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글에 웹소설 작가가 되는 방법이 아니라 유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래 처럼 댓글을 달았더니 반대가 찍혔더군요.

이건 웹소설 작가가 되는 법이 아니라 웹소설을 써서 유통시키는 법이네요.
저도 지망생을 시작한 초기에는 글을 써도 어떻게 유통시키는지 몰라서 고생하긴 했지만,
이렇게 그냥 시장 상황만 알고 글을 썼다가 좌절하기 십상입니다.(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웹소설 작가가 되는 법은 글을 재미있게 쓰는 겁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에 1편 이상 팔 수 있는 퀄리티로 써내는 것.

기성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조언은 그거 하나 뿐입니다.

'냉정하게 말할게요.
하루에 한편 이상 글을 쓰지 못하면 재능이 없는 거예요.
필력? 문장력? 다른 건 다 기를 수 있어요.
그런데 하루에 한편 이상 쓸 수 있는 집중력, 책임감이 없으면 다른 일을 알아보세요.
가족이 죽든, 숟가락을 못들 정도로 아프든 하루 한 편 못쓰면 때려치세요.'

- 억대 연봉의 N모 작가(진짜로 한 말을 기억에 따라 각색한 겁니다.)

제 딴에는 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쓴건데 말이죠.

문득, 제가 3년전 처음 웹소설을 쓰겠다고 뛰어들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당시에 여러 커뮤니티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으다 웹소설 작가 오픈톡방에 들어갔을 때.

지금의 저처럼 글을 잘써야 하고 시장 조사는 어떻게 해야되고 하면서 '글 쓰는 자체'에 대한 조언을 하셨던 분이 계셨습니다.

작법과는 좀 다른 내용이죠.

'하루에 만자 이상 쓰셔야하고, 주인공은 어째야하고 문장을 어떻게 써야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때는 너무 당연하고 뻔한 말 같고 글 쓰는 것에 조건이 있다는 양 말하는 것에

'글은 작가인 내가 알아서 하는거지 뭐하는 참견이지?'하며 자존심을 세웠었죠.

그러다 그분이 '그런 생각으로 글을 쓰시면 2년은 돼야 소설이 팔리실 겁니다.'라며 저주 아닌 저주를 하셨죠.

그리고 저는 정확히 2년 동안 글을 못 팔았습니다.

제 글 중 계약작을 담당하시던 편집자 분도

'작가님, 필력도 괜찮으시고 다 좋은데 웹소설의 문법만 아시면 잘 팔리실텐데.'

하는 조언을 했었습니다.

취미로 글을 쓰는 거라면 사실, 뭘 어떻게 하든 상관 없습니다.

블로그를 만들어 올려도 되고, '웹소설'이라고 검색만해도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들이 넘쳐나죠.

하지만, 돈을 버는 프로가 되겠다면 정말 생각을 많이하고 뛰어 들어야 저처럼 2년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을 것 같네요.

위에 말한 '웹소설의 문법' 이것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마도 3년전 그분도 제가 안쓰러워서 그런 독설 아닌 독설을 하신 거겠죠.

웹소설의 문법 운을 띄워놓고 그냥 가긴 좀 그래서 고민하다 보니

삼류 작가인 제가 말하는 것도 웃기고  여기에 적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지난 3년간 있던 일 중 제가 가장 후회하는 일을 적고 가겠습니다.

웹소설의 문법에 관해서는 최근엔 웹소설 작법서도 많이 나와있고

유튜브에도 강좌를 만드신 잘나가는 작가님들이 많으시니 그쪽을 참고하시는 게 도움이 되실 겁니다.

마이너 출판사나 플랫폼의 공모전에 당선 됐을 때, 계약은 정말 신중히 하세요.

문피아,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당장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위의 세 플랫폼 외에는 사실 상 돈벌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조아라 노블레스는 거의 폐관수련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싶을 때 도전하세요.)

웹소설 판매의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8권(200화)까지 쓰려면 하루에 2편씩 써도 4개월입니다.

계약이 됐기에 글이 똥같아도 맘대로 접거나 펴지 못합니다.

그리고 공모전에 글을 낼 정도의 초보라면 현실적으로 하루에 2편씩 못 씁니다.

초반 1~50화 정도야 신나서 될지 모르겠지만, 그 이상부터는 뛰다 지친 것처럼 걷게 됩니다.

나중엔 하루 한 편도 힘들어요.

그럼 거의 반년 이상을 한 작품에 매달려야 되는 건데

작은 공모전에 당선해서 글과 시간을 소비하고 나면 너무 많은 기회를 날렸다는 걸 깨닫게 될겁니다.

(제가 그렇게 아무것도 모를 때 작은 플랫폼의 공모전에서 입상해서 글을 쓰다가 멘탈이 완벽하게 갈려 나갔습니다.)

전 계약작이 2개 있습니다. 둘다 매니지가 아닌 플랫폼과 계약되어 있습니다.

네, 공모전 입상작들이죠.

계약 조건이 하나는 완료 후 3년, 하나는 완료 후 5년입니다.

해당 플랫폼에서 '연재 완료' 후에 판권을 그 플랫폼에서 3년간 5년간 가진다는 겁니다.

쓰는 기간은 빼고 입니다.  그 기간동안 해당 글은 거기에 묶여 버립니다.

큰 플랫폼에 내고 싶어도 못내요. 생각 잘하셔야 합니다.

안 팔리는 글을 계약 때문에 쓰는 건 엄청난 고역입니다.

다행히 저는 몇 년 안에 완결 짓는다 같은 독소 조항은 없었기에

중간 중간 다른 곳에 다른 글을 연재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 외에 정말 도움이 될만한 말들을 쓰고 싶지만,

자빠지고 부딪히며 체득한 것들이라  말로 잘 나오지 않네요.

- 쓰는 게 재미없으면 쓰지 마라.

- 클리셰 공부해서 글에 적용해라.

- 최근 유행하는 소재 사용해라.

- 매일 매일 써라. 하루라도 쉬면 글쓰기 근육이 퇴화한다.

결국, 말로 옮기려다보면 뻔한 원론적인 말이 됩니다.

이런 것들은 위에 말한 것처럼 잘나가는 작가님들 강좌에 다 있는 것들이니 그 편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