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크 판타지 속 성기사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65491

판타지 게임빙의물입니다.

베르세르크나 클레이모어 같은 암울한 세계관의 게임세상에 성기사로 빙의한 주인공입니다.
빙의자인만큼 게임시스템의 혜택도 받고 있고 스토리나 등장인물도 알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캐릭터 특성으로 고결한 위선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고결한 성기사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면 신성력을 얻는 것이죠.
주인공 자신은 무신론자이지만 저 능력으로 인해 뛰어난 신성력을 발휘합니다.

저렇게 보면 착각계 같은 요소가 있기는 한데 착각계가 메인은 아닙니다.
단순히 빙의자 주인공의 롤플레이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뿐이죠.

그 외에도 게임스토리나 등장인물의 설정 등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누설할 수 없는 제약이 있습니다.
이 제약에 대해서는 세세한 설정은 나오지 않고 그냥 작가편의주의를 위한 것입니다.
독자들이 왜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느냐 하는 태클을 방지하는 용도이죠.


지금 22화까지 연재되었는데
시작은 베르세르크 같은 느낌이지만 도입부의 임팩트를 위해서만 그렇게 묘사되고
나중에는 그냥 평범한 판타지 모험물 같은 느낌입니다.
소설 중에서는 게임 속 전사가 되었다가 비슷한 느낌이겠네요.

주인공이 검기를 난사하며 적들을 쓸어버리는 가벼운 느낌의 소설이 아니라
좀 묵직한 분위기의 기사나 용병이 강적과 사투를 벌이는 그런 느낌의 소설입니다.
물론 주인공도 게임 시스템 덕분에 먼치킨이기는 합니다.


오리지널리티는 없고 모두 어디선가 본듯한 요소들만 나오지만
장르소설이라는 것이 원래 이런 느낌이니까요.
비슷한 작품들이 모여서 하나의 장르를 이루게 됩니다.

클리셰가 클리셰가 되는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에게 먹히기 때문이죠.
이 작품도 기존에 인기를 끈 다양한 작품들의 장점을 잘 섞어서
적절한 필력으로 완성시킨 글입니다.


가벼운 분위기의 소설이 많아진 요즘
반대로 정통판타지라고 불릴 듯한 느낌의 소설들이 가끔씩 나오면서 코어팬들에게 사랑받는데
이 소설이 그런 틈새시장을 잘 노린 글입니다.

공모전 작품들은 분량이 쌓이지 않은게 많아서 아직 안 읽은게 많은데 필력만 보면 이 소설이 상당히 상위권입니다.



2. 천마신교 사무직 마법사가 되었다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265588

무협 게임빙의물입니다.

어떤 무협게임이 서비스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한번 캐릭터를 만들고 접속한 주인공입니다.
무협인데 특이하게 마법사 클래스가 있길래 그걸로 선택하고 나머지는 전부 랜덤으로 넘김니다.

그리고 접속해보니 상태창은 제대로 불러와지지도 않고 온갖 버그가 눈에 띄는데다 로그아웃까지 안됩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천마신교의 정보담당부서인 만청각에 들어가게 됩니다.

무협 게임빙의물이지만 무공도 사용하지 못하고
마법사이지만 하급마법을 제외한 제대로 된 마법도 못 쓰는 주인공입니다.
각종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하는 사무직으로 일하는 주인공이라 정보에 대해서는 빠싹하다는 설정입니다.

위에 소개한 다크 판타지 속 성기사와는 반대로 가벼운 분위기의 캐릭터로 승부하는 소설입니다.
무력은 약하지만 아는 것이 많은 주인공과 강한 능력을 가진 히로인들의 할렘 구성이죠.

다만 요즘 할렘물은 너무 히로인이 많아지는 것보다 2~3명의 히로인을 메인으로 두고 나머지는 곁가지로만 배치하는 경우가 많죠.
이 소설도 마찬가지로 2명의 히로인이 메인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보부서에서 일하는 주인공과 정체를 숨긴 구미호 히로인1, 같은 빙의자이지만 가문의 배경도 좋고 무공실력도 있는 히로인 2
이렇게 3명이 다양한 사건을 겪는 내용입니다.


