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성능 포토레지스트 개발해 기술우위 확보"

EUV 포토레지스트 직접 개발

삼성전자, "독자 개발은 아니지만 협력사와 협업할 것"

포토레지스트는 감광액이라고도 불리는 반도체 노광공정의 핵심 소재다. 

빛을 쬐면 녹거나 반대로 녹지 않는 물질로 변하는 소재다. 

웨이퍼에 포토레지스트를 바르고 회로 모양대로 빛을 쬐면 사진이 찍히듯 반도체 원판에 회로 모양이 인쇄된다.

삼성전자는 회로선폭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에서 EUV 노광장비를 활용한다. 

EUV 노광장비는 광원으로 극자외선을 쓰기 때문에 기존 노광장비와 비교해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고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고 대당 가격이 1500억~2000억원 정도이다.

현재 EUV 장비를 활용한 노광공정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를 만들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없다. 

일본 TOK, JSR, 신에츠 등 등 일본 업체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수출 규제 품목에 넣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 수출 규제 이후 글로벌 화학업체 미국 듀폰이 국내에 포토레지스트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일본의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 얘기를 꺼낸 이유가 뭘까?

일본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업체들을 일부러 외면할 필요는 없지만 일본 정부와의 '정치적인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에 90% 이상 의존하는 상황은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미국 포토레지스트 전문 스타트업 '인프리아'에 대한 지분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인프리아는 EUV용 '무기 포토레지스트'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유기 포토레지스트 보다 미국 인프리아의 무기 포토레지스트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정보기술 전문 매체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테스트가 마무리 단계라는 이야기도 있다. 

삼성전자는 '동반성장', '상생'을 강조하며 국내 반도체 협력사들과 기술개발 MOU를 체결하고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1일, 노광공정 핵심 소재인 '블랭크마스크' 전문 국내 업체로 EUV용 블랭크마스크를 개발 중인 에스앤에스텍에 659억원, 웨이퍼 검사장비업체 와이아이케이에 473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업체에 투자한 건 2017년 솔브레인과 동진쎄미켐 지분 4.8%씩을 매수한 이후 3년 만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현재 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동진쎄미켐 등 협력사에 추가 투자를 단행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업체 관계자는 "일본 제품을 배척하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면 다변화할 필요성이 크다"며 "미국이나 국내업체를 육성하는 게 삼성전자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