가면 못 찾는 게 없다 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EDEKA CENTER의 경우 최근 '고급 수입 식자재 마트'를 따라하면서 진열도 정말 깔끔하고, 수입 식품, 송로버섯이나 특별한 소금, 거위 간 등의 기호식품들 역시 항상 진열 되어 있습니다.

REAL 경우 위에 언급된 '기호 식품'의 경우 항시 구비는 아니지만, 반대로 수입품 진열매대가 따로 있어 아시아, 멕시코, 미국, 지중해 등의 통조림 식품, 저장 식품 등을 항상 구할 수 있고요.

이런 식으로 다른 마트들과 '급의 차별'을 두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대신 채소, 과일 등의 가격이 거의 슈퍼의 2배 입니다. 자기네 딴에는 유기농 코너도 따로 해놓고, 지역 상품도 따로 해놓고, 뭐 더 좋은 물건, 더 좋은 농가에서 떼어온 것 같이 광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딱히 가격이 2배인 만큼의 맛과 질 차이는 못 느끼겠더군요.

하지만 요 상한 열대지방 과일들도 먹고 싶지 않은 가격이라도 구할 수는 있답 니다.

쇼핑 후 가격으로 보면 마트 경우

EDEKA=REAL >= REWE >  KAUFLAND 라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참 웃긴게, 그렇게 외부에서 보기에는 합리적이라는 독일 사람들도 의외로 '허영'이란 게 없지는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또 KAUFLAND는 마트가 거지 같아서 안 간다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는 재밌는 현상이 있는데, 제 경험상 KAUFLAND가 동일 회사 동일 제품도 유통기한이 훨씬 길은 적이 많더군요. ^^ 물론 가격도 한 10% 정도 더 저렴하고요. 아무래도 물건 교체가 빠른 게 원인 일 겁니다.

tegut은 큰 도시 시내에만 몇 개 보이는데,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습니다. 같은 물건도 더 비싼 게 많고, 유기농 제품도 유기농 마트보다 비싸고 한데, 얘네 모기업이 스위스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들어가면 그런가보다 하게 되는 정도입니다. 독일 마트에서 못보던 스위스 식품들도 있고 그렇긴 한데 굳이 찾아서 가게되지는 않더군요.

이상 Vollsortiment에 속하는 마트들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이제 인터넷 유머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독일 영수증들의 산지인 Discounter에 대해서 쓸텐데, 이따가 다른 글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