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사라질 북성포구 선상 난전(亂廛) 둘러보기

인천역.

대한제분 담을 끼고 북성포구로 가는 길.

작은 어선 네 척이 들어와서 꽉 찬 북성포구.

모과주와 감성돔회, 우럭회.

손수 회를 뜬 감성돔회와 우럭회.

 10월 18일(일요일)에는 최근에 유튜브를 통해서 알게 된 북성포구를 다녀왔습니다.

 매일 작은 어선 몇 척이 들어와서 선상 난전이 열린다는데 자연산 회도 오랜만에 먹어 보고 싶고 인천 앞바다도 보고 싶어서 전철을 타고 2시간 만에 인천역에서 내렸습니다.

 바다타임닷컴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인천 물때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확인한 이날의 만조 시각은 17시 56분이라서 그 네 시간 전인 13시 56분까지 북성포구에 도착해야 배들이 들어오는 시각에 맞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가는 길이라서 15분쯤 늦게 도착하니 이미 네 척의 배가 다 들어와서 꽉 찬 포구에는 구경꾼들이 즐비하고 선상 직거래는 좋은 물건은 많이 팔리고 난 분위기더군요.

 그래도 네 척의 배를 다 둘러보니 새우와 꽃게가 많고 횟감으로는 광어와 밴댕이가 좀 많이 잡힌 편이고 유튜브에서 본 큰 우럭을 기대하고 왔었는데 우럭은 작은 것으로 세 마리 밖에 남아 있지 않고 그게 1kg이 안 되니 비슷한 크기의 감성돔 한 마리를 얹어서 2만 원에 주겠다고 하네요. 좀 망설이다가 샀는데 횟집에서 회를 떠 준다고 해서 횟집촌으로 가니 한 곳에서는 1만 원, 다른 곳에서는 2만 원을 요구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떠 주지 않는다고 해서 1만 원에 뜨게 됐는데 작은 물고기들은 손이 많이 가고 손을 다치기도 쉽다고 말하며 회를 떠 가면 맛이 줄어든다고  포만 떠 주더군요.

 다시 선상 난전에 돌아와 보니 선상이 아닌 포구에서 크기에 따라 네 마리에서 여섯 마리까지 1만 원에 삼치를 팔고 있더군요. 서울의 대형 마트에서 보통 한 마리에 칠팔천 원에 팔리는 크기의 삼치가 여섯 마리에 1만 원, 게다가 작은 삼치 한 마리를 덤으로 받아 왔네요.

 집에 가져와서 포의 물기를 말리기 위해서 둘둘 만 종이를 풀어 보니 감성돔을 제대로 씻지 않아서 핏물이 배어 있어서 전부 다 한 번 더 깨끗이 물로 씻어 주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후에 갈비뼈와 등의 가시를 제거하고 부엌칼로 난생 처음 회를 떠 봤네요. 결국 가지런히 썰리지 않은 막회가 됐네요.

 위의 사진에서 붉은 색깔이 도는 오른쪽의 회가 감성돔회이고 하얗고 껍질 쪽이 거무스레한 회가 우럭회입니다. 우럭회는 살도 찰지고 단 맛이 많고 싱싱해서 자연산의 참맛을 볼 수 있었는데 서너 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해서 그런지 쫄깃쫄깃한 맛은 좀 덜하더군요. 그리고 감성돔회는 물로 깨끗이 씻어내기는 했지만 핏물이 배어 있었던 탓인지 비린 맛이 많이 났고 그다지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제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북성포구의 선상 난전 직거래를 겪어 보니 이곳은 최소한 회를 뜰 줄 아는 프로나 낚시꾼들이 찾아가야지 회를 써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찾아갔다가는 활어를 사도 어떻게 회를 떠야 할지 몰라서 안절부절하기 십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반인이 이런 기회가 아니면 선상 직거래를 언제 한번 해 보겠습니까?

 그리고 밴댕이 정도는 문외한일지라도 유튜브를 따라서 해 보면 손쉽게 회를 뜰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막상 해 보면 생각과 달리 어려울 수도 있겠죠. 그래봤자 1kg에 1만 원이니까 큰 부담은 없겠죠.

 월미도 입구에 있는 북성포구, 젊을 때에 대여섯 번 이상 월미도를 찾아가 본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도 궁금하군요. 

 맑고 따뜻한 가을날의 북성포구, 좀 덥기도 했었지만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