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벌이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백화점 갔다오고나서 현타오네요.

애초에 명품코너는 보지도 않았습니다.

남성층 가자마자 명품섹션은 다 거르고 깊숙히 들어가서 컨템포러리 섹션 들어갔습니다.

지나가던 중 첫 매장에 장식이 거의 없는 하얀색 반팔티가 있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가격을 보니 55만원이더라구요

여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아 그래 여기는 초입이라 비싸구나ㅋ

좀 더 들어가서 맨투맨이나 청바지를 좀 보는데

20~50만원 가량 합니다.

솔직히 좀 비싼 거 사러 왔습니다.

하나에 20~30 정도 생각했는데

솔직히 2개 살 수도

좀 무리하면 3개 살 수도 있지만

그래도 1개만이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20~30분 정도 한 매장에서 이것저것 입어 보며 딱 하나를 샀습니다.

점원도 지치고 저도 지쳤지만

그래도 맘에 들어서 괜찮습니다.

그러면서

백화점을 나오는데..

라운지 같은 곳을 우연히 쳐다봤습니다.

온통 아까 그 비쌌던 브랜드의 옷을 입은 사람들 천지입니다;;

그걸 보며,

저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버는 걸까?

어떻게 저런 옷으로 다 도배를 할 수 있는 거지?

저걸 일상복으로 입으려면 월급 1-2천이라도 택도 없어 보입니다.

최소 월 5천씩은 버는 게 아닐까..?

눈 앞에 모델 같은 20대 초 아주 아름다운 여자 분이 지나갑니다.

부잣집 딸내미 같습니다.

돈 많고 키 크고 미모까지 출중한 젊은 여성

이런 분들을 보셨다면 잘 알겠지만, 이런 분들은 목 라인부 터가 뭔가 얄상하고 우아한 테가 납니다.

그분은 아까 그 버거웠던 것 이상의 비싼 브랜드를 몸에 두르고 있습니다.

저 사람은 얼마나 돈이 많을까?

백화점을 빠져나가며 보이는 많은 사람들

나 지금 왠지 나한테 맞지 않은 공간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빠른 걸음으로 나와버렸습니다...

뭔가 현타가 오네요...

p.s.

신발도 하나 필요해서 백화점을 나와 신발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10만원 조금 넘는 신발이 하나 있는데 그 신발을 20대말? 30대초? 되는 커플이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여자 분이 "에이 비싸다 사지 말자" 하고 약간 아쉬운 듯 말하고 알콩달콩한 분위기로 매장을 나서는데 뭔가 부럽습니다.

남자는 "응? 정말? 그래~" 하면서 따라 나갑니다. 남자도 즐거워보입니다.

나도 저런 인생의 반려자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 하며..  집으로 터덜터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