다만 작가가 원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기 위해서 억지로 스토리를 전개시키다보니 개연성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꽤나 있습니다.
개연성을 부여하려고 설정한게 오히려 다른 설정과 충돌해서 개연성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이죠.

개연성에 민감한 독자가 아니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만하기는 합니다.
어디까지나 이 소설은 캐릭터성으로 승부하는 가벼운 느낌의 코믹 무협물이니까요.


그런데 중간에 고구마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여기서 하차하는 독자들이 꽤 있나보더군요.
확실히 사이다를 터트리는 스토리로 전개하자니 너무 걸리는 부분이 많고
고구마를 먹이는 스토리로 전개하자니 독자들이 암 걸리는 어느쪽을 선택해도 문제가 되는 에피소드인데
특정 조연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작가가 고안한 에피소드가 결국 독자에게는 고구마를 안겨주게 됩니다.


저 에피소드 외에도 전체적으로 작가가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원하는 에피소드로 스토리를 억지로 끌고가다보니
독자입장에서는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너무 복잡한 스토리보다
가벼운 느낌의 캐릭터성으로 승부하는 무협을 보고 싶은 경우에는 이 소설이 딱 어울립니다.
무림 속 외노자가 되었다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전생흑막 (노벨피아)
https://novelpia.com/novel/7546

TS 현대배경 능력자물입니다.

다른 세계들의 침식을 받는 지구의 과학자였던 주인공은 침식해오는 이세계의 정령들을 연구하는 정령공학이 전공입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는데 그 계획은 실행하지 못하고 주인공을 찾아온 요원에게 자료가 불태워지고는 주인공도 죽게 됩니다.

사실 주인공은 매드사이언티스트였던 것이죠.


다른 세계에서 새롭게 태어난 주인공인데 전생의 지구와 충돌하며 침식현상을 일으킨 8개의 세계 중 한 곳입니다.
여기는 TV와 컴퓨터 같은 첨단 문물들이 존재하는 기존의 지구와 비슷한 평행세계인데 특이하게도 정령과 함께하는 것이 일반적인 곳입니다.
정령계도 있고, 강한 정령과 계약한 정령사들이 TV에도 나오고 국가전력으로서 자랑스러운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죠.
정령을 연구하는 정령학자들도 있는 곳입니다.

이 세계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그런 정령을 연구하던 정령학자입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연구한 가설이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비난받다가 아버지는 자살하게 됩니다.
어린 주인공은 아버지와 함께 논문을 완성해갔었는데 아버지의 자살로 인해 충격을 받습니다.
이후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며 죽은 아버지의 연구를 완성시키기 위해 교단을 세우게 됩니다.


생각보다 흑막이 되는 빌드업이 탄탄하게 잘 짜여진 소설입니다.
이름만 흑막이고 사실은 그냥 선한 주인공의 착각계 소설도 아니고
주인공은 진짜 싸이코입니다.

일반인과는 감수성이 다른 싸이코패스이죠.
전생에 괜히 매드사이언티스트였던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논문에서 단 한가지 입증하지 못한 것이 원초 정령석에 대한 실험결과인데
원초 정령석은 세계에 단 7개 밖에 없으며 국가적인 보물로 다뤄지는 매우 귀한 것입니다.
그래서 일개 연구자인 아버지에게 실험 허가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이죠.

주인공은 교단을 세우고 힘을 기른 후 테러를 통해 원초 정령석을 노리는 흑막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은 덤이구요.

교단의 간부들도 모두 최상급 능력자로 그 중에는 악당으로 유명한 자도 있고, 전혀 알려지지 않은 자도 있습니다.
정부나 범죄조직들 사이에서도 교단에 대한 정체는 베일 속에 가려져있죠.


어느정도 세력을 기른 주인공이 이제 슬슬 교단을 세상에 드러내며 테러를 자행하는데
모든 원초 정령석의 소재가 알려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숨겨진 원초 정령석을 노리고 아카데미에 잠입하기도 합니다.
너무 테러 일색이면 스토리 전개가 무미건조해지기 때문에 아카데미물 느낌을 섞어주는 것이죠.

지금까지 읽어본 흑막물 중에서는 가장 흑막다운 주인공이었습니다.



