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거 마눌님에게 절이라도 해야 하나?

아버지가 평생을 속을 썩이시더니 이제 나이 좀 드셔서 조용하신가 했더니

나이를 드셨다고 치아가 문제네요.

치과에서는 치아를 다 뽑아내고 임플란트틀니를 해야 한다고 했다네요.

가격은 약 600만원 정도 나왔다고 하더군요.

저 말고는 딱히 돈 나올 구석이 없으시니 어쩔 수 없이 저에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드리면 되는데 문제는 지금 자금사정이 좀 꼬여 있다는 겁니다.

여유자금이 죄다 묶여 있네요.

얼마 전에 땅을 사면서 여유자금이 거기로 많이 들어가고,

남아 있던 여유자금은 처남 통해서 사채를 굴리고 있었는데 돈을 빌려간 사람이 자금경색이 왔네요.

뭐...땅을 담보로 잡고 있어서 받는데는 문제가 없는데 현금화가 시간이 걸리는 것..

거기에 얼마 전에 동생네가 코로나로 좀 힘들어 해서,

가불 땡겨서 돈을 줬더니 제가 가용할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어졌네요.

암튼..호치민으로 옮겨서 생활비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고 진퇴양난이더군요.

일단 마눌님에게 상의는 해봐야겠으니 말은 꺼내봤습니다.

" 지금 아버지가 치아에 문제가 있으셔서 임플란트 틀니를 하셔야 한대. "

" 그런데? "

" 당신도 알다시피 그 분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걸 하겠냐? 

  그래서 말씀을 하셨는데 일단은 우리도 당장은 여유 자금이 없으니까,

  일단, 빌려서 치료 받으시라고 했어.

  돈은 내 용돈에서 매달 조금씩 갚으면 되지.

  그러니까 당신은 그렇게 알고 있어 "

" 지금 우리 여유 자금 없는 거 알지? 우리 이사해서 생활비도 많이 들고 어떻게 방법이 없네 "

" 나도 알아.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말씀 드렸고. 당신은 신경 쓰지마. 알아서 할께. "

뭐..이런 식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저녁 먹고 산책을 나갔는데 마눌님이 그러더군요.

" 있잖아. 오빠 한테 줬던 돈 다음달에 받을 수 있을 것 같대.

 만약 그 돈을 우리가 돌려 받으면 10월, 11월 생활비는 부모님 드려.

 그 돈 받아도 토지 잔금 치뤄야 하는 거 알지?

 토지 잔금 치루면 조금 남으니까 그걸로 내가 두 달 생활비 쓰고,

 우리 생활비는 부모님 드려.

 그런데 돈을 오빠한테 받아야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건 알지? "

" 꼭 그렇게 안해도 되는데.."

" 우리 아니면 누가 부모님을 도와. 

 그 분들이 해결하게 놔두면 얼마나 힘들어 하시겠어?

 그냥 두 달 좀 더 절약하면 되니까 그렇게 해 "

" 어...알았어 "

항상 이런 식 인 것 같네요.

뭔가 문제가 있어서 이야기를 하면 난 몰라 이러고는..

시간 좀 흐르고 해결책을 만들어 주네요.

이거 마눌님에게 절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