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해석 (유스포)

아래 곡성에 대한 댓글에 적으려다 글이 길어서 이해를 돕고자 게시글로 옮깁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있는 영화이지만 저와 다른 시각을 많이 봐서 '그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저 나름 해석한 것입니다.

일광(황정민)의 이름- 일장기 상징/ 손목의 금장시계- 친일파의 부/ 훈도시- 결정적인 친일파 상징/ 장승에 박아대는 정 - 우리나라 명산들의 맥(정기)을 쇠말뚝으로 끊음

동행 중 무섭다며 도망가다 번개를 두 번 맞은 사람- 변절자로 하늘로부터 천벌 받음

경찰- 무능력한 정부/ 경찰서 유리 문밖의 벌거숭이 여자- 위안부/ 군복- 빼앗긴 자주권

술집 작부- 그 당시 기생도 독립운동에 참여하였으나 기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명단에서 빠졌다 함

천우희(수호령) 하얀 소복- 백의민족/ 돌판매질-항의/ 가톨릭- 영화 시작 시 나오는  누가복음24장의  주체가 말미에 가서 오히려 악마의 대사로 바뀜( 변질되고 타락한 현재의 종교 )

야마하 경찰 오토바이, (삼성)미놀타 카메라- 전범기업과 결탁한 한국사의 단면 

암시적 요소가 너무 많아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딸아이가 쌍욕을 퍼부으며 "무엇이 중헌디"는 나홍진 감독이 이 영화에서 하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역사의식 부재 혹은 망각해 버린 사람들에게 쌍욕을 날리는 것! 그 울분이 제목 곡성의 의미도 연결되고요.

맥거핀으로 보는 분도 있으나 '아무리 영화라지만 이성적으로 어린아이 입에 험한 욕을 연기하게 할 필요가 있었겠습니까?'-이 질문이 해석의 시작이었고 위 내용을 씌우고 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자세한 해석이야 견해차가 있겠지만, 애매한 부분에 일본만행과 정황들 그에 대한 나감독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대입하면 웬만한 의문은 풀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역대 감독 중 TOP이라 생각하는 감독이고 감히 말하자면 다른 감독들과 급이 다릅니다. 

기생충보다 더 세계적으로 특히 일본에서도 빅히트를 쳐서 뒤늦게 숨은 내용이 퍼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입니다. 나감독의 전작들도 재밌게 봤지만, 곡성은 그 정점이고 향후 이런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추가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정치와 종교는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성향이 드러났으니 시원하게 까겠습니다. 밑에 있는 댓글 내용에 이어지는 해석들이라 흐름상 끊기고 반복되는 글들이 많지만, 주체를 밝히지 않으면  객체를 설명할 수 없기에 게시글에 추가하겠습니다. 

박춘배를 박정희로 보는 이유는 우리의 역사 속에서 군복과 박씨 성이라면 누구나 같은 인물을 떠올릴 것이고, 박춘배의 살인사건 현장에서 액자 사진을 보여주며 "지 마누라까지 죽인 겨?(육영수여사 저격사건)"라는 말을 경찰들이 하죠. 이 세 가지를 근거로 박통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군복은 나라의 국권과 주권을 상징하며 박정희의 독재 시기에 주권이 강탈되고 이에 항의(천우희의 돌판매질)하나 독재에 억압되듯이 다시 말해 천우희가 군복(주권)을 잠시 입고 있으나 결국 잃게 되는 우리 근대사 속 주권의 강탈 관계를 오브제로 대체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실내화, 머리핀, 작부의 가디건 역시 일본에 침탈당한 역사를 연역적 관계로 풀어낸 것이며  천우희의 정체 또한  수호령의 형태로서 그 안쪽의 근간에는 일본강점기부터 살아온 시대적 한(하얀소복,백의민족)을 품고 있는 이 땅의 선인적 존재로 보고 있습니다. 곽도원과의 첫 대화 중 "할매가 그러는디 그놈이 나쁜 놈..."이라는 "할매"의 말을 근거로 말하고 있지만, 강점기를 살아온 할머니들에게 자주 듣던 레퍼토리로 본인이 보아 온 것들을 빗대어 말한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돌판매질을 종교 쪽으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으나 저는 이 장면이 위 내용과 연결하여 주권을 위한 항거를 묘사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후 외부인에 의해 살아난 박춘배(좀비)가 군복을 다시 입고 있는 것은 시기상 박통 사망 이후 현재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좀비 같은 박통의 잔재들로 해석합니다.

곡성을 난해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역사의식,종교,정치의 민감한 사안들이 워낙 날카로워서 감추려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