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탈워](엔딩소감, 스포주의?)유비로 천하통일. 생각보다 빨리봤네요.

감개가 무량합니다.

생각보다 빨리본 이유는 갑자기 손견이 자기 영토가 너무 털리니까 저에게 제위를 양보한다 뜨면서 자발적으로 GG를 치더군요.

덕분에 바로 천하통일 목표가 뜨면서 95개의 영토를 점령하라고나오는데 90 에서 시작할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흐름은 진영마다 자잘하게 다르겠지만

초반엔 삼국지 연의의 스토리대로 따라가다가 일정 수준이상으로 영토가 커지면

천하 삼분지계 -> 다른 두 제위국의 수도 점령 -> 천하통일 (영토 95개 확보)  이렇게 진행됩니다.

보통난이도로 엔딩봤는데 토탈워라곤 미디블이랑 워햄 길게 붙잡진 못하고 잠깐 해본거에 불과했는데

맛있게 맵다고 해야할까요. 보통도 솔직히 좀 어려웠고 적당한 난이도였던것 같습니다.

엔딩을 빨리본건 운도 조금 잘 따라줘서인데 손견의 수도가 자기 적들이 둘러쌓여있는 한복판에

매립되듯이 있어서 주변 AI에게 다구리맞고 본진인 강동지역은 저에게 털리고 하다보니

AI가 저에게 제위를 양보하고 GG를 친것 같습니다.

조조는 옛날옛적에 조져놓고 손견도 제 아래로 알아서 들어오니 후반부엔 정말 편했습니다.

오히려 중반에 원소-조조-원술로 이어지는 이 쌍것라인들을 쉴틈없이 조지느라 어깨가 뻐근했네요.

중간에 통계보시면 나오지만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전쟁을 단 한번도 쉰적이 없습니다.

관우 복무기간이 32년이라고 뜨네요. 즉, 시작하고 끝까지 32년동안 계속 군대생활만 한겁니다.

전 버그인지 뭔지 관우도 결혼시켜서 자식얼굴 보려고했는데, 그 어떤 여성 장수랑도 결혼 버튼이 활성화가 안되더라구요.

참, 팁을 드리자면 군주의 결혼과 후계자 낳는건 일찍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전 이제 결혼해서 애낳고있을 때 조조는 자기 자식 조비를 벌써 전쟁터에 장수로 내보냈더군요.(잡아서 참수했습니다.)

애가 다 크려면 최소 십몇년은 걸리는 거겠죠.

연의모드랑 정사모드 중에 정사모드를 고르시는 분이 몇분이나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게 자기가 유리할 땐 삼국지 장수들이 생동감있게 싸우니까 보기 좋은데, 수비를 해야하는 입장에선 어마어마하게 불합리한 요소입니다.

적 레벨 5정도만 되는 장수라도 아군 한복판에 전방 보병부대를 넘어서 궁수진을 흔들어놓으면 바로 모랄빵이 터지더군요.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역시 삼국지는 연의가 좋죠.

그나저나 조운은 대체 어떻게 얻는걸까요. 공손찬을 직접 조지거나 아니면 스토리 이벤트를 따라가면 얻는걸까요.

다음엔 공손찬부터 없애봐야겠습니다.

단점이나 버그도 없는 건 아닙니다.

최근 몇년 사이의 코에이 삼국지보다 압도적으로 퀄리티가 좋지만, 인물들 하나하나의 유니크 초상화라거나

특수 이벤트라거나 그런 자잘한 걸 기대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라서 나중가면 유니크 장수보다

붕어빵 얼굴의 일반 장수들이 더 많아져서 하나하나의 장수 들에게 애착이 가질 않더라구요.

연의 라고 하면 인물들의 드라마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유니크 장수 초상화는 나중에 유저들이 모드로 만든다거나

DLC 로 추가된다거나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예상해보자면 아마 삼국지 팬들은 삼탈워 라는 시스템적 토대 위에서 코에이 삼국지의 장점이었던

인물들 간의 드라마나 특수 아이템이나 이벤트 등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컨텐츠를 업데이트 되길 원할 것 같네요.

나무위키에 뜨는대로 토탈워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조금 루즈해진다는 부분도 역시 단점인거 같습니다.

도시가 80개가 넘어가니까 이건 도저히 관리감독이나 감당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AI에게 도시의 성장방향을 위임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는데, 건물들 하나하나 건설비용이 몇천돈을 금방쓰니 그것도 힘들겠죠.

근데 성마다 태수는 왕까지 올라가도 8명밖에 임명을 못하고 그 위치도 바꿔주질 못하니 태수라거나 관직 시스템이

솔직히 있으나 마나한 옵션처럼 느껴졌습니다. 내정부분은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았네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삼탈워는 일종의 패러다임적으로 중간지대에 속해있습니다.

왼쪽 끝에는 전투보다는 내정에 몰빵한 크루세이터 킹즈 수준의 내정 컨트롤을 원하는 유저가 있을태고

오른쪽 끝에는 코에이 삼국지의 다양한 고유인물 포트레이트와 아기자기한 이벤트등을 원하는 유저들이 있을태죠.

그리고 게임 중간에 아무 이유없이 게임이 프리징되거나 멈추는 게 있긴 하지만 

그건  토탈워 시리즈 고질병이고 그렇게 빈도 수도 많지 않으니  단점이라고 까지 하긴 좀 그렇네요.

마지막으로, 자질구레한 부분들 다 떠나서 제가 정말 처음으로 제대로 엔딩을 본 토탈워 시리즈라는 점에서

삼국지 토탈워가 얼마나 잘만들어진 게임인지 설명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10점만점에 9점을 주고싶습니다.

주말내내 달리면서 이렇게 푹 빠져서 게임을 즐긴 건 오랜만이었던 것 같네요.

강추입니다. 정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미 다 사서 즐기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아직 구입을 망설이신 분이 있으시면

삼국지라고는 유비관우장비 밖에 모르는 분들에게도 해볼 가치가 충분한 게임이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군주를 바꿔서 2회차에도 도전해야겠네요. 

이번엔 좀 열받아서 조조 조기퇴장시키지 말고 연의의  스토리 대로 위촉오 3국으로 나눠지는 흐름으로 플레이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