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된 보일러 고쳐쓰기

2007년에 설치된 귀뚜라미 거꾸로 타는 보일러

작년에 보일러 점화가 잘 안돼서

아래쪽 점화기 커버를 떼어내고 안쪽을 플래시로 비추어 살펴보니

분명 가스 냄새는 나는데.. 점화봉 끝이 찌르르르... 

하면서 앙증맞은 스파크만 내고는 불을 못붙이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유튜브 등등 찾아보니.. 

점화봉이 오래되면 내벽쪽으로 휘면서

스파크 간격이 좁아져 점화가 안된다고 하는걸 보고

쇠젓가락을 넣어 당겨서 점화봉 척추수술?을 해주었습니다.

빠지지직  뿌아아아앙 소리를 내며 점화되고

(작은 틈으로 살펴보니 점화할때 플라즈마 수준의 스파크가 튀더군요. 포드레이서인줄..)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겨우내 보일러 고장 신호는 없었지만

난방은 여전히 시원찮았습니다.

오래돼서 그런가보다  내년에는 새거 달자 올해만 버텨라..했죠

올 여름에 보일러 50평형 가격을 알아보니 ㅎㄷㄷ

코로나 때문에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반토막 났는데ㅠㅠ

어째 해가 갈수록 난방이 잘 안되더니

올해는 부엌 분배기 근처만 뜨뜻하고

방은 냉골.ㅠㅠ

또 구글링과 유튜브로...

비슷한 증상을 찾아보니

예전 귀뚜라미 보일러의 고질적인 문제를 찾았습니다.

주택수리 업자들에게 찾아가서 귀동냥도 얻었구요.

내부에 어떤 장치를 고정하는 플라스틱 거치대가 빨리 노후되고 부서지면서

온수탱크로 가는 고무호스를 막아 흐름을 막는것이 주 원인이다.

MBC불만제로에도 나온 적이 있다더군요.  언제쩍 불만제로 ㅎ

분배기에서 물을 빼는데 검은 가루같은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물통을 비우고 보일러 온수탱크 입구의 고무호스를 빼니까 

그 안을 플라스틱 잔해물들이 꽉 막고 있었습니다.

입자가 작아서 듬성듬성헌 철망 필터를 통과한 것들은 난방배관까지 침투해 있었던거죠.

6년전에 이사왔을때도 난방이 약했으니 아마 그 이전부터 계속 쌓여있었을겁니다.

모기장을 잘라서 필터를 좀더 촘촘하게 개조하고

잔해물이 모이기를 기다리며 몇일에 한번씩

분배기물빼기 온수탱크비우기 고무호스털기 과정을

5번 정도 해주니까.. 난방배관도 깨끗해지고

유량조절기가 막힘없이 팽팽 돌아가는것이 느껴집니다.

집이 펄펄 끓어요.

보일러 회춘!!

- 환기와 전기안전 가스차단 및 급수차단 등의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고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술시간에 다 배우는 거잖아요.

- 전문가들의 댓글을 기대하고 문의글을 남길 때마다 기술적조언 보다는 어깃장이 좀 많아서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