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캐릭터의 감성을 팔기위해 만들어진 영화로 보입니다. 주인공 안티고네는 멍청하고 영화의 시스템은 허술합니다. 주인공의 가족은 난민인데 해외로 추방당할 오빠를 구하기위해 잔꾀를 한번 부리고는, 캐릭터의 헌신적인 영성을 자랑하기에 바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가치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캐릭터들이 종종 있습니다. <매드맥스>의 맥스, <어둠속의 댄서>의 셀마 등이 있을것 같습니다. 특히 셀마와 비슷한 캐릭터라고 생각되는데 이 영화는 그저 감성팔이로밖엔 안보이네요. 안티고네의 죽은 부모는 회상씬으로도 등장하지 않고 사진이나 말로만 전달됩니다. 그저 캐릭터의 연민을 불러일으키기위한 의미없는 장치에 불과해요. 캐릭터가 자발적으로 행동하는것은 오빠를 구하기위해 변장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영화 초반이 그렇게 지나 그뒤론 '심장이 시켜서' 그랬다느니 말장난만 늘어놓습니다. 할머니가 구치소 바깥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억울한 안티고네를 찬양하기위하여 sns에 탄원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보여집니다. 안티고네의 남자친구는 방황하고, 구치소에서 안티고네에게 동화된 동료들은 안티고네의 상징인 빨간색으로 머리를 염색합니다. 캐릭터에게 연민을 부여하기위한 수동적 장치들만 즐비하고 더이상 갈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그리지 못합니다. 심지어 안티고네는 명석한 머리를 지니고있죠.
애초에 캐릭터의 인류애적이고 헌신적인 영성을 처음부터 관객에게 충분히 심어주지도 못했습니다. <어둠속의 댄서> 셀마 역시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셀마는 눈이 점점 멀어가는데 어린 아들또한 그렇습니다. 공장에서 일을하여 자신은 그대로 눈머는 대신 아들을 수술시키려 돈을 법니다. 그런데 집주인의 계략에 넘어가 살인 누명을 쓰게되고 교수형에 당할 처지에 놓입니다. 그리고 아들의 수술비를 통해 자신이 변호사를 선임할수 있음에도 죄를 뒤집어 쓰는것을 선택합니다. 셀마라는 캐릭터는 능동적이기보다 세상을 긍정하지 않으면 곧바로 죽어버릴것 같은 캐릭터입니다. 영화의 불안정한 카메라 연출도 그렇고, 무엇보다 우울증에 찌든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네임벨류라는 클리셰또한 녹아있기에 그정도로 설득되어집니다. 그마저도 답답하다, 이해가지않는다는 관객들이 더러있습니다.
그에반해 안티고네의 내면은 껍데기뿐입니다. 우중충한 음악으로 캐릭터의 비극적인 상황만 억지로 고조시키기 바빠요.
<알쓸신잡3>에서 그리스신화인 안티고네의 이야기가 등장한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희곡과 신화를 소재로 뽑아낸 현대의 스토리라는 점에선 흥미로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론 '드라마적 서사의 설득력'이 완성되지 않으면 아무리 금치장을해도 좋게 봐줄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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