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게 노란색을 설명하시오.

한창 취업준비할때 대기업면접 질문이라며 이런 것들을 본적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노란색/파란색/빨간색)을 설명하시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이렇다할 명쾌한 해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출근하는 길에 어떤 시각장애인분을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계단 내려가시는 걸 도와드린게 인연이 되어 지하철을 함께 타고 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없이 살기 힘들고 팍팍한 세상이기만 한데, 아저씨께서 느끼시는 세상은 저와는 조금 달라서 신기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진짜 시각장애인분들은 노란색을 어떻게 느끼실까? 궁금해져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습니다.
"혹시 노란색이 어떤색인지 아세요?"
다소 황당한 질문일 수 있으셨을텐데 아저씨는 미소를 띄우시며 ‘바나나가 노란색이라고 들어봤지만, 자신은 아주 어렸을 때 눈이 멀어서 잘 모르신다고 대답하셨습니다.
물론 파란색도 빨간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릴때 눈이 머셨다는 아저씨의 대답을 듣고다니 문득 또 다른게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조금 더 황당한 질문일 수 있는데 이번에도 아저씨는 미소를 보이시며 대답해주셨습니다.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예쁘고 아름답지요"

오늘은 유난히 하늘이 맑고 좋은 날입니다.
요즘 잦은 야근과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 불만스럽고 짜증많은 나날이었는데, 오늘은 제가 가진 사소한 것 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참으로 값지게 다가오고, 유난히 세상이 밝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다들 행복하고 예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