4. 너와 같은 세계에서 (조아라, 노벨피아)
http://www.joara.com/finish/view/book_intro.html?book_code=1160239
https://novelpia.com/novel/18744

TS 게임 빙의물입니다.

다크소울을 떠올리게 하는 게임세계에 주인공의 동료 여자 NPC의 몸에 빙의하게 됩니다.
비공식 모드를 받아서 한번 메인메뉴까지만 들어갔다가 종료한 후
나중에 다시 한번 실행해서 이번에는 스타트를 눌렀더니 게임 속으로 빙의하고는 로그아웃이 불가능해집니다.

위에 소개한 천마신교 사무직 마법사가 되었다의 경우 로그아웃이 안되는데도 큰 걱정 없이 그냥 3년을 보낸 반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로그아웃이 안되는 것을 보고 생명유지기능이 없는 보급형 캡슐에서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합니다.

게임의 엔딩을 보면 메인메뉴로 나가지는데 거기서는 게임종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립니다.
시간에 쫓기면서 생존을 위한 타임어택을 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자신처럼 게임에 빙의한 다른 사람들도 만납니다.
모두들 각기 다른 NPC의 몸에 빙의한 상태이죠.

게임시스템처럼 적에게 맞아도 체력게이지가 있고 회복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실이 된 게임이라 그런지 고통이 그대로 느껴져서 캐릭터 스펙을 제대로 못 살리고 전투에서 고전합니다.

무료로 완결까지 연재되었습니다.
지금은 2부를 연재하고 있나보더군요.



5. 마조 양, 괴물이 머리를 삼키고 있어요 (조아라, 노벨피아)
http://www.joara.com/finish/view/book_intro.html?book_code=1434725
https://novelpia.com/novel/6403

TS 현대배경 SCP물입니다.

일반인이 SCP 세계로 빙의하는 내용입니다.
빙의하게 된 몸은 SCP 세계의 기관에서 관리자로 일하고 있던 여자인데 어느날 퇴근길에 하늘에서 빛이 내려왔고
그 빛을 맞은 관리자는 반대로 기관에서 격리하는 관리 대상이 됩니다.

죽어도 되살아나는 능력을 가진 관리 대상입니다.
기관에서는 그 능력을 활용해서 각종 위험한 관리 대상들을 상대로 1차 접촉을 시키는 용도로 사용하게 되죠.
원래 SCP 세계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죠.
그 중에는 관리 대상의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각종 실험을 하다가 죽는 말단 직원들이 많은데
주인공은 부활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빙의한 주인공은 마조입니다.
일명 매저키스트라고 불리는 SM에서 M성향인 것이죠.

고통 받는 것을 좋아하는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위험한 관리 대상에게 접촉하는 것을 강요받더라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좋아합니다.

육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좋아하는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아예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를 하게 되죠.
다른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주인공이 스스로를 희생하는척 연기하고
그런 자신을 괴롭히는 기관의 행태에 대해 오히려 쾌감을 느끼는 주인공입니다.


SCP가 배경인 소설은 꽤 있지만 그 중에서 SCP 향만 첨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기관에 격리당한채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각종 괴물들과 접촉하게 되는 소설은 흔치 않죠.

나중에는 육체적인 고통을 주거나 살해당하는 관리대상들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공격을 해오는 관리 대상과도 접촉하게 되는데
이 부분은 작가가 진짜 약빨고 쓴 것 같이 엄청난 필력을 보여줍니다.

또한 기관 내부에서 격리된 상태로만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는 외부에 따로 격리지역을 만들어두고 관리하고 있는 대상이 나오는 에피소드도 있고
아예 주인공이 일반인처럼 외출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에피소드들도 있습니다.


SCP가 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은 '나폴리탄 괴담'이나 '로보토미'를 검색하시면 좀 더 이해가 쉽습니다.


무료연재로 완결되었습니다.

이 작가가 이후에 쓴 신작이 소녀여 천사가 되어라인데 이것도 유명하더군요.
저도 일단 선작은 해둔 상태인데 나중에 읽어볼 생각입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중에서는 1번 다크 판타지 속 성기사, 3번 전생흑막, 5번 마조 양, 괴물이 머리를 삼키고 있어요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