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Oasis, 2002)

별  ★★★☆

 이창동 감독의 작품들 중 네번째 관람이었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아하니 두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외하면 여섯편의 영화를 연출했네요. 20년이 넘는 영화인의 길을 걸으며 작품 사이의 텀이 3~4년에 가까울만큼, 다시 이창동을 스크린에서 만나려면 긴 세월이 걸립니다.  비록 그의 작품을 접한것은 작년부터였지만 재개봉한 <박하사탕>을 처음 관람하면서, 한국영화중 최고의 작품일것을 알았습니다.

 <오아시스>라는 작품은 사실 관람하기 불편한 영화입니다. 사회부적응자와 뇌성마비장애인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면서, 보는 사람에게 불편한 감정을 부르는 상황을 집요하게 그려내는 이야기입니다. 배우 설경구의 연기가 절정이었던 시기의 작품이라고들 하지요. 개인적으론 <박하사탕>을 더 좋아라하기에 그쪽에 한표를 던지고 싶네요. 설경구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뇌성마비를 앓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문소리의 힘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보는 제로서도 저러면 얼굴에 진짜 경련이 일지않을까 싶을정도의 혼신을 다한 연기를 하고있어요. 문소리 배우와 결혼한 장준환 감독이 생각나면서, '저런 연기를 하는 배우라면 사람의 됨됨이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 싶었습니다.

 류승완 감독을 배우로서는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성향이 별다른 캐릭터는 아니었고 비중이 크지도 않았지만 매력적이었습니다. 안내상 씨의 연기가 대단히 인상적이었네요.

 평론가의 글을 직접 본것은 아니지만 정성일 평론가의 말을 전해들은게 있었습니다. <오아시스>라는 작품은 관객이 작품을 관람하며 한가지 방향으로만 생각토록 관념에 찌든 영화라고 들었던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보면서 신경이 쓰일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그 말의 진위가 무엇인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영화를 보는 의의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분명한것은 허구의 상황으로 관객에게 이 정도의 간접경험을 선사하다는것은 대단한 기술이겠죠.

앞으로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관람할 기회가 별로 남지않았네요. 개봉할 작품도, 남은 작품도 많질 않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