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옆자리 선배(지만 저보다 어린 30대 초반)가 소개시켜준 분이 있었습니다.
대학 동기로 친한 사이인 것 같더라구요
서울 분이시라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저도 학교는 서울에서 나왔으니, 간만에 서울 나들이 좋더라구요
커피 마시고, 밥 먹고 대여섯 시간이 지났습니다.
참 예쁘셨고, 성격도 좋으시고, 이야기도 잘 된 것 같고 해서
별 무리 없이 한 번 더 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근데 그날 밤에 좋은 분 만나라고 하더라구요
보통 그러면 저도 그러시자고 하는데,
이분은 되게 미련이 남아서 어떤 부분이 좀 그러셨느냐 물었더니
'좋은분이신데 이유를 찾자면 나(여자분)에게 있다'라고 하더라구요
뭔소리지 뭔소리지 하고 주말을 마음 복잡하게 보냈습니다.
한 번 봤는데 뭐 그러느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늦은 오후에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쌓였던 호감이
저녁 먹으러 간 자리의 은은한 백열등 조명에서의 미모에 첫 만남에 꽤나 빠졌던 모양입니다.
암튼 그러고 이번주 월욜에 출근해서 주선자인 선배에게 물었더니
나쁘게 헤어진 전 남자친구랑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아버지 직업도 같더랍니다....
처음에는 헐.. 했었는데
화욜쯤 되니까 '만약에 상대방이 전여친이랑 닮았다면? 아님 이름이 전여친이랑 같다면?'하고 저에게 반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모든 것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하지만 완전히 받아들여지진 않았나봅니다...
무척이나 연락하고 싶네요...
물론 지금 이 야심한 시간에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일요일 오후 무렵에 조심스레 톡을 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안된 건 안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고, 괜찮다 싶었더라면 한 번은 더 봤었겠지요...
마지막 카톡을 봐도 '죄송해요 ㅠㅠ' 라고 해도 군더더기 없는 거절이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한번은 더 보고 생각해보면 안되겠느냐 묻고 싶네요...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이런 경우엔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 맞겠지요
저 혼자 행복회로를 돌리고, 모든 상황을 '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제가 잘못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도 그냥 뭐랄까, 답답한 마음을 적고 싶었어요...
하아... 진짜 마음에 들었던 분이었는데.. 소개팅 하면서 이렇게 마음에 들었던 적은 없었거든요.
게다가 안되는 이유가 저의 부족함도 아니고...
그래도... 연락하면 안되는 거겠죠...?ㅠㅠ 이제 1주일 지났는데, 계속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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