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오전 7시 30분쯤에 아는동생한테 전화 한통이 오길래 받아봤더니 집 앞으로 갈건데 혹시 시간되냐고 묻더군요.

깜짝놀라서 무슨일이길래 여기까지 오려고하지 하고 기다리다가 왔다길래 대충 옷입고 나가봤더니 

데워진 유자차를 사놓고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 혹시 돈 좀 빌려줄 수 있냐고 하는겁니다. 

처음엔 좀 당황했어요. 뜬금없이 돈이야기부터 하길래 뭐 안 좋은일 있냐고 물어보니까 사정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제법 길어서 대충 요약하면,

얘가 수영선생이라 문화센터에서 레슨하고 대학이나 학원에 초빙강사같은거 다니면서 살았는데 코로나때문에

수입이 끊긴지 오래되서 어려워졌다고 하더라고요. 대안으로 필라테스 선생 뭐 이런거도 같이했는데 그마저도 수강생이 줄어서

힘들다고 털어놓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렇구나 하고 다른대 알아보라고 넘길생각이었는데 고민끝에 500만원 정도 빌려주겠다고 하고 왔습니다.

와이프한테도 사정설명 짧게 했는데 자기도 카톡으로 사정 대충 들었다면서 표정은 썩었는데 그냥 넘어가주더라구요. 

와 진짜 간만에 심장 쫄깃한 그 느낌 아실런지.. 전 설날에 제사있을때까지 그냥 죽어 살아야될 듯 합니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 했습니다만,

몇달이 지나도 코로나 상황이 안풀려서 어려워지면 다시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혹시나 모를 다른개인돈 빌린다던가 어디 업소같은 안 좋은쪽으로 빠질까봐 걱정되기도 해서요. 

사실 그래서 강하게 거절도 못했습니다. 얘가 완전 막다른 길에 있는 것 같았죠.

상담원이나 뭐 이런저런 닥치는대로 일자리 알아보고있다고 하니까 일자리구해지고 나면 최대한 빨리 갚으라고 했습니다 는

아니고 천천히 갚으면서 이자 대신에 가끔 쉬는날에 먹을거나 사서 들리라고 했습니다.

아침부터 친한 동생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마주하고나니까 참 안타깝기만합니다.

여러분 힘냅시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