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빈
2018-10-15 (월) 23:31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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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5
지금부터 불쌍한 제 얘기를 해 볼까 해요... 보기싫으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여자분들은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스물 두살 여자입니다. 여섯살 연상의 남자친구가 다른여자와 잤고 저는 그걸 알게 되어 헤어졌습니다. 좋은 사람이라 믿었고 사랑이라 믿었는데, 알고보니 정말 생각치도 못한 쓰레기여서 마음이 많이 아프긴 했지만요.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았어요.
헤어지고 아파서 산부인과를 갔습니다. 정밀 검사를 했고 성관계로 인해 생기는 성병균 진단을 받았어요. 그리고 자궁경부암 고위험군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이 나와 암검사를 받았습니다.
제 나이 스물 한살때 일이었어요. 암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너무초조했고, 정말 그럴리없겠지만 만에하나 암이면 어떡하지.하며 하루하루 아무것도 못먹고, 독한 약 먹으며 매일 토했습니다. 검사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는 열흘동안 5kg이 빠졌어요. 너무 초조한 마음에 전남친에게 말했는데 결과는 뭐 뻔했죠. 처음엔 자기때문이 아닌지 의심하다가, 또 약간 걱정하는 척 하더니 이내 일때문에 바쁘다며 연락이 끊겼습니다.
다행히 결과는 암은 아니었어요. 자궁경부암 바이러스가 생기고 최소 10년에서 15년이 지나야 암으로 발전하는데 저는 스무살 이후에 처음 성관계를 했으니까요.
세포변형이 이미 진행중인 상태라 수술을 권유하셨고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할수밖에없었네요. 부모님이 알게되시는게 무서워 집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술받고, 입원할수도 없어 마취가 풀리는 몸을 이끌고 집까지 전철을 두시간 가량 타고 왔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서럽더라고요... 태어나 처음으로 수면마취를 하고 수술대 위에 누워 그 불빛을 보니,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그 나쁜새끼는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어요.
수술은 잘 끝났지만 여전히 저는 이제 6개월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며 약 2년가량 경과를 지켜봐야합니다. 이미 hpv바이러스 고위험군 보균자라 예방주사인 가다실을 맞아도 소용이 없다네요. 바이러스가 자연치유되면 그 때 맞을 수 있고, 만약 사라지지 않는다면 단계가 진행되는지 지켜보다가 그때 그때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마 15년동안은 2년에 한번씩 암검사를 하며 마음졸여야겠죠.
저는 제게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기때문에 가다실을 맞지 않았어요. 지금은 왜 미리 맞지않았을까 너무도 후회중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라고 해요... 콘돔으로도 바이러스의 유입을 예방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저와 성관계를 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자면 그 여자도 바이러스에 옮을 확률이 85퍼센트라고 하네요. 여성분들... 꼭 암검사 받으시고 아직 가다실을 맞지않으셨다면 꼭꼭 맞으셨으면 좋겠어요. 올해부터 성인 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사가 무료라고 합니다. 올해는 짝수년도니 짝수년생이, 내년에는 홀수년도니 홀수년생이 무료라고 해요. 꼭 검사 받으시고 빠른 치료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되지 마시구요.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제 전남친새끼가 또 얼마나 순진한 여자를 꼬시며 퍼트리고다닐지 걱정이네요. 나름 엘리트에 사명감을 가져야만 하는 직업인데 너무나도 뻔뻔하고 역겹습니다.
남자분들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하신다면 자궁경부암 주사를 꼭 맞으시길 부탁드릴게요.
뭔가 글이 주제없고 두서없고 그렇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더 비참하네요. 저도 행복해질 수 있겠죠? 아마 15년 뒤에는요.
저는 hpv(자궁경부암바이러스) 보균자에요. 아니 보균자 였었어요.
성병보균자라고 하니까 문란해보이죠?
저도 제가 걸리기전엔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근데 저 지금까지 단 한명의 남자랑만 관계를 해봤고, 원나잇같은건 상상해본적도없어요
그러니까, 첫경험에 성병이 옮았던 거에요.
2년전사귄 남자친구가 원나잇을포함해 성경험이 많은사람이었거든요.
2년간 주기적으로 검사받은끝에, 지금은 hpv가 제 몸에서 소멸된것이 확인되었고 완치판정을 받았어요.
산부인과선생님말로는 이제 다른사람한테 옮길걱정 안해도된대요.
2년동안은 거의 여자로서의 삶은 포기했었어요.
어린나이에 산부인과에 혼자 열다섯번씩 다니면서 성병치료를 받고,
산부인과선생님들께 모욕적인 말들을 듣고, 그래서 산부인과를 두번이나 바꾸고
나한테 성병을 옮긴 그**는 자기가 보균상태인걸 알면서도 치료도 안받고 연애를 잘만 하던데,
저는 연애는 꿈도못꿨어요. 내가 겪은 이 무서운일들을 누군가가 또 겪게 하고싶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완치판정을 받고나니까 이제 욕심이 좀 생겨요
나도 평범하게 연애하고싶다.
2년간 거의 숨죽이고 살아왔는데 이제 연애도하고 건강하게 살고싶어요.
그래서 요새 제가 하는 제일 큰고민은,
내가 성병경력이있었다는걸 상대방에게 알려야 되나? 하는거에요
처음에는 당연히 알려야된다고 생각했어요.
만약에 내가 상대방이라면 아무리 완치됐다고해도 성병경력이있는 여자는 당연히 피하고싶을테니까요.
만약 숨기고만났다가 나중에들키면?? 아무리 완치상태고 피해받는게 없다해도 배신감이 들까?
근데 또 사실대로 말하자니,
이걸 대수롭지않게 안아줄남자가있을까? 문란하다고 생각하진않을까?
완치됐고 내몸이 이제 더이상 아플리도없고 상대방한테 피해줄일도 없으니 안알려도 되는게아닐까?
우리나라 20~30대여성 3분의1이, 남자는 그보다 훨씬많이 걸려있는게 hpv이고, 다들 대수롭지않게 살고있는것같은데, 내가 굳이 긁어 부스럼만드는건가?
산부인과선생님이 성경험이 있으면 이미 hpv보균자라고 보는게 맞다고, hpv는 살면서 한번쯤은 다들 자기도 모르게 걸리는거라하셨는데,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나?
이렇게 두 자아가 싸우고있어요..
제가 2년간 논문이며 인터넷자료며 읽어보며 알아본 걸로는, 주기적으로 검사만 받으면 hpv가 여자한테도 그렇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아니고 (6개월~2년후 자연소멸 되기도하고), 특히나 남자한테는 피해가는일은 거의 없대요.
그래서 저는 상대방이 hpv 경력이 있지만, 완치 상태이기만 하다면 상관없거든요.
그런데 처음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알게되는 사람한텐 더 크게 다가오잖아요, 제가 처음에 겪었던것처럼..
제가 어떻게 하는게 맞나요?
상대방에게 알려야하는지, 알리지않아도 괜찮은지
알려야한다면 언제쯤 알려야하는지(썸타기전? 사귀기전? 관계전? 관계후? 결혼전? 서로 신뢰가 쌓였을때?)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분들은 어떻게 헤쳐나갔는지도듣고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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