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 '사격' 표현 대신…북한군, '은어'로 사격명령 전달

'사살' '사격' 표현 대신…북한군, '은어'로 사격명령 전달

[앵커]

공무원 A씨가 숨진 그날 밤의 정황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당시 북한군이 '사살'이나 '사격' 같은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JTBC 취재 결과, 북한은 자신들이 평소에 쓰던 '군대 은어', 그러니까, 북한군들이 쓰는 줄임말로 '사격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국방부는 우리 군이 입수한 첩보 중에 '사살'이나 '사격' 같은 단어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두희/국방부 정책실장 직무대리 : 단편적인 여러 조각 첩보들을 종합분석하여 얻은 결과이며 이는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후에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공무원 A씨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판단을 내리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건 당시 북한군이 암호문을 쓰진 않았지만 군대 은어가 섞여 있어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직접적으로 사살 또는 사격하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자신들이 쓰는 줄임말을 사용해 명령을 전달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대위급인 단속정장이 북한 해군 지휘부에게 지시내용을 되묻는 등 일부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는 늑장 대응 의혹을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군이 CCTV 들여다보듯 실시간으로 파악을 하고 있었는데도 정부가 대응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에 먼저 알아보자'는 판단 때문에 피살 발표가 늦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