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게나 유게를 보며 느끼는건 사방에 불편하신 분들이 깔려서 서로 다른 의견을 보면 무턱대고 배척하는 것 같다.
특히 정치관련하여 너무 정치 색깔, 진영론에 휘말려 풍자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할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명박그네에게 크게 데인 반작용의 부작용같긴한데..
예전만 해도 정치인, 특히 대통령은 풍자의 대상이었다.
나 어릴적만해도 YS는 못말려같은 풍자유머집이 책으로 출판되었었고,
예능에서 개인기하면 ys와 dj 성대모사를 꼭 한번씩 들을 수 있었다.
즉 단적으로 말해서 그 시대의 정권, 정부는 풍자 및 유희의 대상이었고 개그의 소재였었다. 이것도 어쩌면 그 전 세대의 군사정권을 탈피하여서 나온 반작용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로 이토 뿐만 아니라 모든 사이트들의 문제라고 보는데 그 게시판의 주류 성향과 반대되는 글에 대해 철저히 배척하고 몰이사냥하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방금 유게에서 본 게시글을 예로 들면, 어떤 웹툰에서 웃는 의성어 표현을 훠훠훠라고 표현한 것을 보여주며 웹툰 현실을 비판하는 논조의 게시글이 있었다. 일베애들 표현이라는 것이었다.
근데 순간 너무 갑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그 혐오스러운 것들이 쓰는 표현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 아닌가? 역대 대통령 말투는 다 개그의 대상이었다. Ys의 발음, dj의 에~, 심지어 최근 그네의 유체이탈화법까지.. 달님의 훠훠훠라고 뭐 달라야할 이유가 있나?
왜 일베가 쓴다고 나 스스로를 검열해야하는지, 내가 왜 그들에게 휘둘리고 그들을 배척하려는 틀에 맞춰야하는지 의문이 생겼다.
페미애들이 쓰는.. 뭐 냄져, 6.9 이런단어들은 오로지 비하목적만으로 억지로 만들어 쓰는 단어기에 그냥 거르면 된다. 평소에 쓸 일도 들을 일도 없으니까. 이렇듯 페미애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추구한다면 일베는 대중사이로 파고든다.
확실히 일베애들이 지능이 훨씬 높고 교묘하다 생각하는게, 이놈들은 평소에 쓸만한 단어를 선점한다. 아니 그렇게 발전했다. 처음엔 운지같은 단어를 쓰다가 이후 쓰는 어미에 '노'를 쓰는 짝퉁 경상도 사투리로 지역감정을 유발시켜보고는 대중사이에서 갈라치는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학습했다.
예를 들어 어묵, 오뎅은 평소에도 많이 쓰는 단어인데 세월호때 혐오표현으로 만들었다. 심지어는 민주화란 단어를 생각하면 더욱 충격적이다.
근데 이렇게 흔히 쓸 수 있는 단어와 표현들을 일베가 쓴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한다면 그것을 우리 스스로 대중과 고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 하면 다수가 파편화되어 모이지 않는 소수들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발생하는 문제가 각 커뮤니티의 갈라파고스화이며 객관적 판단력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성향에 동조하지 못한 사람은 떠나가고 비슷한 성향만이 남아서 서로 비슷한 의견만 보다보면 그게 사회주류인줄 알아버리게 된다. 그런데, 그러다 이번 보궐선거나 지난 미 대선처럼 투표결과를 보고 충격과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본인이 알던 세상과 실제 세상의 방향이 다르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게시판은 좀 더 포용력이 있었으면 한다. 본인이 그리 생각지 않더라도, '아 그래 넌 그리 생각하는구나'하고 쓰고 무시하면 되지 않는가. 이 게시판이 완전히 갈라파고스화 되기 전에 극단적인 배척과 표현을 삼가는게 이 게시판 이용자 개개인을 위해서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더하자면 조중동 신문도 한번씩 보고, 일베도 한번씩 눈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로부터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하였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공격을 하려는지 기사와 게시글만 봐도 대충 기조나 기류를 파악할 수 있다. 알아야 대비를 할 것 아닌가.
우리 아버지 세대때도 똑똑하신 분들은 신문은 하나만 보는게 아니라 하셨다. 이토분들도 여기서만 활동할 것이 아니라 딴지부터 일베까지 글쓰지 말고 눈팅만이라도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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