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아이패드에어 4세대를 사줄려합니다 [자필]

제 아내는 러시아인입니다.

 이제 20대 중반들어서지만 어릴때부터 비싼걸 가져본적도 없고 저와 처음 만났을때부터 비싼건 안된다하였으며 정말 마음에든걸 찾아도 몇만원 이상이면 아쉬운 표정 지으며 이 돈으로 10개 만원 조금 넘는 김치볶음밥이나 혹은 먹을거사자고 합니다.

 제 쥐꼬리만한 급여로 반지하 투룸에서 같이살며 최고로 비싼걸 해준게 아내 핸드폰수리 12만원과 코트 9만원짜리가 전부입니다. 평소에 아내가 눈여겨보던 화장품 비싼걸 바구니에 담으면 당장 갖다놓으라 하거나 원위치 시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는 비싼거 사고 다니라하기에 너무 미안하더군요.

 며칠전에는 세일하던 3만원짜리 롱패딩을 잘못세탁하여 거의 망가졌는데 저에게 울면서 미안하다고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일하던중 전화왔길래 당황했는데 10분간 달래서 겨우 진정시켰습니다.

 마음도 여리고 눈물 많은 아내이지만 저를 사랑한다는게 느껴지고 저도 아내없이는 못살겠을 정도로 사랑합니다.

 이렇게 살던중 이틀전 아내가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아이패드 얘기를 하는것을 봤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데 친구가 아이패드 8세대?를 구매하였더군요. 펜슬은 2세대로 같이 구매하고요. 러시아에서는 그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 어찌 구매하였는지... 아무튼 그 친구가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는 영상을 보냈는데 아내가 정말 신기해하였습니다. 그 순간 생각났던게 아내는 그림그리기를 정말 좋아하지만 종이같은 실물위에 그리는건 싫어합니다. 러시아에서 학교다닐땐 컴퓨터로 그림작업해서 그게 좋다고 하더군요. 이질감이 있어서인지 한국에서 그림 그린적이 10번도 안됩니다. 와콤패드를 사줄려했는데 싫다하더니 아이패드에 완전 꽂혔더군요.
 
 그래서 오늘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아이패드에어 이번에 나온거중 색상 어느게 마음에 드는지 일요일까지 말하라고 했지요. 엄청 흥분하더군요. 5분간 눈알 굴리며 인터넷과 유튜브 리뷰를 찾아보다 멈칫하더니. "이거... 70만원짜리인데...? ... 나는 이거 필요없어" 저한테 이런말을 했습니다. (실제로는 어설픈 영어로 대충 대화합니다.) 약간 눈물이 핑 돌더군요. 한국와서 어디 놀러가자고도 안하고 가봤자 서울에있는 카페 탐방인데... 정말 죄책감만 들더라고요. 
 
 그래서 말해주었죠. "애플케어랑 펜슬까지하면 거의 100만원인데?" 이랬더니 바로 유튜브 끄더군요. 당황해하길래 일단 진정시키고 매달 5만원씩 모았고 이번 연말정산에서 좀 돌려받은 돈과 다음달 조금 더 아끼면 된다고 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20분간 같은말 반복하며 설득시켰습니다. 거의 울면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취미활동없이 무기력하게 한국 드라마만 보던데 아내가 취미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아내의 행복이 저의 행복이니까요.

 지금도 옆에서 에어4세대 유튜브 리뷰 몇개를 연속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색상이 좀 다르다하여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애플스토어 열려있으면 가서 보고 주문할려고합니다. 저와 8살 차이나는 아내가 저를 사랑해주고 제곁에 있는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기에 조금이라도 아내의 미소를 만들 수 있다면 저는 정말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잡담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용량은 아쉽지만 64로 구매할려고합니다.
이토분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