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존재하기에 더욱 값진 것 같네요.

나이를 많이 먹은 건 아니지만, 살아보니 인생은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있기에 더욱 값진 것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와이프랑 9년 연애 올해 기준 7년차 도합 16년째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습니다. 

몇 해전 저희 부부를 괴롭히던 최대의 난제는 바로 "2세" 

저 같은 경우 아이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와이프는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 

아이를 갖기를 희망했고, 본격적으로 갖기로 맘을 먹었을 때 임신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더군요. 

혹시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서 찾아간 전국에서 유명한 난임클리닉 

아이가 생기지 않는 이유가 둘 중 누군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저는 말 그대로 상위 3프로의 남성성 그리고 와이프는 20대 중반의 난소 나이와 건강한 자궁을 가진

말 그대로 자연적인 임신이 될 조건을 갖췄죠. 그렇게 병원에서 검사결과를 듣고 자연 임신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의학의 힘을 빌리기로 결정을 했죠. 

클로미펜을 복용하고 나중에 인공수정을 3회나 시도하였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

저출산 시대에 난임부부를 위한 정부 지원은 인공수정 3회 / 시험관 3회 지원을 해주는데 

인공수정 시도는 끝났고 이제 선택지는 시험관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죠. 

와이프도 직장생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 저 역시 계속되는 압박감으로 

잠시 시간을 갖기로 하고 병원 다니는 것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다가 재작년 생각지도 못하게 딸이 생기게 되었고 작년 말에 돌을 무사히 치르게 되었네요.

아이를 키우는 게 고되지만 반대급부로 주는 행복감은 그 무엇도 비견할 수 없기에 

또 다른 아이를 갖자고 서로 말은 안했지만 생각하기 시작하였죠. 

딸이 모유를 돌 때까지 먹다보니 자연스레 또 다른 아이 계획은 올해 3월 쯤 준비할까 생각을 했죠.

워낙 딸을 갖기까지 과정이 힘들었기에 차근차근 난임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하고 준비하자 와이프랑 이야기했었는데 

그런데, 주말에 와이프의 깜짝 고백  둘째가 예고도 없이 찾아왔네요.

2호기가 잘 있는지 보고 싶어 와이프를 데리고 병원을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산모 이외는 출입이 안 되는지라 초음파 사진으로 대면을 하게 되었네요. 

주치의 선생님도 1년만에 다시 찾아온 와이프를 보고 계획한 거냐고 대단하다고 이야기 했는데 

모유 끊고 딱 한번의 시도로 뭐 그리 급한 건지 바로 아이가 저희한테 찾아왔네요. 

아이의 출산일은 공교롭게 와이프 생일 전 후인데 

벌써부터 어떤 아이일까 기대가 되네요.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긴 한데, 그리고 아직도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인데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고 생각하니 즐거우면서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거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