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2019) 리뷰 (스포) - 최근의 디즈니스러운...

이번에 개봉한 알라딘을 보고 왔습니다.

정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기대를 너무 했는 걸까요.

여기저기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이 보여서 좀 아쉽습니다.

제목에다가도 적었듯이 최근의 디즈니는 페미니스트를 의식한 행보를 많이 보여줍니다.

스타워즈가 그랬고, 마블이 그랬죠. 그리고 이젠 디즈니 본진도 그런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밑에서 추가로 언급하겠습니다.

1. 지니.

원작의 지니는 '그 로빈 윌리암스'가 연기했던 케릭터죠.

윌 스미스가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특유의 케릭터성을 살리려고 하면서

현대적으로 또, 자기식대로 해석할려고 한 흔적이 보입니다.

CG부분은 뭐 그렇다 치고, 음악이 기존의 완전 아랍풍이 아니라

현대음악, 모더니즘, 힙합이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원작은 지니 혼자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이번에는 알라딘도 들어가서 같이 춤을 추는데, 이 춤이 완전 비보이 같습니다.

신선하면서도 어색합니다. 시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좀 더 잘 녹여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2. 순화, 혹은 PC의식.

이건 페미니즘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원작의 알라딘을 어떻게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은 생각보다 상당히

아랍문화권을 열등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음악 가사에 '아랍은 마음에 안드는 사람의 귀를 잘라버리는 곳'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아랍권에서 디즈니에 항의를 해서 바꾼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상영 때는 그대로 이 가사가 쓰이고,

비디오와 OST로 나온 CD판에는 가사가 바뀝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도 이 부분을 더욱 아랍친화적으로 바꿉니다.

또한, 원작에서는 자스민 공주가 시장에서 상인에게서 사과를 하나 가져다가 굶주린 아이에게 주고는

돈이 없어서(세상물정을 모르니까요) 잡히게 되는데, 이때 아랍권 문화의 처벌대로 손을 잘라버리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이번 영화에서는 가지고 있던 팔찌를 내놓는 것으로 바뀝니다. 잔인하다는 이유죠.(실제로 잔인하기도 하니까요)

이 과정에서 하나가 더 있는데요. 원작에서는 자스민 공주를 알라딘이 구해주는 부분에서 지적장애인으로 연기를 시켜 구하는데,

이부분이 빠집니다. 게다가 자파가 알라딘에게 접근할 때 곱추(척추장애인이랄까요)로 변장하는 부분도 없어집니다.

장애인을 의식한거죠.

저는 이 부분이 나쁘지많은 않습니다. 가족영화인데 너무 잔인하거나 특정 계층을 비하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을

변경하는 것은 굳이 PC까지 가지않더라도 괜찮은 전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3. 페미.

이겁니다.

원작의 자스민을 먼저 이야기 하겠습니다.

자스민은 공주이므로 국가법에 따라 '왕자'와 결혼해야 합니다. 이것을 싫어한 자스민은 가출을 합니다. 그리고 알라딘을 만납니다.

영화에서는 자신이 여자라는(공주라는) 이유로 술탄(왕위)이 되지못하는 것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고 있고, 알라딘을 만나게 되는 경위도

백성들의 삶을 알아보고자 몰래 나왔다가 알라딘을 만나게 됩니다. 웃긴건, 그렇게 백성들을 위해서 왕위에 나가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상물정 모르는 공주로 그려진다고 합니다. 원작에서는 사과를 굶주린 아이에게 주었지만 여기서는 빵을 주는데요.

똑같이 돈이 없습니다.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기본 개념이 없이 그려집니다.

절정을 달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원래 원작에서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마법양탄자를 타고 바깥세상을 구경하며 'a whole new world'를 부르는 장면이죠.

이때 둘이 사랑에 빠지니까요. 이부분이 영화에 초중반부에 나오는데, 이부분 이후에

후반부에 자파가 왕위를 차지하고 난뒤에 지하감옥에 갇히는 게 아니라 병사들을 설득하여 자파에게 반항하도록 설득을 하는데

이때 하는 말이 '침묵하지 않겠다'입니다. 노래도 'speechless'입니다. 뭔 뜻인지 아시겠죠?

나오미 스콧의 가창력이 폭발하는 멋진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자파는 영화에서 공주에게 몇번 '공주의 역할을 하라, 침묵하라' 라는 말을 합니다. 그에 대항하는 능동적인 케릭터를 보여주는데.

솔직히, 다 좋습니다. 다만 이 부분을 이렇게 작위적으로 인위적으로 중간에 튀게 그려야 했을까 하는 부분이 너무 거슬립니다.

까놓고 이야기를 하면, 자스민 공주가 알라딘과 결혼한다고 해서, 알라딘이 왕이 되고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것은 너무 말이 안됩니다.

왜냐면 그는 자스민 공주와 결혼해서 왕이 되기까지 그저 도둑이었으니까요.

영화에서 자스민 공주는 백성의 행복을 위해서 책을 열심히 읽고 공부를 하는 케릭터로 나옵니다.

이런 공주가 여왕(술탄=술타나)이 되는게 나라를 위해서, 백성을 위해서도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진짜 다만, 이부분을 더 매끄럽게 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원작보다 상영시간도 30분이 더 길어요.

지금 토마토 점수가 59로 썩토를 받았는데, 토마토 점수 특성상 점수가 내려가면 내려가지 잘 안올라가거든요?

영어로 이번 알라딘 영화를 검색하면 외국인들의 리뷰글에 페미니즘 단어가 심심찮게 보입니다.

이번 영화의 플롯,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변화 등을 신선하게 잘 만들어놓고 저 페미니즘을 너무 대놓고 그린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자스민 공주를 적극적이고 능독적인 케릭터로 그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원작의 자스민 공주부터가 그 시대에도 진취적인 여성으로

그려지거든요.

스스로 왕위에 나설려고 하는 부분도 납득이 안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에 필요한 배경설명도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니까요.

(아버지가 쇠약해져서 자파의 말만 따른다거나, 물론 마법에 영향을 받아서지만, 또 어머니가 백성을 아꼇다거나. 정해진 결혼을 해야한다거나)

그저 이 과정을 좀 더 영화에 잘 녹여낼 수 있었다는 겁니다.

원작보다 알라딘의 비중을 줄인 것도 괜찮습니다. 근데 그 줄인 비중에서도 마무리는 또 알라딘이 합니다.

결국 자스민은 왕위를 받기 위해서(백성을 위해서든 뭐든) 떼를 쓰다가 해결은 알라딘이 해주는 걸로 비춰집니다.

이러면 자스민이 뭐가 되나요.

4. 마무리

간만에 글이 길었습니다만.

영화내의 음악이나 춤 같은 부분이 조금 과하게 현대식으로 해석된 감이 없지않아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 '굳이' 앞에다 던져놓은 페미니즘만 아니면요.

돈주고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요.

다만 언제나 그렇듯 판단은 각자의 몫이니까요.

PS : 좀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